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과몰입, 청소년 정신건강 악화·자해·자살 유발한다”
(토마토건강)청소년 AI 이용 급증 불구 연구·대책은 부재
2026-07-02 15:59:22 2026-07-02 16:08:00
[뉴스토마토 김양균 기자] 인공지능(AI) 과몰입이 청소년 자해·자살 등 정신건강의 문제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지만 아직 국내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관련 대책은 부재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뉴스토마토>는 십대 정신건강 리포트 연속 보도를 통해 자해·자살의 벼랑 끝에 서 있는 미래세대의 정신건강 실태와 원인, 해법을 찾고 있습니다. 각종 문헌과 인공지능이 청소년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하면 ‘취약성의 증폭(vulnerability amplification)’으로 정리됩니다. 쉽게 말해 기존 정신건강의 문제를 AI가 더 키울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정신과 진료에서 생성형 AI의 실무 기반 신호 매핑: 한국 정신과 의사들의 경험, 해석 및 구현 우선순위에 대한 질적 연구’(Mapping Practice-Based Signals of Generative AI in Psychiatric Care: Qualitative Study of Korean Psychiatrists’ Experiences, Interpretations, and Implementation Priorities, Kim M 외, 2026)에서는 “AI가 현실 검증이 손상 손상·강박적 안심 추구·심한 정동 조절 곤란·자살 의도 같은 조건에서는 오히려 불안정을 유발한다”고 설명합니다. 
 
인공지능(AI) 과몰입이 청소년 자해·자살 등 정신건강의 문제를 증폭시키지만, 청소년 대상 연구와 대책은 부재한 실정으로 나타났다. (사진=김양균 기자, AI 생성 이미지)
 
또 ‘소셜 챗봇이 외로움과 사회불안 완화에 갖는 치료적 잠재력: 준실험적 혼합연구방법 연구’(Therapeutic Potential of Social Chatbots in Alleviating Loneliness and Social Anxiety: Quasi-Experimental Mixed Methods Study)를 보면, 정신건강에 도움을 준다는 ‘이루다 2.0’에서 △연인처럼 과하게 대하는 ‘플러팅’(10명) 원치 않는 잦은 연락(13명) 등이 발견됐습니다. 논문은 “사회불안이 높은 사용자에게는 강박적 사용이 위험 요인일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국내 청소년들은 성인과 비교해 AI를 과이용하고 있습니다. 여성가족부·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의 2024 청소년 매체 이용·유해환경 실태조사에 따르면, 10대 챗봇 이용률은 2023년 13.5%에서 2024년 49.9%로, 2025~2026년 조사에서는 68~94%대로 급상승했습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의 2025 언론 수용자 조사에서도 최근 1주 AI 이용률은 고교생 82.3%, 중학생 69.8%, 초등학생 51.2% 순으로, 20대(50.7%)·30대(39.5%)보다 높게 나타났습니다. 초록우산의 올해 조사에서는 14세 이상 3300명 중 94.4%가 챗봇을 사용했고 19.3%가 거의 매일 이용했으며, 41%는 챗봇의 답변을 실제 행동으로 옮긴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습니다. 자해·폭력 등 위험한 주제로 대화를 시도한 사례도 확인됐습니다. ‘AI 정신증’ 문제가 대두된 시점이 2023년부터임을 고려하면 국내 청소년의 AI 과이용 시점과 활용 실태는 우려스럽습니다. 
 
해외는 ‘AI 정신증’ 대책 마련…전문가 “청소년 위한 가이드라인 있어야” 
 
AI와 정신건강 문제가 공론화된 것은 지난 2023년입니다. 덴마크 정신과 의사 쇠렌 디네센 외스터가드는 AI 챗봇과의 대화가 지나치게 현실적이어서 생기는 인지부조화가 정신적인 문제가 있는 이들에게 망상을 촉발할 수 있다는, 이른바 ‘AI 정신증(AI psychosis)’ 가설을 내놨습니다. 이후 가설의 실제 사례가 보고되기 시작해 휴먼라인프로젝트는 300여건의 관련 사례가 있다고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10대 챗봇 이용률은 2023년 13.5%에서 2024년 49.9%로, 2025~2026년 조사에서는 68~94%대로 급상승했다. (사진=김양균 기자)
 
미국심리학회(APA)는 지난해 6월 ‘AI와 청소년 웰빙’을 통해 청소년용 AI는 성인용과 달라야 하고, 청소년기의 민감성과 미성숙한 충동 조절을 악용하지 않기 위해 연령적정 데이터 학습·보호적 기본 설정·연령 맞춤 안전장치가 필요하다고 권고합니다. 뉴욕은 지난해 5월 AI에 대한 안전장치를 요구하는 법을 제정했습니다. 캘리포니아에서도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자살·자해·성적 콘텐츠 방지 프로토콜 등을 도입했습니다. 일리노이에서는 무면허 AI 치료 서비스에 벌칙을 부과하고 있습니다. 중국도 챗봇의 자살 조장 콘텐츠 금지와 자살 언급 시 인간 개입 의무화를 담은 규정을 제안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국내에서 청소년을 대상으로 AI의 정신건강 영향을 분석한 연구나 정부의 청소년 AI 정책은 부재한 실정입니다.
 
남윤영 국립정신건강센터장은 AI를 비롯해 디지털이 청소년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기존 정신건강의 어려움이 있는 이들이 더 쉽게 몰입하는 경향을 보인다”며 “본인 심리 안정 및 불편감 해소를 위해 마치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게임을 하듯 더 빠져들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이러한 행동과 보상은 일종의 중독과 비슷한 체계를 갖기 때문에 지도와 감독이 요구된다”며 “청소년은 자아가 성숙해지는 과정이기 때문에 도움과 가이드라인이 없다면 과몰입에서 빠져나오기 어려워 중독을 넘어선 리스크가 우려된다”고 조언했습니다. 
 
김양균 기자 kyu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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