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 20대는 정말 불쌍해요. 그냥 보기만 해도 안타까워요. 그런데 더 안타까운 사람은 20대 자녀를 둔 부모예요."
최근 술자리에서 지인이 말 한마디는 뼛속 깊이 와닿았다. 특히 "20대 자녀를 둔 부모가 더 안타까워 보인다"라는 표현에선 더 깊이 공감했다. 갈수록 악화하는 청년 취업을 빗댄 작금의 현실이 이 같은 표현까지 낳았다는 사실에 씁쓸했다.
청년 고용지표는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국가데이터처가 최근 발표한 7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청년층(15~29세) 고용률은 44.2%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6%포인트 하락했다. 7월 전체 취업자 수가 10만명 넘게 늘었으나, 청년 일자리는 19만여개가 사라졌다. 실제 청년 취업자 수는 19만1000명 줄면서 45개월 연속 감소했다.
청년 실업률은 더욱 가혹하다. 7월 청년 실업률은 1.3%포인트 급등한 6.8%를 기록했다. 2021년 1월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청년 실업자, 취업 준비생, '쉬었음' 인구를 합치면 101만2000명이다. 청년 8명 중 1명꼴로 노동시장에 진입조차 못 했다는 게 현실이다.
반면 60세 이상 취업자는 23만1000명 늘며 세대 간 고용 양극화가 선명해졌다. 노후 소득이 부족한 고령층은 은퇴 이후에도 노동시장을 떠나지 못하고, 경력이 부족한 청년층은 문턱조차 넘지 못하면서 세대 간 고용 양극화는 더욱 벌어졌다.
반도체 수출 덕분에 올해 3%대 성장이 예상되면서 경제에 온기가 도는 데도, 유독 고용시장은 살얼음판이다. 성장과 고용의 괴리가 심각하면서 전문가들의 시선도 우려가 크다. 사실상 '고용 없는 성장'이 고착화하는 모양새다.
청년 취업난은 구조적으로 해결이 쉽지만은 않다. 반도체 등 소수의 대기업을 제외하면 대다수 업종에서 기업의 채용 여력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에 일자리 미스매치도 여전하다. 설상가상으로 이제는 인공지능(AI) 확산으로 신규 일자리 확대에 한계가 있는 현실까지 맞닿아 있다. 2030 청년들을 비롯해 그 자녀들 둔 부모마저 안타까워 보이는 이유다.
청년 고용 문제를 해결할 방안은 결국 민간기업의 청년 채용을 유인할 방안밖에 없다. 정부의 직업훈련·공공 일자리 대책은 대부분 임시방편에 그치기에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 때문에 정부의 대책도 민간기업이 스스로 움직이게끔 만드는 데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특히 기업의 인재상이 청년과 맞닿을 수 있도록 기업을 향한 각종 규제와 부담을 축소하는 데 주목해야 한다.
당초 지난 11일 발표 예정이었던 청년 일자리 회복 방안이 돌연 연기된 데에는 이 같은 고민을 더욱 담기기 위한 과정이라고 믿고 싶다. 청년을 국정 최우선 순위로 놓겠다던 이재명정부의 일자리 대책이 알맹이가 꽉 찬 내용으로 채워지길 기대해 본다. 미래 성장 동력의 근본은 '인재'에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박진아 정책팀장 toyou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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