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구 효창공원앞역 인근 도심복합사업 토지이용계획도. (사진=LH)
[뉴스토마토 박선영 기자]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이하 도심복합사업)의 핵심 요건인 ‘주민 동의율’ 산정과 검증 절차를 둘러싸고 잡음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본지구 지정을 위해 토지등소유자 3분의 2 이상, 토지 면적 2분의 1 이상의 동의가 필수적이지만, 정작 주민들은 동의율 산정 근거를 확인하지 못해 불신이 깊어지는 모양새입니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효창공원앞역 도심복합사업지에서는 본지구 지정 전부터 동의율을 두고 찬반 양측의 주장이 대립했습니다. 공공개발 추진 측은 법정 기준인 66.7% 이상의 동의를 확보했다고 밝힌 반면, 민간개발을 추진하는 비상대책위원회 측은 소유주의 37% 이상이 공공개발에 반대한다고 맞섰습니다.
효창공원앞역 도심복합사업 반대 비대위 측은 본지구 지정 전 LH에 동의율과 토지등소유자 수 등을 공개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비공개 대상이라는 답변을 받았다고 주장했습니다. 비대위 관계자는 "국토부에서 지구 지정을 발표할 때까지 알려주지 않았다"며 "소유주 수조차 비공개라고 했고, 지구 지정 이후 정보공개 청구를 하고 나서야 확인했다"고 했습니다.
비대위는 예정지구 단계와 본지구 지정 과정에서 사업 구역도 달라졌지만 이를 사전에 충분히 알지 못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사업 구역 변동은 동의율 계산의 분모가 되는 전체 소유자 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변경 과정과 최종 산정 기준이 투명하게 공유됐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동의서를 둘러싼 논란이 실제 분쟁으로 번진 사례도 있습니다. 성남 금광2동 도심복합사업에서는 일부 주민이 자신이 제출하지 않은 동의서가 포함됐다는 위조 의혹을 제기하면서 경찰 수사로 이어졌고, 비대위는 국토부와 LH를 상대로 감사원 공익감사를 청구한 바 있습니다.
쟁점은 전체 토지등소유자 수와 동의자 수, 최종 동의율 산정 기준을 어느 단계에서 확인할 수 있는지, 본인의 동의 사실에 이의를 제기할 경우 이를 확인할 수 있는 통로가 있는지 여부입니다.
현행 공공주택특별법 시행령에는 주민이 자신의 동의 사실이나 동의서 진위에 이의를 제기했을 때 이를 별도로 재검증하는 절차가 없습니다. 시행령은 동의 의사표시일부터 30일 이내 철회를 허용하고 복합지구 지정 이후에는 철회할 수 없도록 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의가 제기된 동의서에 대해 본인의사를 다시 확인하거나 전체 동의서를 재검증토록 하는 별도 규정은 두고 있지 않습니다.
전문가들은 서면 동의서 중심의 집계 방식을 탈피하고 투명한 검증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주민 동의가 사업 추진의 핵심 요건인 만큼 동의율 산정과 확인 과정의 투명성을 높일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일반 민간 정비사업에서 전자투표를 도입하는 것처럼 도심복합사업에도 그런 방식을 적용해 투명하게 동의율 등을 공개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박선영 기자 sunny61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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