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센 후폭풍에 '용산특별법' 일단 보류…개정부터 착공까지 '첩첩산중'
용산공원특별법 개정안, 여 "드라이브" 야 "무효"
'추가 입법·토양정화' 등 산적…신속 공급 미지수
2026-08-20 17:23:29 2026-08-20 17:30:01
[뉴스토마토 이효진 기자] 여야 협의 끝에 용산공원조성특별법 개정안의 국회 본회의 상정이 일단 보류됐습니다.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 가능성까지 거론하면서 향후 처리 과정도 불투명해졌습니다. 설령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더라도 추가 입법과 토양정화, 녹지 훼손 논란 등 실제 개발까지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국힘, '필버'로 대응 가능성도
 
여야가 협의 끝에 20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 용산공원특별법 개정안을 상정하지 않았습니다. 최수진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은 의원총회 직후 기자들에게 "(용산공원특별법 개정안에 대해) 민주당과 합의한 게 아니고 무효, 동의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당초 이날 오전 양당 원내운영수석은 개정안을 수정해 오는 26일 본회의에서 법안을 상정한다는 계획을 밝혔지만 국민의힘의 반대로 불투명해졌습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에서 법안을 강행 처리할 경우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으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통한 대응 방안도 고려하고 있습니다.
 
국민의힘은 법 개정으로 용산공원 개발을 통한 주택 공급에 물꼬가 트일 수 있음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반환된 미군 부지부터 순차적으로 공원을 어떻게 조성할지 구체적인 밑그림을 그릴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됩니다. 아울러 캠프킴 등 주변 복합시설조성지구의 공원·녹지 의무 확보 기준도 완화돼 해당 지역의 고밀도 복합개발에 속도가 붙을 전망입니다.
 
민주당이 특별법 개정을 밀어붙여도 실제 착공까지는 난관이 예상됩니다. 당장 직면한 문제는 추가 법 개정입니다. 본회의에 계류 중인 개정안은 용산어린이정원 등 용산공원 본체 부지 주택 공급을 위한 근거는 마련돼 있지 않습니다. 민주당과 청와대는 추가 법 개정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지만 국회 국토교통위원장이 국민의힘 소속인 만큼 법안의 상임위원회 통과도 녹록지 않습니다.
 
양당 원내운영수석이 20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 상정할 안건을 협의했다. (사진=연합뉴스)
 
개발해도 '신속 공급'은 '글쎄'
 
가장 도마 위에 오르는 건 용산공원 개발로 인한 도심 내 녹지 파괴입니다. 서울시는 미래세대를 위한 도심 녹지 보존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개발에 반대하고 있습니다. 공원을 개발할 경우 용산공원이 지닌 기후 인프라로서 가치도 떨어지게 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과거 진보 정권이 지켜온 녹지 보존 원칙과 배치된다는 정책적 딜레마도 존재합니다. 지난 2007년 노무현정부는 용산공원조성특별법을 마련하며 미군 부대로 이용되던 부지를 국민의 여가 휴식 공간과 자연생태 공간으로 조성하겠다는 목표를 걸었습니다. 문재인정부는 이를 이어 공원 주변의 흩어진 땅은 개발하더라도 공원 자체는 절대 보존해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했습니다. 이곳을 개발할 경우 20년간 유지해 온 원칙을 스스로 허무는 셈입니다.
 
서울 용산을 지역구로 둔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SBS>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일단 침식해 들어가기 시작하면 용산공원이 나중에 껍데기밖에 안 남을 것"이라며 "노무현정부 때 용산공원법으로 딱 못 박은 이유는 일시적으로 부동산 수요가 있을 때, 그걸 헐어서 쓰지 못하게 하도록 법으로 정해놓은 것"이라고 꼬집었습니다.
 
특히 용산어린이정원 부지는 과거 미군기지로 사용된 만큼 토양오염 정화를 위한 비용 문제도 남아 있습니다. 앞서 평택시는 주한미군 주변 지역 오염 토양 정화에 약 16억원을 들였습니다. 용산공원은 어린이정원만 떼어놓고 봐도 평택 사례보다 약 122배 규모로, 약 1952억원이 정화에 필요한 셈입니다. 미군이 비용을 선 부담할지도 미지수입니다.
 
정부가 강조한 '신속 공급'도 어렵습니다. 평택시의 경우에도 지난 2018년 토양정화 작업에 착수한 뒤 6년 뒤인 2024년에서야 마무리 지었습니다. 용산공원의 경우 미반환 부지에 대한 정확한 오염 범위 조사 등도 아직 이뤄지지 않은 상황입니다.
 
정치권 원로들도 우려를 표하고 있습니다. 국가도시공원법 제정에 참여했던 정의화 전 국회의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주택이 부족하다고 서울 한복판의 공원부터 없애겠다는 것이 과연 국가의 주택정책인가"라며 "공원은 정부가 필요할 때 잠시 빌려서 함부로 쓸 수 있는 땅이 아니다. 미래세대에 물려줘야 할 국민의 자산"이라고 꼬집었습니다.
 
이효진 기자 dawnj789@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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