[IB토마토]신세계건설, 빌리브 미수금 2000억 대손…지방 PF 부실 현실화
대구·부산 미분양 여파…공사미수금 대거 손실 반영
대손 1600억·기타 400억 등 잠재부실 실손실 전환
단기 충격 불가피…'빌리브' 보수 운영 전환
2026-04-28 06:00:00 2026-04-28 06:00:00
이 기사는 2026년 04월 24일 17:18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김소윤 기자] 신세계건설이 대구·부산 빌리브 주택사업에서 쌓인 공사미수금을 중심으로 약 2000억원 규모의 대손충당금을 한꺼번에 반영했다. 지방 시행사의 자금난으로 회수되지 못한 채권을 일괄 손실 처리한 것으로, PF(프로젝트 파이낸싱) 경색 속 잠재 부실이 실제 손실로 전이된 결과다. 당분간 단기 실적 부담은 불가피하겠지만, 그동안 장부에 누적돼 있던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털어내며 불확실성을 일정 부분 해소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빌리브 명지 듀클래스 (사진=신세계건설)
 
지방 시행사 자금난 직격탄대손으로 털어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세계건설의 지난해 말 기준 영업활동현금흐름은 -3804억원으로 전년(-4418억원)보다는 적자 폭은 줄었지만 여전히 대규모 유출 상태를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손상각비(1631억원)와 기타 대손성 비용(397억원)이 반영되며 손실이 확정됐는데, 이는 지방 사업장에서 공사대금을 회수하지 못한 채 채권으로 쌓이다가, 이번에 대손으로 전환된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흐름은 지방의 개별 사업장에서 수치로 확인된다. 대구 칠성동 주상복합의 경우 공사미수금이 약 310억원에 대손충당금이 182억원 반영됐고, 부산 명지지구 아파텔은 2개 블록에서 공사미수금이 각각 960억원, 663억원으로 총 1620억원 이상 쌓인 가운데 대손도 344억원, 302억원 등 600억원대가 설정됐다. 고성 봉포리 생활숙박시설 역시 공사미수금 539억원 중 308억원을 대손으로 반영했으며, 울산 신정동 주상복합도 미수금 335억원에 대해 65억원 수준의 대손을 인식했다. 이들 주요 사업장만 합쳐도 대손 규모는 약 1200억원에 달한다.
 
대구·부산 등 5개 핵심 지방 사업장에서만 약 1200억원 규모의 대손이 확인되는 가운데, 전체 대손 약 2000억원 중 남은 800억원 안팎은 수도권을 포함한 기타 완공 현장과 일부 미착공·진행 중 사업장, 일반 매출채권에 대해 보수적으로 설정된 손실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사업 구조를 보면 공통적으로 분양 의존도가 높은 지방 주거·숙박형 개발사업이며, 울산 신정동을 제외하면 시행 주체는 PFV(프로젝트 투자금융회사)나 복수 SPC(특수목적법인) 형태가 대부분이다. 이들 법인은 자체 자본이 제한적인 대신 분양대금 유입으로 공사비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분양이 지연되거나 미분양이 누적될 경우 곧바로 자금 흐름이 막히는 특징을 보인다. 실제로 최근 지방 분양시장 침체로 시행사들의 현금 유입이 둔화되면서 공사대금 지급이 지연됐고, 이 과정에서 신세계건설의 매출채권과 미수금이 누적된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지방 시행사의 상환 여력이 약화되면서 회수 가능성이 낮아진 채권을 보수적으로 재평가한 결과로 보고 있다. 즉, 공사 완료 이후에도 분양수익으로 공사비를 상환하지 못하는 일이 현실화되면서, 그동안 장부에 남아 있던 미수채권이 이번에 대손으로 전환됐다는 해석이다. 
 
신세계건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지방 발주처인 시행사의 자금 사정 악화로 공사대금이 제때 지급되지 못하면서 미수금이 누적됐고, 이번에 이를 보수적으로 반영해 대손으로 일괄 충당했다"고 밝혔다.
 
 
'빌리브' 보수 기조내부 물량으로 선회
 
신세계건설의 이전에 특히 지방 사업장 중에서는 대구가 대표적인 부담 요인으로 지목돼 왔다. 대구 달서구 본동3 '빌리브 라디체'를 비롯해 수성4가 '빌리브 헤리티지', 감삼동 '빌리브 스카이', 중구 삼덕동 '빌리브 프리미어' 등 주요 빌리브 주거사업은 PFV로 추진됐지만, 분양률이 20~60% 수준에 머무르며 미분양이 장기화된 사례로 꼽힌다. 일부 사업장은 공매 유찰이나 PF 디폴트 우려로까지 이어지며 지방 주택시장 침체를 상징하는 사례로 언급돼 왔다.
 
이처럼 대구를 포함한 지방 사업장은 이미 분양 부진과 자금 회수 지연이 누적된 상태였던 만큼, 이번 대손 반영 역시 이러한 흐름의 연장선상에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세계건설은 주택 브랜드 '빌리브'에 한동안 보수적인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다. 실제 빌리브는 약 3년 전부터 신규 수주를 사실상 최소화해 온 것으로 전해지며, 완전 중단이라기보다는 고위험 외부 주택사업을 선별적으로 가져가는 방향으로 전략이 전환된 모습이다. 한때 매출의 절반에 육박했던 빌리브 비중은 최근 낮아지는 등 사업 포트폴리오도 빠르게 재편되는 흐름이다. 현재 회사는 스타필드·트레이더스 등 그룹 계열 개발과 물류센터·상업시설 등 안정적인 내부 그룹사 물량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실제 매출을 보면 스타필드 청라에서 약 2151억원으로 전체의 20%가량을 차지했고, 신세계(004170)로부터도 1248억원(11.5%)의 매출이 발생했다. 
 
김현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2026~2027년에는 동서울터미널 개발사업과 화성 테마파크 등 조 단위 계열 프로젝트가 본격 착공되면서 사업 안정성이 점진적으로 회복될 것"이라며 "계열 지원을 바탕으로 외형 성장과 수익성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라고 분석했다.
 
최근 신세계건설이 대규모 대손을 한 번에 반영하며 그동안 장부에 누적돼 있던 지방 사업장 리스크를 상당 부분 드러내고 정리한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시각도 있다. 단기 실적 충격은 불가피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재무 불확실성을 줄이고 사업 구조를 안정화하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신세계건설은 지난해 매출 1조 876억원으로 전년(9549억원) 대비 소폭 증가했지만, 수익성은 크게 악화됐다. 무엇보다 판매비와관리비가 2240억원으로 급증하면서 영업손실은 1983억원으로 확대됐다. 전년(-1340억원) 대비 적자 폭이 더 커진 모습이다. 당기순손실도 2965억원으로 전년(-1771억원)보다 크게 늘었다. 금융비용 증가와 함께 대손상각비 등 일회성 비용이 반영되며 손실 규모를 키운 영향이다.
 
다만 이번 대손 반영에도 불구하고 우려는 여전히 남는다. 완공 현장에서만 공사미수금이 여전히 상당 부분 남아 있기 때문인데, 특히 대손의 진원지인 지방 주거 사업장의 분양률이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어 추가 손실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신세계건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향후 추가 대손 가능성에 대해 "경영 환경에 따라 변동 가능성이 큰 만큼 향후 실적이나 추가 대손충당금 발생 여부를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소윤 기자 syoon13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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