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전연주 기자] 가상자산사업자 대주주에 대한 심사가 강화되면서 거래소 경쟁에서도 지배구조가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미래에셋그룹을 새 대주주로 맞은 코빗이 업비트·빗썸 중심의 양강 구도에 변화를 줄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19일 금융당국과 업계에 따르면 오는 20일부터 개정 특정금융정보법과 시행령이 시행됩니다. 개정안은 가상자산사업자 신고 심사 대상이 되는 대주주의 범위를 구체화하고, 관련 신고 요건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거래량이나 이용자 수뿐만 아니라 어떤 대주주를 두고 있는지도 이전보다 중요해졌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가상자산 거래소 코빗을 운영하는 디지털엑스 주식회사(Digital X Co., Ltd. 구 사명: 주식회사 코빗)가 이달 11일자로 상호 변경 등기를 완료했다. (자료=디지털엑스)
윤석빈 서강대 AI·SW대학원 특임교수는 "이번 개정은 '거래소를 누가 소유하고 있는가'를 처음으로 라이선스 요건으로 끌어올린 조치"라며 "대주주의 자본력과 컴플라이언스 이력이 곧 라이선스 리스크가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미래에셋에 편입된 코빗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미래에셋컨설팅은 지난 7월 코빗 지분 97.15%를 확보했습니다. 다만 코빗의 대주주 변경은 법 시행 전에 완료돼 이번 개정에 따라 새롭게 심사를 받는 사안은 아닙니다.
대주주의 신뢰도와 지배구조가 중요해지는 환경에서 대형 금융그룹을 새 주인으로 맞았다는 점은 코빗의 경쟁 요소로 꼽힙니다. 황석진 동국대 국제정보보호대학원 교수도 미래에셋이 보유한 고객 기반과 금융 영업 역량이 코빗의 경쟁력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습니다.
다만 변수도 남아 있습니다. 향후 디지털자산기본법 논의에서 거래소 대주주의 지분 한도를 제한하는 방안이 담길 경우, 미래에셋컨설팅의 지분 구조에도 변화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윤 교수는 "현재로선 가장 안전한 대주주이면서도, 입법 결과에 따라 구조 변경 압력을 받을 수 있는 이중적 위치에 있는 셈"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미래에셋 편입이 코빗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요인으로 평가되지만, 이것이 곧바로 기존 현물시장 판도 변화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2025년 거래량 기준 업비트 점유율은 약 69%, 빗썸은 약 28%인 반면 코빗은 0.5% 수준입니다. 황 교수 역시 미래에셋 편입이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현재 시장점유율 격차가 커 단기간에 양강 구도를 흔들기는 쉽지 않다고 평가했습니다.
윤 교수도 "현물 거래량 경쟁에서는 변수가 되기 어렵다"며 "코빗이 변수가 된다면 같은 링에서 이겨서가 아니라 링을 옮겨서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새로운 승부처로는 법인·기관 거래와 수탁, 실물연계자산(RWA)·토큰증권(STO)·스테이블코인 등이 꼽힙니다. 윤 교수는 법인·기관 시장에서는 거래 편의성보다 분리 보관과 내부통제, 사고 발생 때 책임질 자본 등 '신뢰 인프라'가 중요하다며 전통 금융사가 축적한 역량이 경쟁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업계 상위권의 지배구조 재편이 진행 중이라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입니다. 두나무와 네이버파이낸셜의 포괄적 주식교환 일정은 연말로 미뤄졌고, 빗썸도 금융정보분석원(FIU) 제재를 둘러싼 행정소송을 진행 중입니다. 반면 코빗은 미래에셋으로의 대주주 변경을 이미 마친 상태입니다.
코빗은 미래에셋과 향후 사업 방향을 협의 중입니다. 코빗 관계자는 "아직 공개된 사업 전략 변화는 없다"면서도 "미래에셋그룹과 계속 논의하고 있으며 가이드라인과 법안에 맞춰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전연주 기자 kiteju10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충범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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