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외국산 전기차 업체들이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국내 시장을 파고드는 가운데, 현대자동차그룹이 충전 편의성을 앞세운 차별화로 안방 사수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충전 케이블만 연결하면 별도의 인증이나 결제 과정 없이 충전이 시작되는 ‘플러그 앤 차지(PnC)’ 서비스를 확대해 전기차 이용 경험을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입니다.
국내 민간 급속 충전 사업자 채비 충전소에서 현대차 아이오닉5 차량이 플러그 앤 차지(PnC)로 충전 중인 모습. (사진=채비)
현대차그룹은 지난 6일 서울 용산구 럭키컨퍼런스에서 기후에너지환경부, 한국환경공단과 PnC 인증체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PnC 인증 기술 및 권한을 무상 이관하기로 했다고 7일 밝혔습니다. 현대차그룹이 2021년부터 자체 운영해온 인증 체계를 정부 표준으로 전환해 더 많은 완성차 업체와 충전사업자가 활용하도록 함으로써 국내 전기차 충전 생태계 전반의 편의성과 호환성을 높이겠다는 취지입니다.
PnC는 국제표준 기반의 충전 기술입니다. 운전자가 충전 케이블만 차량에 연결하면 차량과 충전기가 암호화된 통신을 통해 회원 인증과 충전, 결제까지 자동으로 처리합니다. 기존처럼 회원카드를 태그하거나 신용카드를 결제기에 접촉할 필요가 없습니다. 충전 절차를 간소화하는 동시에 암호화 통신을 적용해 보안성도 높은 것으로 평가받습니다.
이번 MOU로
현대차(005380)·
기아(000270)·제네시스를 비롯해 해당 기술을 적용한 국산·수입 전기차와 여러 충전 사업자가 동일한 표준의 PnC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게 될 전망입니다. 업계에선 현대차그룹이 인증 기술을 개방한 배경으로 전기차 시장 경쟁이 차량 가격에서 충전 경험과 소프트웨어 경쟁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협력은 미국·중국 등 외산 전기차 업체들의 국내 공세가 거세지는 시점에 나왔다는 점에서도 주목됩니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 상반기(1~6월) 전기차는 전년 대비 112.6% 증가한 19만8969대가 팔리며, 전체 자동차 판매량의 23.3%를 차지했습니다. 하이브리드카는 소폭(0.6%) 감소한 22만7019대가 팔렸으며, 비중은 26.6%입니다. 전체 신차 중 친환경차 비율은 49.9%로 사상 최고치로 뛰어올랐습니다.
수입차 판매는 테슬라와 비야디(BYD)가 견인했습니다. 테슬라는 전년 동기 대비 192.1% 증가한 5만6147대로 수입차 브랜드 1위에 올랐고, BYD도 773.2% 늘어난 1만1675대를 판매하며 4위를 기록했습니다. 중국 지리자동차그룹의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 지커도 ‘지커 7X’ 사전예약이 한 달 만에 1000대를 넘어서며 국내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이에 현대차그룹은 가격 경쟁 대신 충전 편의성과 소프트웨어 경쟁력으로 차별화에 나선다는 전략입니다. 자체 개발한 PnC 인증 기술을 정부 표준으로 개방해 충전 인프라의 호환성을 높이고, 전기차 이용 경험을 개선해 소비자 선택을 끌어내겠다는 구상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시장이 초기 보급 단계를 지나면서 소비자들은 차량 가격뿐 아니라 충전 편의성과 서비스 품질까지 함께 고려하고 있다”며 “PnC 확산은 전기차 이용 경험을 개선하는 동시에 국내 완성차 업계의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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