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SK바이오팜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해 기존 뇌전증 치료제 이외 신약 개발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AI 신약 개발업체 인실리코 메디슨과 협업하는가 하면, 젠슨 황 엔비디아 CEO의 방한 때 인연을 맺는 등 외부 협력도 모색하는 중입니다.
지난 3월 말 기준 SK바이오팜의 'AI/디지털전환(DT) 센터' 인원은 13명입니다. 세부적으로는 △박사 4명 △석사 6명 △학사 3명입니다. 전체 인원은 지난해 9월 말 4명(박사 3명, 석사 1명)보다 3배 넘게 늘어났습니다. 회사 관계자는 "현재는 13명보다 더 늘어난 상태"라면서 "몇 명까지 늘릴지 정해두지 않고 앞으로도 필요한 만큼 증원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올해 6월22일에는 인실리코와 공동연구개발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총 계약 규모는 3조9487억8750만원입니다. 지난해 연결 매출액의 559%를 인실리코에 지불하는 겁니다. 이 중에서 초기 계약금은 69억750만원, 조건부로 지급하는 마일스톤 기술료는 3조9418억8000만원입니다.
인실리코 메디슨 로고. (그래픽=SK바이오팜)
두 회사는 중추신경계(CNS) 신경면역 영역에서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하고 전임상 단계까지 협업합니다. SK바이오팜은 그동안 CNS 중에서도 뇌전증에서 강점을 지녔는데, 진출 분야를 확장하려는 겁니다.
SK바이오팜은 이번 공동 연구 결과를 자체 AI R&D 역량 내재화에도 활용합니다. 회사는 도출된 신약 후보물질의 물질소유권 및 전 세계 독점적 개발·상업화 권리를 보유합니다. 연구 과정에서 발생하는 분자 설계 데이터, AI 예측값과 실험 결과를 대조한 검증 데이터, 화합물 구조-활성 관계(SAR) 학습 데이터도 가져갑니다.
묵현상 전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장은 "SK바이오팜은 뇌전증 말고 다른 데이터는 미진할 것"이라며 "신약 개발에 있어 다른 회사와의 협업이 필수"라고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SK바이오팜은 엔비디아와 협업 가능성이 열려 있습니다. 지난 6월 젠슨 황 CEO의 방한 당시 인연이 대표적입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장녀인 최윤정 SK바이오팜 전략본부장은 아버지와 젠슨 황 CEO의 장녀 매디슨 황 수석이사와의 자리에 동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이동훈 SK바이오팜 대표는 올해 6월23일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바이오 USA)' 행사에서 그래픽 처리 장치(GPU) 활용과 관련해 엔비디아와의 협력 가능성을 열어두는 취지로 발언한 바 있습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6월7일 서울 강남구 깐부치킨 삼성점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치맥 회동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인실리코 역시 엔비디아와 연관성이 있습니다. 인실리코는 엔비디아의 AI 헬스케어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의 핵심 회원사입니다. 또 자체 AI 신약 개발 플랫폼에 엔비디아의 딥러닝 가속기인 '텐서 코어 GPU'를 사용한 적도 있습니다. 2015년에는 엔비디아의 'AI 수퍼컴퓨터'인 DGX 시스템의 전신격 장비를 초기에 도입했습니다.
SK바이오팜 관계자는 "AI 관련 협업을 위해 여러 업체를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협업에 GPU뿐 아니라 신약 개발 플랫폼 등도 포함되느냐'라는 질의에는 "AI와 관련해 전체적으로 다 열어두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조헌제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 연구개발진흥본부장은 "SK바이오팜이 엔비디아와 협업할 경우, GPU 등 하드웨어에 국한되지 않고, 신약 개발 리스크를 최소화시키며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소프트웨어까지 패키지로 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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