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안정훈 기자] 중국 창신메모리(CXMT)가 설비투자를 대폭 확대하는 가운데 대만 메모리반도체 기업 난야테크놀로지까지 생산라인 확대에 나섰습니다. 인공지능(AI) 수요 급증으로 메모리 공급 부족이 이어지고, 적기 납품 능력이 경쟁력으로 부상하면서 기업들이 생산능력(CAPA) 확대 경쟁에 뛰어든 것입니다.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 등 국내 기업들도 역대급 규모의 증설을 예고하면서 한·중·대만 삼국 간 투자 경쟁도 치열해지는 양상입니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항공사진. (사진=삼성전자)
난야는 차세대 메모리 제조와 생산라인 확충을 위한 투자를 본격화했습니다. 7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 등에 따르면 난야는 올해부터 2029년까지 총 3466억대만달러(약 15조원)를 투자해 10나노급 1b·1c·1d·1e 공정을 순차적으로 도입하고, 팹 5A의 웨이퍼 생산능력을 2029년 월 3만5900장, 시장 수요에 따라 최대 4만5000장까지 확대할 계획입니다.
이처럼 D램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면서, 후발주자들의 추격도 가팔라지고 있습니다. 중국 CXMT는 최근 기업공개(IPO)를 통해 666억위안(약 14조원)을 조달하고, 이를 생산라인 고도화와 기술력 강화에 투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구체적으로 베이징 동부 이좡 지역에 D램 공장을 추가로 짓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추진 중인 공장들이 모두 가동될 경우 총 생산량은 현재 월 20만~30만장에서 60만장까지 늘어날 것으로 분석됩니다.
다만 업계는 생산량과 매출 등 주요 지표에서 아직 국내 기업들이 압도적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D램 웨이퍼 기준 월 생산량은 약 65만~70만장, SK하이닉스는 55만장으로 세계 최대 수준입니다. 매출 기준 점유율도 양사가 선두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2분기 글로벌 D램 점유율(매출 기준)은 삼성전자가 39%, SK하이닉스가 26%로 각각 1·2위를 차지했습니다.
양사는 생산라인 확대에도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현재 삼성전자는 2029년 가동을 목표로 평택 P5 팹1·팹2 착공 절차에 들어갔습니다. 두 팹의 생산능력은 각각 월 30만장 수준으로, 예정대로 완공되면 총 생산량은 130만장을 넘기게 됩니다. SK하이닉스 역시 청주 M15X에 제조 장비를 조기 반입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월 7만5000~8만장의 생산능력을 추가로 확보할 계획입니다.
SK하이닉스. (사진=뉴시스)
나아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까지 예정대로 완공되면 양사의 D램 생산능력은 더욱 커질 전망입니다. SK하이닉스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총 600조원을 투자해 4개 팹을 건설합니다. 이 가운데 1기 팹은 2030년 가동을 목표로 구축 중이며, 예정대로 가동되면 월 100만장의 D램 생산 체제를 갖출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삼성전자 역시 후속 팹 건설이 본격화하면 유사한 상승폭을 보일 것으로 분석됩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생산능력 확대가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부가 메모리에 집중되면서 범용 D램 공급이 상대적으로 부족해진 시장 환경과 무관하지 않다고 보고 있습니다. 실제 주요 고객사인 애플은 CXMT와 모바일 D램 공급을 놓고 가격 협상을 벌인 바 있으며, 델과 HP 등 글로벌 PC 제조사들도 일부 노트북에 CXMT D램을 탑재했습니다.
업계에서는 안정적인 공급 능력 확보가 핵심 경쟁력으로 떠오른 만큼 생산라인 확대를 통한 고객 우려 불식에 나설 예정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메모리 슈퍼사이클이 2028년까지라는 전망도 ‘최소치’고, 실제로 공급 부족은 여전한 상황”이라며 “고객들이 불안하지 않게 공급 양산성을 갖추는 게 여전히 중요한 평가 요인이다. 향후 몇 년은 공급 부족이 이어질 것이고, 차세대 공정이 나올 때 대응하기 위해서도 생산라인 확대는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안정훈 기자 ajh760631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