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영업 재개 앞두고 정상화 '산 넘어 산'
긴급운영자금 2천억원 확보, 다음달 초 67개 점포 재가동 추진
공익채권 1조999억원·인력 이탈·M&A까지…회생 시험대 올라
2026-07-28 16:39:59 2026-07-28 16:45:37
[뉴스토마토 이혜지 기자] 운영자금 고갈로 전국 점포의 문을 닫았던 홈플러스가 메리츠금융그룹의 2000억원 규모 긴급운영자금(DIP)을 확보하면서 다음달 초 영업 재개를 추진합니다. 법원의 회생절차 연장으로 회생의 마지막 기회를 얻었지만, 공익채권 상환과 협력업체 신뢰 회복, 인력 이탈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어 경영 정상화까지는 갈 길이 멀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긴급자금 수혈로 영업 재개…다음달 초 67개 점포 문 연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메리츠금융그룹의 DIP 대출금이 이달 31일부터 다음달 3일 사이 집행되면 자금 유입 후 7일 이내 영업을 재개할 계획입니다. 이에 따라 이르면 다음달 7~10일 임시 휴업 중인 67개 핵심 점포가 순차적으로 다시 문을 열 것으로 전망됩니다.
 
영업정지 중인 서울 시내 홈플러스 매장. (사진=뉴시스)
 
홈플러스는 지난 13일 운영자금 부족으로 전국 점포 영업을 중단했습니다. 이후 지난 20일 서울회생법원이 2000억원 규모 DIP 확보를 근거로 회생절차 폐지 결정을 취소하면서 회생계획안 제출 기한을 오는 9월4일까지 연장했습니다. 확보한 자금은 우선 협력업체에 상품 대금을 지급해 납품이 재개되도록 하고, 이후 밀린 임금과 퇴직금 지급 등에 활용될 예정입니다.
 
영업 재개를 위해 홈플러스는 매장 운영 방식도 대폭 바꿉니다. 기존 1300평 안팎이던 매장을 600~1000평 규모로 축소하고, 신선식품과 자체브랜드(PB), 회전율이 높은 생필품 중심으로 상품을 구성한다는 계획입니다. 회사는 미국 PB 전문 슈퍼마켓인 '트레이더 조'와 유사한 모델이라고 설명했지만, 업계에서는 운영자금 부족에 따른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분석이 우세합니다.
 
문제는 2000억원만으로는 경영 정상화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홈플러스가 갚아야 할 공익채권은 올해 5월 말 기준 1조999억원에 달합니다. 확보한 자금 상당 부분이 밀린 대금과 각종 채무 변제에 사용될 경우 실제 영업 정상화에 투입할 수 있는 재원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노조는 영업 재개 이후에도 정상적인 운영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종성 홈플러스 일반노조 위원장은 "DIP 자금은 우선 상품 공급 정상화에 투입되고 이후 미지급 임금과 퇴직금 지급 등에 사용될 예정"이라며 "실제 영업 효과는 상품이 얼마나 확보되는지 지켜봐야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공익채권·인력난·M&A까지…갈길 먼 정상화
 
영업 재개 이후 인력 운영도 변수입니다. 점포 운영을 중단한 이후 본사 직원을 중심으로 이탈이 이어졌고, 매장별로도 퇴직자가 발생하면서 인력 공백이 생겼기 때문입니다. 퇴직자들에게 지급해야 할 임금과 퇴직금도 밀린 상태여서 인력 안정화 역시 시급한 과제로 꼽힙니다.
 
영업정지 중인 서울 시내 홈플러스 매장. (사진=연합뉴스)
 
이 위원장은 "전체 점포 폐점 직전 4일간 50% 할인 행사를 진행한 뒤 갑작스럽게 영업이 중단되면서 매장별로 퇴직자가 발생했다"며 "퇴직자에게 지급해야 할 금액도 6월 말부터 밀려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현재는 현금을 지급해야 협력업체들이 물건을 공급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상품이 어느 정도 확보되느냐에 따라 매장별 인력 배치도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관건은 한 달 남짓한 영업 성과입니다. 홈플러스의 회생계획안 가결 시한은 오는 9월4일로, 그때까지 정상적인 영업을 통해 현금창출 능력을 입증해야 채권단과 법원을 설득할 수 있습니다. 결국 다음달 영업 성적표가 회생 여부를 가를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다만 단기적인 영업 재개만으로는 근본적인 정상화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공익채권 규모가 여전히 1조원을 웃도는 데다 협력업체와 소비자 신뢰도 크게 훼손된 만큼 운영 정상화와 함께 사업 구조 개편, 새로운 투자자 확보가 병행돼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종우 남서울대 유통마케팅학과 교수는 "트레이더 조 방식을 표방한 축소 영업 전략은 취지는 좋지만 현재 홈플러스의 상황과는 맞지 않는다"며 "영업 재개만으로는 정상화를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사업 구조 개선과 매각을 함께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67개 점포를 모두 유지하려 하기보다 경쟁력이 있는 자산은 부분 매각하는 등 구조조정을 병행하고, 새로운 인수자를 확보하는 것이 현실적인 해법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업계에서도 이번 영업 재개는 회생의 출발점일 뿐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2000억원 규모 DIP 확보로 급한 불은 껐지만, 협력업체와의 거래 정상화와 소비자 신뢰 회복, 안정적인 현금창출 구조 마련, 인수·합병(M&A) 성사 등 넘어야 할 과제가 여전히 산적해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다음달 영업 성과와 이후 투자자 확보 여부가 홈플러스의 생존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가 될 전망입니다.
 
이혜지 기자 zizi@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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