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2·5부제 위반 왜 많나 했더니…주차관리요원도 "몰랐다"
민간 특성상 강제 보단 자율 시행
벌금 등 페널티 있지만 '유명무실'
2026-04-29 06:00:00 2026-04-29 06:37:42
 
[뉴스토마토 이지유·이재희·배희 기자] "차량 2·5부제를 시행하는지 몰랐어요. 별도로 전달받은 내용이 없습니다."
 
한 시중은행 본점 주차장 입차를 관리하는 주차관리요원은 28일 오전 기자의 질문에 이 같이 말했습니다. 시중은행들이 에너지 절감을 위해 도입한 차량 2·5부제가 현장에서는 제대로 시행되지 않고 있는데요. 실제로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소재 신한은행 본점의 지하 주차장으로 차량들이 줄지어 들어섰지만, 운행 제한 준수 여부를 확인하거나 제지하는 모습은 찾아보기 어려웠습니다. 안내 표지판은 설치돼 있었지만 차량은 별다른 확인 없이 차단기를 통과해 지하로 내려갔습니다.
 
28일 오전 서울 한 시중은행 본점 지하주차장 입구에서 차량 2·5부제 위반 차량이 별다른 제지 없이 진입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공지로 시행 사실은 알고 있지만 출근 시간에는 바빠서 일일이 번호판을 확인하기 어렵다"며 "단속이 없다 보니 자연스럽게 느슨해지는 분위기"라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직원은 "강제 규정이 아니라 권고 수준이라 상황에 따라 차량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습니다.
 
시중은행의 경우 공공기관이 아닌 민간 금융사로, 차량 2·5부제 역시 강제력이 없어 사실상 개인의 선택에 맡겨질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특히 은행 본점과 지점은 직원뿐 아니라 고객, 외부 방문객이 수시로 드나들고 일부 건물에는 어린이집 등 부대시설이 함께 운영되는데요. 차량 이용 주체가 혼재된 상황에서 특정 기준을 일괄 적용하는 데 현실적인 어려움이 따른다는 토로도 나옵니다. 출근 시간처럼 차량이 몰리는 상황에서는 번호판 끝자리를 일일이 확인하는 것 자체가 물리적으로 쉽지 않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28일 오전 서울 중구 한 시중은행 본점 지하주차장에 차량 5부제 위반 차량이 주차돼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일부 금융사들이 차량 운행 제한을 위반한 직원에 벌금 등 패널티를 부과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이를 감수하고 차량을 이용하는 사례도 적지 않습니다. 제재 수준이 이용 불편보다 낮다면 제도 준수를 유도하기 어렵고, 반대로 강제성을 높이기에는 민간기업이라는 한계가 존재해 결국 지켜도 이익이 없다는 게 금융권 관계자들의 설명입니다. 무엇보다 안 지켜도 큰 불이익이 없는 구조가 고착되면서 참여 동기가 약화되는 분위기입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현재 방식은 사실상 선택적 참여에 가까운 구조인데 참여했을 때 얻는 보상이나 위반 시 체감할 수 있는 불이익이 없다면 제도가 현장에서 작동하기는 어렵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차량 통제는 경비나 관리 인력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지만 인력 부족이나 제도 인지 미흡으로 인해 실질적인 단속이 이뤄지지 않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는데요. 자동화된 확인 시스템 없이 인력 중심으로 운영될 경우 제도 이행률을 일정 수준 이상 끌어올리기 어렵다는 지적입니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재 구조에서는 제도를 도입하는 것과 실제 작동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며 "출입 단계에서 자동으로 걸러지는 시스템을 구축하거나 참여에 대한 보상과 위반에 대한 불이익을 명확히 해야 실효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지유 기자 emailgpt12@etomato.com
이재희 기자 nowhee@etomato.com
배희 기자 SheisH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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