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AI 추론 칩 병목 극심"…삼전·하닉에 기회
"학습 우회한 中, 진짜 위기는 추론"…K-반도체엔 유리
中 스케일 아웃 전략에 메모리 싹쓸이…글로벌 재고 소진
2026-06-24 14:50:55 2026-06-24 15:09:31
[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제재가 중국 AI 기업들의 '학습(Training)'이 아닌 '추론(Inference)' 단계에서 치명적인 병목현상을 유발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응해 중국 정부가 약 380조원(2조위안)을 투입해 국가 주도 공급망을 구축하려 하자, 국내 반도체 대장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구조적 반사이익을 누릴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됩니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 제재의 진짜 급소는 학습이 아닌 추론 칩에 있습니다. 한 자본시장 전문가는 "학습 단계는 해외시장이나 우회 경로를 통해 어떻게든 해결할 수 있지만, 실제 서비스 운영 단계인 추론은 무조건 중국 현지 칩을 써야 하므로 여기서 진짜 심각한 병목현상이 발생하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그는 이어 “AI 에이전트 활용 확대로 추론 컴퓨팅 수요가 폭증하면서 중국 선도기업들은 여전히 1~2조 파라미터(미국 5~10조 파라미터 대비) 훈련에 머물러 있다”며 “작년에는 학습 대비 추론 컴퓨팅 비율이 10:1이었으나, 에이전트 활용 확대로 올해는 1:1, 내년에는 1:10까지 역전될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파라미터는 인공지능 모델이 수많은 데이터를 학습하며 내부적으로 조정하고 형성하는 연결 고리를 뜻합니다. 미국의 최첨단 반도체 수출 제재로 인해 중국 기업들이 5조~10조 이상의 다음 세대 초거대 AI 모델을 개발하고 학습시키는 데 극심한 컴퓨팅 파워(인프라) 한계를 겪고 있다는 점을 짚은 것입니다.
 
 
 
이런 병목을 해결하기 위해 중국 정부는 향후 5년간 전국적인 AI 데이터센터 및 컴퓨팅 네트워크 구축에 약 2조 위안의 막대한 재정을 쏟아부을 계획입니다. 주요 데이터센터 운영 등 인프라 부문은 차이나모바일, 차이나텔레콤 등 국영 통신사가 도맡아 관리합니다. 하드웨어 부문에서는 미국의 규제를 피하고자 AI 칩 등 핵심 기술을 화웨이 등 자국 기업 제품으로 채우도록 의무화하는 초강수를 뒀습니다. 시장에서는 딥시크(DeepSeek)와 지푸(Zhipu) 등이 대규모 국책 프로젝트의 핵심 AI 모델 공급자로 지정될 것이란 소문도 나돌고 있습니다.
 
문제는 자국산 화웨이 칩의 성능 한계라는 치명적 약점이 존재한다는 점입니다. 중국은 이 성능 격차를 메우기 위해 칩과 서버의 절대적인 물량을 늘리는 '스케일 아웃(Scale-out)' 전략으로 인프라 물량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서버 대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여기에 필수로 탑재되는 서버용 D램과 낸드플래시의 수요 역시 폭증하고 있습니다.
 
중국 AI 인프라에 투입될 막대한 양의 서버용 D램과 낸드플래시 수요는 글로벌 범용 메모리 시장의 누적 재고 소진을 대폭 앞당길 변수로 지목됩니다. 이는 전반적인 메모리 단가 상승을 유도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메모리 사업 실적에 크게 기여할 전망입니다. 아울러 독자 공급망 형성 과정에서 일부 한국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들도 중국의 사재기 수요에 따른 반사이익을 입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글로벌 범용 메모리 시장은 이미 급격한 공급 경색 조짐을 보입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메이저 D램 제조사들이 AI용 HBM 생산에 총력을 기울이면서 범용 D램 공급이 급감하자, 기업들이 물량 확보를 위해 메모리 사양을 일부러 낮추는 연쇄 파급까지 벌어지고 있다”며 구형 레거시 제품들의 고정거래가격 상승세를 예고했습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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