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고양시, '7조 유치' 홍보하더니 실투자는 '0원'…시민고충위 '시정권고'도 뭉개
민선 8기 이동환 시정 투자협약 206건…구속력 없는 'MOU·LOI'
데이터센터 유치 희망 기업엔 '도로 개설' 요구…1년째 발 묶여
시청, '도로 개설' 요구 철회하라는 시민고충위 권고는 '패싱 중'
2026-06-26 06:00:00 2026-06-26 06:00:00
[뉴스토마토 김현철 기자] 고양시가 민선 8기 동안 '7조원 투자 유치'를 대대적으로 홍보해 왔지만, 실제 집행된 투자는 사실상 '0원'에 그친 걸로 확인됐습니다. 투자 협약 206건 대부분이 법적 구속력이 없는 양해각서(MOU)와 투자의향서(LOI)에 그친 탓입니다. 더구나 고양시는 '일자리 도시', '기업이 머무는 도시'를 내세웠지만, 정작 일부 기업엔 사업과 무관한 규제 장벽을 세웠고 이에 대한 시민고충처리위원회의 권고까지 뭉갠 걸로 드러났습니다.
 
이동환 고양시장이 지난 2024년 4월25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서울-고양 기후동행카드 사업참여 업무협약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실투자로 이어지지 않은 투자협약…숫자만 화려한 '껍데기 행정'
 
26일 <뉴스토마토> 취재를 종합하면, 고양시는 민선 8기 이동환 시장 임기 동안 투자 협약 206건, 약 7조1000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 협약을 맺었다고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206건은 양해각서(MOU) 74건, 투자의향서(LOI) 132건 등입니다. 지난해 11월 시의회에선 실제 집행된 투자금이 사실상 '0원'이라는 충격적 성적표까지 드러났습니다.
 
MOU와 LOI는 법적 구속력이 없는 의향서에 불과해, 실제 투자로 연결되지 않으면 행정적 의미가 없습니다. 심지어 협약 중엔 상주 직원이 몇명에 불과한 소규모 법인과 '조 단위'로 투자 협약을 맺은 황당한 사례까지 파악됐습니다. 이동환 시장은 임기 내내 기업 유치를 명분으로 수십 차례 해외 출장에 나섰지만, 협약 상당수는 실제 계약으로 이어지지 못한 채 '숫자만 화려한 껍데기 행정'에 그쳤던 셈입니다.
  
고양시가 유치 성과로 내세운 사례를 두고도 평가가 갈립니다. '유치 1호'로 홍보한 한 건설·부동산 상장사는 자사가 시행했다가 미분양으로 어려움을 겪던 지식산업센터로 본사를 이전한 경우였습니다. 물론 이런 현상을 고양시만의 문제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어느 지방자치단체든 MOU가 실제 투자로 이어지는 비율은 높지 않습니다. MOU 등은 말 그대로 시장의 잠재 수요를 확인하는 차원이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민선 8기 고양시가 데이터센터 유치를 놓고 보인 태도는 일자리 도시를 표방하고 7조원대 투자 유치를 강조했던 모습과는 결이 다르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데이터센터와 무관한 '4차로 도로' 규제…'국토부 지침'도 위반해
 
고양시는 그간 데이터센터의 특성상 '상주 인력이 적다'는 장점을 들어 해당 시설 유치에 적극적이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고양시 일산동구 문봉동에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건설을 계획한 기업에 대해선 정반대였습니다. 고양시는 데이터센터가 들어설 부지 바깥에 4차선 도로를 만들라는 조건을 내민 겁니다.
 
하지만 이는 데이터센터 사업과는 무관한 데다 추가로 부지를 더 매입해야 하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도로 착공에 따른 교통 혼잡 등을 우려한 주민들의 반대도 컸습니다. 도로 개설이라는 선결 조건이 붙으면서 해당 기업은 지난해 7월 데이터센터 건축허가를 받고도 1년째 첫 삽을 뜨지 못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고양시의 이런 요구는 국토교통부의 '개발행위허가 운영지침'과도 배치됩니다. 국토부 지침 2장 6절에 따르면, 지자체는 사업과 무관한 기반시설 설치를 인·허가 조건으로 요구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결국 해당 기업은 고양시 시민고충처리위원회에 문제를 제기했고, 시민고충위는 지난 3월 '데이터센터 부지 인근에 도로를 개설하라는 요구는 사업과 직접 관련 없는 과도한 부담에 해당할 수 있으니 이를 변경하거나 철회하라'고 시청에 권고했습니다. 
 
"권고 나오면 규제 푼다"더니…시민고충위 요구는 '3개월째 패싱'
 
그러나 고양시는 아직 이를 수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앞서 시청 측은 시민고충처리위나 국민권익위원회로부터 권고가 나오면 도로 개설 조건을 풀겠다고 사업자 측에 이야기했습니다. 막상 고충위로부터 철회를 권고가 있었지만, 석 달째 이를 거부하는 상황인 겁니다. 급기야 이 기업은 권익위에까지 고충 민원을 제기했습니다. 결과는 이르면 이달 중 나올 전망입니다.
 
고양시의 이런 행정은 이번이 처음도 아닙니다. 데이터센터 착공을 놓고 갈등을 빚는 기업이 고양시에 두기로 했던 다른 회사는 관련 협약이 9회 지방선거를 앞두고 취소되면서 끝내 서울로 발길을 돌렸습니다. 앞서 또 다른 대형 건설사가 일산서구 덕이동에 추진한 데이터센터도 착공 신고는 반려됐다가, 경기도 행정심판에서 '시청의 처분이 위법하다'는 판단을 받아냈습니다.
 
이동환 시장은 이달 말 임기를 마칩니다. 7월1일자로 민선 9기에서 당선된 민경선 시장이 취임합니다. 민선 9기 인수위원회는 인·허가 규제 혁신을 주요 과제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한편, 고양시의 유명무실한 투자 실적 홍보와 데이터센터 착공 갈등에 관해 시청 측은 "난개발을 막고 특혜를 주는 것 아니냐는 지적 등을 고려해 기업에 엄격한 조건을 부여한 것"이라며 "법적 절차에 따라 진행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김현철 기자 scoop_press@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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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능한 인물이 치적홍보에만 매몰되는 사례, 고양시만 있겠습니까? 주요 지자체 투자실적 조사 기사 부탁합니다.

2026-06-26 06:16 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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