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난에도 '해외 연수' 추진하는 인천시의회…경기·부산은 중단
인천시의회, 출범 한달 만에 일본·모로코·호주·프랑스 출장 추진
시민사회 "인천시 재정난을 걱정한다면 '민생 해결'에 집중해야"
2026-08-05 10:17:49 2026-08-05 14:36:26
[뉴스토마토 최태용 기자] 제10대 인천시의회가 출범 한 달 만에 해외 연수를 추진하고 나섰습니다. 인천시가 심각한 재정 위기로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음에도, 매번 '외유성' 논란을 빚어온 국외 출장을 강행하려 한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경기도와 부산 등 타 시·도의회가 지방자치단체 재정난 극복을 위해 해외 연수를 전면 중단하고 예산을 반납하는 것과 대비되는 행보입니다.
 
지난달 1일 인천시의회에서 제10대 인천시의회 개원 기념식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인천시의회)
 
5일 인천시의회에 따르면, 현재 운영위원회를 제외한 6개 상임위원회에서 해외 연수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교육위원회·행정안전위원회·문화복지위원회는 일본, 도시건설위원회는 모로코, 산업경제위원회는 호주, 환경교통위원회는 프랑스 방문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각 상임위는 연수 계획과 세부 일정, 예산안을 세운 뒤 '공무국외출장 심사위원회'의 심사를 받아야 합니다. 심사위원회는 교육·법조·언론·시민사회 관계자 등으로 구성되지만, 실상 대부분 '보고서 제출'을 조건으로 가결하는 요식 행위에 그친다는 지적이 적지 않습니다. 올해 인천시의회 공무국외출장 예산은 총 2억원으로, 시의원 1인당 연간 450만원의 출장비가 책정돼 있습니다.
 
문제는 현재 인천시의 재정 상태가 심각한 재정 위기 상황에 놓였다는 점입니다. 인천시는 예산 부족을 이유로 지역화폐인 인천이(e)음 캐시백 지급을 중단했을 정도입니다. 박찬대 시장의 1호 공약이었던 '민생 회복 100일 프로젝트' 역시 멈췄습니다. 
 
민선 9기 인천시정부는 올해 하반기에만 부족한 예산이 4585억원에 달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전임 유정복 시정 시절의 방만한 예산 운용 탓에 당장 공무원 인건비조차 지급하기 어렵다는 설명입니다. 박 시장은 비상경영 체제를 선포하고 외부 전문가들과 함께 재정예산개혁 태스크포스(TF)를 가동 중입니다.
 
지자체의 재정 위기는 단지 인천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경기도 등 다른 광역자치단체 역시 재정난이 심각합니다. 이에 다른 지역의 시·도의회는 해외 연수 예산을 전액 반납하며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습니다.
 
경기도의회는 올해 해외 연수 중단을 추진하며 예산 6억4700만원을 전액 반납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습니다. 인천과 마찬가지로 재정난이 원인입니다. 부산시의회는 이미 올해 해외 연수를 취소하고 예산 1억5000만원을 모두 반환하기로 했습니다. 충북도의회는 외국 대신 국내의 다른 도시를 찾는 연수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인천지역 시민사회에선 민선 9기 출범 직후 해외 연수를 서두르는 인천시의회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습니다.
 
이광호 인천평화복지연대 사무처장은 "출범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인천시의회가 서둘러 외국을 나가게 된다면 부실 외유성 연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며 "민주당이 절대다수인 인천시의회가 진심으로 민생과 인천시 재정난을 걱정한다면 최소한 올해 해외 연수는 반납하고 민생과 재정난 해결에 집중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10대 인천시의회는 전체 45명 가운데 민주당이 38명, 국민의힘이 7명으로 구성됐습니다.
 
논란이 벌어지자 시의회 주요 관계자들은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습니다. 박종혁(민주·부평6) 인천시의회 의장은 "상임위 차원에서 해외 연수 여부를 논의 중인 걸로 안다. 아직 결정된 건 없다"면서도 "의원들이 현명한 판단을 할 걸로 기대한다. 결과를 지켜봐달라"고 말했습니다.
 
조성환(민주·계양1) 환경교통위원장은 "상임위 의원들을 대상으로 해외 연수에 대한 의견을 묻고 있다"며 "이 결정에 따라 올해는 해외 연수를 가지 않을 수도 있다"고 했습니다.
 
문세종(민주·계양4) 산업경제위원장도 "해외 연수는 아직 결정되지 않은 사안이다. 조만간 해외 연수 관련한 논의를 가질 예정"이라며 "인천e음 캐시백 중단 등 복합적 상황과 시민 눈높이를 고려해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최태용 기자 rooster8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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