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태용 기자] '강원을 특별하게, 도민을 행복하게'를 도정 구호로 내건 우상호 강원도지사의 민선 9기는 성공적 첫발을 시작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이 기간 우 지사는 앞으로 4년간 추진할 5대 전략과 80개 세부 실행 과제를 확정했으며, 국민의힘이 다수인 강원도의회에서 5000억원대 추가경정예산안을 통과시키는 정치력도 발휘하는 등 도정에 대한 안정감을 드러냈다는 시각이 우세합니다.
지난 10일 우상호 강원도지사가 강원도청에서 실·국별 업무보고를 받고 있다. (사진=강원도청)
다만 넘어야 할 산도 많습니다. 우 지사의 1호 공약인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DC) 유치 사업은 변전소 부족과 전력 송·배전망 등 인프라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합니다. 여기에 청정에너지 사업을 위한 군사시설보호구역 해제와 민간인 출입통제선 북상, 평화경제특구 조성 등 접경지역 규제 완화 역시 정부와의 긴밀한 협조가 필수적입니다.
5대 전략 정비 완료…정무직 배치도 마무리 수순
취임 첫 달 우 지사는 6·3 지방선거 때 도민에게 제시했던 공약을 정비해 민선 9기 도정의 밑그림을 완성했습니다. 5대 전략으로 △청정자원 기반 혁신성장 △정주행복도시 육성 △강원형 전략산업 육성 △글로벌 체류 관광 활성화 △평화경제 선도를 확정하고, 80개 세부 실행 과제를 정립했습니다.
공약 이행에 속도를 내기 위한 정무직 진용도 마무리 수순입니다.
신원철 경제부지사는 우 지사와 학생운동을 함께한 정치적 동지입니다. 조직개편이 예상되는 11월 이후 강원도 첨단기업 유치, 일자리 창출, 대규모 재원 조달을 직접 지휘하게 됩니다. 신 부지사를 도와 AIDC 조성 등 굵직한 현안을 이끌어갈 홍용표 산업협력관은 서울도시철도공사 이사 출신입니다.
지역 출신 인사들도 정무 라인에 대거 이름을 올렸습니다. 강원도 춘천 출신인 원구현 정책실장은 최문순 전 지사 시절에도 정책실장을 지낸 인물입니다. 그는 우상호 도정 80개 핵심 과제 설계에 참여했습니다. 강릉 출신 김영호 대변인은 CJ헬로비전 강원방송 대표를 지냈고, 지방선거 캠프에선 공보특보로 활동했습니다. 우 지사를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는 김현수 비서실장은 강릉시의원 출신으로, 캠프 대변인을 지냈습니다.
우 지사는 조만간 특별보좌관단을 구성하고 정무직 인사를 마무리할 계획입니다.
AIDC 뜨고 반도체 지고…11월 대대적 조직개편
강원도는 오는 11월 도의회 정례회에 맞춰 조직개편을 위한 조례 개정에 착수할 방침입니다. △AIDC △국방경제 △공공기관 유치 기능은 확대하고, 민선 8기 전임 도정의 핵심 조직이었던 △도청이전추진단 △반도체산업과는 축소하는 방안이 거론됩니다.
우상호 강원도지사가 민선 9기 출범일인 지난 7월1일 강원도청 집무실에서 1호 결재에 서명하고 있다. (사진=강원도청)
AIDC 유치는 우 지사의 핵심 공약입니다. 도지사 취임 후 1호 결재로 서명한 안건은 'AIDC 유치추진단' 구성이었고, 도지사 주재 첫 회의 안건 역시 AIDC였습니다.
공공기관 유치와 국방경제 조직도 강화될 전망입니다. 현재 투자유치과 산하에서 팀 규모인 공공기관유치 태스크포스(TF)를 과 단위 조직으로, 국방경제추진단 TF 역시 과 조직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평화지역발전본부 부활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평화지역발전본부는 1본부 5과 체제로 2018년 출범해 평화사업과 접경지역 개발 등을 전담했지만, 민선 8기에 폐지된 바 있습니다.
2차 추경안 통과됐지만…여소야대 도의회 '극복' 과제
민선 9기 강원도의 첫 시험 무대는 지난달 진행된 제2회 추경이었습니다. 민선 9기에서 도의회는 54석 중 국민의힘이 30석을 확보해 과반입니다. 민주당 24석입니다. 도의회는 지난달 23일 본회의를 열고 5227억원을 증액하는 추경안을 수정 가결했습니다.
세입 감소에 대응해 지방채 2158억원 등을 발행, △민생경제 회복(1189억원) △복지망 및 필수 공공의료 강화(832억원) △미래성장 기반 조성 및 사회간접자본(SOC) 확충(1258억원) 등 3대 분야에 집중할 예정입니다.
도의회 예결위는 추경안 심사 과정에서 재정 건전성 악화를 우려하며, 지방채 발행 절차 사전동의 준수와 연차별 채무 상환 계획 제출을 요구했습니다. 아울러 향후 지방채 발행과 역점 사업에 대한 철저한 검증도 예고했습니다. 이에 따라 곧 시작될 내년도 예산안 편성 과정에선 민선 9기 강원도정의 협치 역량이 본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입니다.
7월23일 우상호 강원도지사가 강원도의회 본회의장에서 2차 추가경정예산안 통과에 대한 감사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강원도의회)
'전력망·평화경제특구'가 승부처, 정부 협조 이뤄내야
민선 9기 강원도는 AIDC 유치를 최우선 과제로 내걸었습니다. 각종 규제 해소와 전력 인프라 확보가 선결돼야 해 중앙정부의 협력이 절대적입니다. 우선 AIDC 가동을 위한 전력 송·배전망을 확충해야 합니다. 강원도의 발전설비 용량은 1만2517㎿로 10년 전인 2016년 4593㎿에 비해 3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하지만 발전량을 보면 2021년 이후 3만GWh(기가와트시)를 웃돌다가 2024년 2만6061GWh로 떨어진 이후 2만GWh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전력을 연결할 변전소와 내부 배전망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한국전력과의 변전소 조기 건설 협의,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을 통한 전력 인프라 확충이 필요합니다.
철원·화천·양구·인제·고성 등 접경지역 5개 군의 중첩 규제 해소도 시급한 사안입니다. 우 지사는 민통선을 북상시켜 땅을 확보하고, 이곳을 '평화경제특구'로 지정해 청정에너지 단지와 세계적 트레킹 코스를 만들겠다고 공약한 바 있습니다. 군사시설보호구역 해제와 민통선 조정 권한은 국방부 소관으로, 역시 정부를 설득해야 합니다.
강원도청 신축 이전 사업의 국비 확보, 영서·영동 간 균형 발전도 우 지사가 넘어야 할 과제로 꼽힙니다.
최태용 기자 rooster8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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