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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6월 26일 18:31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은행권이 기업승계 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다. 창업 1세대의 고령화와 후계자 부재가 맞물리면서 승계는 더 이상 가족 간 상속·증여에 머무는 문제가 아니게 됐다. 정부도 인수·합병(M&A)을 통한 승계 제도화에 나서고 있고, 은행권은 기존 기업금융 고객 기반을 바탕으로 회계법인·로펌과 손잡은 종합 자문 플랫폼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IB토마토>는 은행권 승계 비즈니스가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는지, 또 실제 수익 모델로 자리 잡기 위해 넘어야 할 과제는 무엇인지 짚어본다.(편집자주)
[IB토마토 이성은 기자] 은행권이 기업승계 서비스를 차세대 먹거리로 낙점했다. 과거 상속·증여 세무 상담 중심에서 벗어나 지분 이전, 기업가치평가, M&A, 인수금융, 신탁까지 묶은 실행형 플랫폼으로 확장하는 모습이다. 다만 실제 수익화까지는 시간이 필요하고, 매도자와 매수자 사이의 이해상충 관리도 과제로 남는다.
(사진=각 사)
시장 확대에 고도화 속도전
26일 KB경영연구소의 2025 한국부자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금융자산을 10억원 이상을 보유한 개인은 47만6000명으로, 전년 말 대비 1만4900명 증가했다. 총금융자산은 3066조원으로 같은 기간 8.5% 증가했다. 은행권의 자산관리(WM)서비스 대상이 확대되고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 가능하다. 고액 자산가가 많아지고 관련 자산이 불어날수록 은행 WM센터의 운용자산(AUM)도 늘어나기 때문이다. 관리하는 자산과 고객이 많을수록 수익성으로 이어진다.
통상적으로 프리미엄 WM서비스 기준은 금융사 별로 상이하나, 통상적으로 최소 금융자산 10억원 이상 고객을 대상으로 한다. WM센터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도 상이하다. 상속과 가업 승계를 최우선으로 선정하고, 미술 자산 등 미래형 자산을 관리하는 등 특장점을 살린다.
정책 환경도 은행권의 기업승계 서비스 확대를 자극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중소기업 경영자 고령화와 후계자 부재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M&A 방식의 기업승계 활성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는 기업승계 M&A 활성화를 위한 컨설팅 지원사업도 공고했다. 친족 승계 중심이던 가업승계 논의가 제3자 매각, M&A, 전문경영인 체제 전환 등으로 넓어졌다.
이에 따라 시중은행의 서비스 고도화에도 속도가 붙었다. 우리은행의 경우 기업승계지원센터를 설립하고 신한은행은 회계법인 협업을 통해 신한 프리미어 사업부 내 PIB팀을 중심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국민은행도 KB와이즈 가업승계 컨설팅을 고도화했다. 이미 내부 네트워킹이 촘촘하게 짜인 만큼 역량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하나은행도 마찬가지다. 하나은행은 유언대용신탁 등 상속, 승계에서 강점을 보인다. 지난 2010년 유언대용신탁을 출시한 데 이어 유산정리 서비스를 금융권 최초로 제공하는 등 전문 역량을 심화하고 있다. 가업승계와 관련된 중장기 로드맵부터 M&A, ESG 경영 컨설팅까지 종합적으로 설계하는 것이 특징이다.
은행권, 실행 단계서 '차별화'
은행권이 기업승계 시장에서 차별화를 노리는 지점은 자문 이후의 실행 단계다. 규제 산업으로서의 장점을 살리는 것이다. 은행은 대표적인 규제산업이다. 국가 경제 핵심으로, 부실이 일어날 경우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외부성이 큰 만큼 건전성, 업무 등의 분야에서 은행법 등을 통해 규제받고 있다.
법무법인과 회계법인이 직접적으로 실행하지 못하는 부분에 대한 니즈도 충족 가능하다. 법률자문과 회계 자문을 제공하고 있으나, 은행에서만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가 확고하기 때문이다. 회계법인과 법무법인이 자문을 통해 구조를 짠다면 실행 단계에서는 은행이 연계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연계 서비스를 통해 금융상품과 대출, 신탁 등을 직접 제공할 수 있으며, M&A과정에서의 인수금융 제공, 패밀리오피스 연계 영업 등도 가능하다. 특히 이미 내부에서 전문 위원을 채용해 조직을 꾸리고 있기도 하다.
은행 패밀리오피스에서 전문위원을 채용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회계사나 변호사 등을 채용해 자산관리 관련 건을 내부에서 처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고액자산가와 법인 고객에 대한 상담, 자산관리 세미나를 진행하고, 가계와 기업 전반을 아우르는 자문을 제공한다. 특히 기업의 경우 기업가치평가와 기업 매각, M&A 자문까지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하나은행이 대표적이다. 하나은행은 공인회계사 등 전문 인력을 통해 고객의 상황을 분석하고 외부 조직과의 협업을 통해 인수합병 자문까지 직접 연계하고 있다. 출구 전략을 세우는 역할까지 수행하고 있는 셈이다.
이제까지의 은행권 기업승계 서비스가 세제 혜택 안내나 자산관리 연계에 집중돼 있었다면, 플랫폼으로서 승계 시장에서 보조역할이 아닌 중심에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우리은행의 경우 업무협약을 맺은 기업 수에서 성과를 보이고 있다. 기업승계지원센터 출범 이후 한 달 사이 업무협력 기업은 두 배가 넘는 증가율을 보이기도 했다.
다만 한계점도 있다. 미래 먹거리로 낙점했으나 수익이 나기까지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승계 의사결정은 장기간에 걸쳐 이뤄지고, 오너 일가와 후계자, 임직원, 매수자 등 이해관계자가 복잡하기 때문이다.
이해 상충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 매도자와 매수자를 동시에 컨설팅하는 과정을 같은 조직 내에서 제공할 경우가 해당한다. 은행권이 내부 전문가와 외부 네트워크를 모두 활용하는 이유다. 승계 플랫폼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자문, 여신심사, 상품판매 사이의 내부통제 체계를 명확히 해야 한다.
은행권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은행의 특성을 살려 플랫폼화된다면 고객 편의성 등 장점이 확실할 것으로 보인다"라면서도 "다만 수요적인 측면에서 수익화까지의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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