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오후 여의도 민주당사 앞 골목에서 전국재건축정비섭조합연대 소속 조합장과 조합원들이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폐지를 주장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이수정 기자)
[뉴스토마토 이수정 기자] "살고 싶은 지역에 주택을 공급할 수 있는 방법은 재건축밖에 없다. 그런데 재건축을 하려고 보니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재초환)가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재초환 제도를 적용하면 지방에서도 수억원씩 부담금을 내야 하는 실정입니다. 재건축이 진행되지 않으면 현 정부의 주택 135만가구 공급 정책 역시 실효성이 없습니다." (박경룡 전국 재건축정비사업조합연대 간사)
전국재건축정비사업조합연대(전재연)는 29일 오후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 앞에서 재초환을 즉각 폐지해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날 현장에 참석한 전국 재건축 조합장과 조합원 300여명은 재초환이 도심 내 신규 주택 공급을 가로막는 주범이라며, 민주당을 향해 재초환 제도 폐지를 촉구했습니다.
참석자들은 '미실현이익 재초환법이 왠 말이냐', '재건축부담금 폭탄 제거하라', '재초환법 즉각 폐지하라', '재초환법 아웃(OUT), 신규 주택공급의 핵심은 재건축이다'라는 피켓을 들고 집회를 이어갔습니다. 이날 전재연은 더불어민주당 민원실에 '재초환법 폐지를 촉구하는 사유서'와 회원 조합원 6500여명의 서명부를 전달하고 여당의 결단을 요구했습니다.
재초환법은 사업 기간 오른 집값에서 평균 집값 상승분과 공사비 등을 뺀 이익이 8000만원을 넘은 경우 초과분의 최대 50%를 세금으로 환수하는 제도입니다. 2006년 처음 도입됐으나 시장 침체를 이유로 두 차례 유예됐다가 2018년 부활했고, 2024년 3월 면제 기준 확대·장기보유 감면 등을 담은 개정안이 시행됐습니다. 다만 개정 법 시행 이후 실제 부담금이 부과된 단지는 아직 없습니다.
현재 서울에서 재초환 부담금 부과가 예상되는 단지는 37곳으로, 조합원 1인당 평균 부담금은 1억3898만원에 달한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부담금 규모가 가장 큰 곳은 서초구 반포래미안트리니원(구 반포 3주구)으로 총 부담금은 5621억원, 조합원 1인당 평균 7억원 이상으로 추산됩니다.
전재연이 재초환법을 반대하는 첫 번째 이유는 공급 위축입니다. 서울은 신규 주택 공급의 상당 부분이 재건축을 포함한 정비사업에 의존하고 있는데, 재초환이 본격 시행되면 정비사업 추진이 위축돼 공급 확대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겁니다.
전재연에 따르면 재건축사업이 정상화하면 서울과 수도권에서 재건축으로 최소 37만~최대 61만가구, 전국 기준으로는 최대 131만가구 추가 공급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재초환으로 다수 사업장이 추진을 포기하거나 장기간 정체 상태에 놓이면 공급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설명입니다.
미실현 이익에 대한 이중과세 논란도 이유입니다. 조합원이 재건축으로 얻는 이익은 집을 팔기 전까지는 미실현 이익인데, 여기에 부담금을 매기는 게 맞냐는 겁니다. 특히 조합원들은 기부채납과 교통·소방 분담금을 별도로 납부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에 일각에서는 30~40년 이상 거주한 원주민들이 부담금을 감당하지 못해 주택을 처분하는 사례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전재연은 "공사비 증가로 조합원 추가 분담금이 이미 늘어난 상황에서 재초환 부담금까지 내야 한다면 재건축사업이 올스톱 될 수밖에 없다"며 "국회와 정부에 부담금 폐지 건의를 지속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정부와 지자체가 부담금을 제대로 산정하거나 부과하지 못하고 있는 점을 바탕으로 제도가 행정적으로도 사실상 작동하지 않는 상태라는 점도 꼬집었습니다. 류완희·이미희 전재연 공동대표는 "국회가 재초환법 폐지안과 관련 청원의 심사 기간을 2028년 5월까지 연장한 것은 국민 고통을 방치하는 결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수정 기자 lsj5986@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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