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해상풍력 갈등’ 본격화…어민·서해5도 주민 ‘범추위' 출범
범추위 '어업권·이동권' 강조…실질적 민관협의체 구성 요구도
시민단체 "환경평가 부족…'누적 평가' 도입 해역 전반 살펴야"
"바다·바람은 공공자원, 투자자·기업에만 수익 몰아줄 수 없어"
2026-08-20 14:33:12 2026-08-20 14:33:12
[뉴스토마토 최태용 기자] 인천 앞바다에서 추진되는 해상풍력 사업 확산을 막기 위해 지역 어민과 주민, 환경단체들이 손을 잡았습니다.
 
20일 인천 남동구의 인천YWCA에서 '인천 해상풍력 범시민추진위원회'가 출범식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인천자망협회, 5도서미래상생주민연대, 전환사회시민행동 등 20여개 단체는 20일 '인천 해상풍력 공존과 상생을 위한 범시민추진위원회'(이하 범추위)를 공식 출범시켰습니다. 범추위는 출범식에서 "해상풍력 예정 해역은 어민의 삶의 터전이자 주민의 생명을 지키는 중요한 항로"라며 "지역 주민과 어민의 삶을 외면한 사업은 지속가능할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현재 인천에서 해상풍력 사업이 진행되는 곳은 서해 북방한계선(NLL)과 인접한 1만2000㎢ 규모의 특별관리해역입니다. 이곳에선 다국적기업 오스테드(1470㎿), 한국전력의 자회사 한국남동발전(320㎿), CJ그룹 계열사 씨앤아이레저산업과 SK이터닉스·대우건설 등이 참여하는 특수목적법인 굴업풍력개발(256㎿)이 해상풍력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지역은 국산 꽃게의 70% 이상을 생산하는 황금어장이기도 합니다. 범추위는 "인천의 바다는 수산업과 경제, 해양생태계, 주민의 삶, 그리고 국가 안보가 공존하는 공공자산"이라며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과연 누가 영향을 받고, 누가 의사 결정에 참여하며, 그 혜택은 누구에게 돌아가느냐"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정부와 인천시를 향해선 △어업권·이동권 보장 △실질적 민관협의체 구성 △상생모델 구축 △책임 있는 개발원칙 확립을 요구했습니다. 범추위는 "해상풍력의 성과가 특정 사업자나 외부 자본에만 집중되어선 안 된다"며 "정당한 피해 보상과 전업 대책, 지역경제 활성화 등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공정한 이익공유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출범식에 이은 토론회에서 박주희 인천녹색연합 사무처장은 "옹진군 굴업도 인근 해역에서 복수의 해상풍력 사업이 추진되고 있고, 용유·무의·자월 해역에서도 대규모 사업이 계획돼 있다"며 "사업구역은 나뉘어 있지만 철새와 해류, 해양생물, 어업활동은 그 경계를 따르지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개별 사업의 환경영향평가만으로는 인천 앞바다 전체에 미치는 누적영향을 판단할 수 없다"며 "조류와 해양생물의 서식·이동 현황을 장기간 조사하고, 조사 원자료를 공개해 독립적인 전문가와 시민사회가 검증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해상풍력 사업자는 발전사업 허가 과정에서 발전 용량이 100㎿ 이상이면 환경영향평가를, 50㎿~100㎿ 미만은 해역이용영향평가를,  50㎿ 미만은 해역이용협의를 거쳐야 합니다. 그러나 현행법에선 모두 '단일 사업 단위'로 예측·평가하게 설계돼 같은 해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는 사업의 전체적 환경영향을 평가할 수  없다는 겁니다.
 
아직 국내에는 도입되지 않았지만,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에선 누적 환경영향평가를 법제화해 적용 범위를 넓혀가고 있습니다.
 
박 사무처장은 "바다와 바람은 특정 사업자의 소유가 아닌 공공의 자원이며, 이를 이용한 수익이 사업자와 투자자에게만 돌아가서는 안 된다"며 "주민의 출자 여부와 관계없이 수익금 일부를 기금으로 조성하고, 기후위기 대응과 정의로운 전환 등에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최태용 기자 rooster8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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