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영혜 기자] 단순 중개무역에서 벗어나 에너지·광물·전력 인프라·식량 자산까지 직접 틀어쥔 K종합상사들이 글로벌 공급망 최상단으로 올라서며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고유가와 지정학 리스크를 오히려 사업 기회로 바꾼 이들은 자원 개발, 인프라 투자 확대를 앞세워 ‘트레이딩 기업’에서 ‘자산 기반 공급망 플레이어’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습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의 호주 자회사인 세넥스에너지 아틀라스 가스전 가스 처리시설. (사진=포스코인터내셔널)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올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32.3% 급증한 3575억원에 달했습니다. 지난 2023년 포스코에너지와 합병 이후 분기 기준 최대 실적입니다. 미얀마와 호주의 가스전 생산 기반으로 고유가 수혜를 누린 데다, 인도네시아 팜농장을 1조3000억원에 인수하고 정제공장까지 준공해 알짜 수익원인 팜유 시장을 적극 공략한 결과입니다.
신홍주 신영증권 연구원은 “미얀마 가스전, 호주 세넥스 등 비(非)중동 에너지 자산을 보유하고 있어 전쟁으로 높아진 에너지 가격 수혜가 예상되며 하반기에는 북미 가스 업스트림 자산 계약 완료로 외형 성장도 기대된다”며 “글로벌 무역 갈등을 기회 삼아 북미·동남아 업체와 오프테이크(OffTake) 계약 체결을 통해 희토류 공급망을 확보하는 등 소재 부문도 크게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인도네시아 하상 수력 발전소. (사진=LX인터내셔널)
LX인터내셔널은 올 1분기 영업이익 1089억원을 거두며 직전 분기 대비 무려 96.2% 급증한 실적을 냈습니다. 중동 전쟁 장기화로 아시아 주요국의 석탄화력발전 비중이 다시 높아지고 발전용 유연탄 가격이 상승하자, 인도네시아 GAM 광산과 중국 신전 광산 지분을 일찌감치 확보해 둔 전략이 생산과 트레이딩 양쪽에서 폭발적인 이익으로 돌아온 것입니다.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정식 취임한 ‘자원 전문가’ 구혁서 신임 대표이사 체제를 맞이한 LX인터내셔널은 단순 유통을 넘어 자산을 직접 확보하고 운영하는 ‘자산 기반 사업자’로 진화 중입니다. 니켈·보크사이트·구리 등 전략 광물 신규 투자를 복합적으로 검토하고 있으며, 인공지능(AI)발 전력 수요 급증을 겨냥해 에너지 인프라와 전력 솔루션 기기 등으로 트레이딩 포트폴리오를 고도화할 예정입니다. 더불어 지난 2022년 인수한 포승그린파워의 바이오매스 발전과 인도네시아 하상(Hasang) 수력발전 기반 탄소 배출권 사업 등을 통해 신재생에너지를 미래 성장의 핵심축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입니다.
현대코퍼레이션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가동해 공급망 단절 위기에 처한 제조업체에 새로운 길을 터주는 ‘대체 공급망’ 제안 등 ‘솔루션형 무역’을 앞세워 1분기 최대 영업실적을 썼습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4.9% 증가한 461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률은 2.2%로 전분기 대비 4%포인트 개선됐습니다.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은 현대코퍼레이션은 단순 무역을 넘어 자동차 핵심 부품사 인수(M&A) 등을 단행하며 밸류체인(가치사슬)의 핵심 제조·공급자로 직접 진입하는 등 공급망 내재화와 확장에 역대 최대 규모의 투자를 집행할 계획입니다. 유재선 하나증권 연구원은 올해 현대코퍼레이션의 연간 영업이익을 “1644억원 수준”으로 전망했습니다.
삼성물산 상사부문은 올해 1분기 영업이익 109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73% 증가했습니다. 미국과 호주 등 리스크가 적은 국가에서 재생에너지 및 배터리 저장장치(ESS) 개발권을 선제적으로 확보해 매각하는 ‘수익형 인프라 모델’을 안착시킨 것이 호실적을 이끌었습니다.
윤영혜 기자 yy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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