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공 속도전에 정책 총동원…토지보상부터 '첩첩산중'
공공택지 조성 68→37개월…'정비사업·세제 지원' 역량 집중
토지보상·그린벨트 해제·입법 등 곳곳 난관…실효성은 '안갯속'
2026-08-13 17:47:35 2026-08-13 18:04:29
[뉴스토마토 윤금주 기자] 정부가 주택 '닥치고 공급'(닥공) 속도전에 나선 가운데, 신속한 공급 물량 확보를 위해 정책 역량을 총동원했습니다. 기존 공공택지부터 이번에 새롭게 조성되는 택지까지 착공 시기를 앞당기기 위해 재개발·재건축 관련 인허가 절차를 개선하고, 2년간 세제 지원을 확대하는 등 절차 단축과 세제 패키지 지원에 역량을 쏟아부었습니다. 다만 '첫 삽'을 신속하게 뜰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예를 들어 신규 택지의 경우 지구 지정과 개발 계획 수립, 토지 보상 등을 거쳐야 해 후보지 발표가 곧바로 주택 공급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주택 공급 속도전에 나선 정부의 구상에 회의적인 시각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공공택지 조성기간 절반으로…인허가·보상 속도↑
 
정부는 1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관계부처 합동으로 '전월세 및 매매 시장 안정을 위한 주택 신속공급 방안'과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금융 종합대책'을 발표하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이번 방안은 지난 2022년 이후 위축된 주택 공급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마련됐습니다.
 
실제 공급 위축 영향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날 전망입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16~2020년 연평균 2만9000호였던 정비사업 착공 물량은 2021~2025년 1만5000호로 48.3% 감소하며 절반 수준으로 줄었습니다. 이에 따라 내년 입주 물량이 최저 수준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정부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공급 확대에 나서는 동시에 신속한 공급을 위해 전방위 대책을 내놨습니다.
 
우선 정부는 착공 시기를 대폭 단축하는 '최단기 착공 모델'을 구축하기로 했습니다. 기존에 68개월 걸리던 공공택지 조성 기간을 절반 수준인 37개월로 단축한다는 방침입니다. 이와 함께 택지 규모에 따라 21~34개월 내 착공이 가능한 지구별 특화 착공모델도 마련합니다.
 
단계별로 보면 지구 지정 기간은 기존 1년에서 4개월로 8개월 단축합니다. 전략환경영향평가와 재해영향성 검토 절차를 단축하고, 기존에 따로 진행됐던 중앙토지수용위원회와 중앙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함께 처리해 속도를 높일 계획입니다. 지구계획 기간은 기존 24개월에서 13개월로 11개월 단축합니다. 환경영향평가 협의도 신청 전 4개월로 앞당기고, 인허가와 관련해선 국토부 1차관 주재 통합조정회의를 열어 이견을 조정하는 등 관계기관 간 협력을 강화할 방침입니다.
 
부지 확보 기간은 44개월에서 24개월로 20개월 단축합니다. 특히 공공주택법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토지주가 조사를 거부하는 기간이 길어질 경우 객관적 자료로 갈음할 수 있도록 토지보상법 개정을 추진합니다. 또 보상 기간을 기존 1년에서 9개월로 단축할 계획입니다. 부지조성부터 주택 착공까지 걸리는 기간도 기존 1년에서 9개월로 줄입니다. 공정을 동시에 추진하는 방식으로 공사 기간을 3개월 단축하고, 공사 지연 요인별 처리 방식을 현실화해 지연을 방지할 계획입니다.
 
착공 앞당기기…2년간 집중 세제 지원
 
착공 기간을 줄이기 위한 세제 혜택도 강화합니다. 2028년까지 단기간에 집중적으로 지원할 계획입니다. 우선 주택건설사업의 기반시설 기부채납 부담을 완화합니다. 수도권에서 내년까지 사업계획 승인을 받을 경우 기부채납 부담을 4%포인트에서 최대 21%포인트까지 완화합니다. 2028년에는 6%포인트에서 23%포인트까지 완화합니다.
 
주거시설 개발부담금도 감면합니다. 내년까지 착공하는 전국 주거시설에 한해 개발부담금을 100% 면제하고, 2028년에는 절반을 감면합니다.
 
또 LH 등의 매입임대 공급을 가속화하기 위해 건설사업자의 취득세 감면율을 현행 15%에서 내년 70%, 2028년 50%로 확대합니다. 다만 2029년부터는 현행 15%로 환원됩니다.
 
토지보상부터 그린벨트까지…곳곳에 걸림돌
 
다만 정부가 주택 공급 '속도전'에 역량을 쏟아 대책을 발표했지만, 정책 실효성은 여전히 안갯속입니다. 우선 토지보상 기간 단축 과정에서 토지주와 충분한 협의 시간이 줄어들 경우 이의제기나 소송이 잇따르면서 오히려 사업이 지연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에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통상) 보상이 잘 진행된다"면서도 "다만 많은 비중은 아니지만 잘 안 풀리는 문제는 계속 잘 안 되면서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문제가 있어 속도감 있게 하겠다는 제안"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공급 부지로 활용하기 위한 추가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도 향후 난관으로 지목됩니다. 정부는 연내 7만3000가구 이상의 후보지를 추가 발표한다는 방침을 밝혔는데, 이번 대책에서 빠진 서울 강남 등 그린벨트 지역이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는 게 시장의 관측입니다. 이럴 경우 주민 반발은 물론, 수도권의 30만㎡ 미만 소규모 그린벨트는 시·도지사가 해제 권한을 갖고 있어 서울시의 협조가 필요한데요. 서울시는 반대 입장을 명확히 밝혀 정부와 지자체 간 갈등이 예상됩니다. 실제 명노준 서울시 주택실장은 이날 브리핑을 열고 그린벨트 해제는 원칙적으로 수용하기 어렵다는 기존 방침을 유지했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이날 소셜미디어(SNS) 페이스북을 통해 "서울시가 계획 중인 정비사업만 정상적으로 진행돼도 2031년까지 31만호의 주택이 공급될 수 있다"며 "주택 공급을 위한 실효적인 방법이 눈앞에 있음에도 미래 세대에게 물려줘야 할 소중한 녹지부터 훼손하는 방식에는 신중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최단기 착공 모델의 지구지정 단계 기간 단축을 위해서는 관련 법안 통과도 남아 있습니다. 정우진 국토부 주택공급추진본부장은 "전략환경영향평가를 단축하는 내용의 공공주택법이 아직 국회를 통과하지 않았다"며 "그 법이 통과돼야 실제 37개월이 가능하다. 통과되지 않으면 44개월이 걸린다"고 설명했습니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1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전월세 및 매매 시장 안정을 위한 주택 신속공급 방안 및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금융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국토부)
 
 
윤금주 기자 nodrink@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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