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차철우 기자] 식품·외식업계가 잇따라 가격 조정에 나서고 있습니다. 라면과 만두 등 가공식품부터 치킨과 삼겹살 등 외식 메뉴까지 가격이 오르면서 소비자들의 장바구니 부담도 커질 전망인데요. 원재료와 물류비 상승으로 인한 비용 부담이 가격에 반영되는 모습입니다.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서 고객이 장을 보고 있다(사진=뉴시스)
14일 업계에 따르면 오뚜기는 다음 달 7일부터 11개 브랜드 29개 제품의 평균 출고가를 6.7% 인상할 예정입니다. 만두 3개 브랜드의 16개 품목은 평균 7.7% 인상됩니다. 대형마트 기준 진라면 매운맛 컵라면 110g과 열라면 컵라면 105g은 1200원에서 1300원으로 100원씩 조정됐습니다. 아울러 참깨라면 컵라면 110g은 1400원에서 1550원으로, X.O. 교자 324g 2개 묶음과 새우&홍게살도 기존 1만480원에서 1만1480원으로 1000원 오릅니다.
오뚜기는 한 달 새 세 차례 가격 인상에 나섰습니다. 앞서 카레와 후추, 케첩 등 약 30개 품목의 가격 인상 계획도 발표했습니다. 이 가운데 후추류는 평균 17%, 케첩류는 출고가를 6.1% 높였습니다.
농심은 이미 이달 1일부터 용기면, 스낵, 음료 제품의 가격을 올렸습니다. CJ제일제당의 햇반·만두 등 8개 품목과 사조의 참치캔 등 주요 가공식품, 풀무원의 김치 등 7개 제품군도 잇따라 가격이 인상됐습니다.
비알코리아가 운영하는 파리바게뜨는 오는 25일부터 빵류 86종과 디저트·케이크류 41종의 가격을 평균 5.0% 인상합니다. 상미종 생식빵은 기존 3900원에서 4100원으로 200원 오르고, 카스테라 제품은 2400원에서 100원 오른 2500원, 마이 넘버원 케이크는 3만5000원에서 3만6000원으로 1000원 오릅니다. 던킨 도넛 39종 가격도 조정했습니다. 도넛은 평균 6.5% 오른 가격에 판매됩니다.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뚜레쥬르도 지난달 31일부터 제품 76종의 권장소비자가격을 평균 8.2% 올렸습니다.
서울 중구 명동거리 음식점에 메뉴 안내문이 붙어있다(사진=뉴시스)
대표적인 서민 음식으로 불리는 치킨도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했습니다. 굽네치킨은 지난달 불닭발과 감자튀김 등 일부 메뉴 가격과 가맹점 물품 공급가를 인상한 바 있습니다. 지난 6월에는 닭고기 수급 불안으로 가격 인상 대신 조리 전 중량을 기존 800g에서 700g으로 줄였습니다. 대표적인 떡볶이 프랜차이즈인 동대문엽기떡볶이도 내년 7월부터 전 제품 가격을 평균 7% 인상합니다. 이밖에 맥도날드, 버거킹, 맘스터치 등 햄버거 업계도 가격을 올렸습니다.
식품업계가 잇달아 가격을 인상하는 배경에는 장기간 이어진 고환율과 고유가 기조 속에서 원재료 수급 비용과 포장재·물류비용 등 생산원가가 증가한 영향이 있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특히 밀가루와 나프타 등 주요 원재료의 상당 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외식 물가 오름세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종합포털에 따르면 대표적인 서민 외식 품목인 삼겹살 가격도 오르는 추세입니다. 삼계탕 가격 역시 평균 1만8000~2만원으로 5년 전 1만4000원대에서 평균적으로 4000원 이상 올랐습니다. 저렴한 가격에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는 칼국수 가격도 평균 1만38원에 달했고, 김밥 한 줄은 지난해보다 4.9% 올라 4000원에 육박했습니다.
외식 물가 역시 고환율과 고유가가 직접적인 비용 상승 원인으로 꼽힙니다. 인건비와 식재료비, 배달 수수료 등도 비용 상승 원인으로 지목됩니다. 최근에는 임차료와 각종 운영비까지 오르면서 외식업체의 부담이 더 커지고 있습니다. 누적된 비용 상승분이 판매가격에도 반영되면서 소비자의 체감 물가 부담도 커지고 있습니다.
반면 소비자단체는 최근 가격 인상이 향후 원가 상승에 대비한 선제적 조치라며 기업의 수익성 확보를 위한 결정이라고 비판합니다. 특히 시장점유율이 높은 제품의 가격을 인상해 시장지배력을 활용한 가격 결정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이종우 남서울대 유통마케팅학과 교수는 "환율이 1500원대까지 올라간 상황이 지속되면서 원재료 비용이 크게 상승했다"며 "기업들이 원가 상승을 더 이상 버티기 어려워 비용 부담을 소비자 가격에 반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환율 상승이 수출 기업에는 유리했지만 내수에는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가격 상승이 이어질 경우 내수 경기가 더 침체될 가능성이 있어 소비 활성화를 위한 정부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교수는 "다만 기업 입장에서는 비용 상승분을 소비자 가격에 반영할 수밖에 없는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차철우 기자 chamato@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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