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상복합 PF는 생산적금융? 오락가락 규제에 은행 자분배분 혼선
혼재사업장 분류 기준 불명확…금융위 "필요시 유권해석"
2026-08-24 16:55:41 2026-08-24 18:08:09
[뉴스토마토 이종용 기자] 금융위원회가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규제 완화에 나선 가운데 은행권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습니다. 금융위는 얼마 전까지 부동산에 묶인 자금을 생산적금융으로 돌리겠다며 자본규제를 강화했는데요. 이번에는 주거사업장 PF 확대를 주문하면서 은행권의 자본건전성 관리에 혼선이 커지는 모습입니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는 지난 13일 발표한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금융 종합대책'을 통해 주택 공급 촉진을 위해 PF 관련 규제를 일부 완화한다고 밝혔습니다. 당초 2027년부터 적용할 예정이던 PF 사업비 대비 자기자본비율에 따른 건전성 규제 가운데 주거 사업장에 대해서는 시행을 2029년으로 2년 미루기로 했습니다.
 
문제는 주거 PF를 기존 생산적금융 체계에서 어떻게 분류할지 구체적 가이드라인이 제시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특히 주거와 상업시설이 섞인 주상복합 PF처럼 경계가 모호한 사업장의 경우 어디까지 생산적금융 또는 주택 공급 목적의 금융으로 인정할지를 놓고 은행권 판단이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아파트처럼 주거 용도가 명확한 사업장은 상대적으로 구분하기 쉬운 반면 주상복합이나 오피스텔, 상업시설이 결합된 복합개발 사업은 분류가 복잡합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주거 비중이 높은 주상복합 PF를 주택공급을 위한 생산적금융으로 볼 수 있는지, 상업시설이 하나의 PF 구조 안에 묶여 있는 경우 어떻게 판단하는지 가이드라인이 아직까지 없다"고 말했습니다.
 
다른 은행 관계자는 "금융위가 발표한 자료에서도 '혼재사업장'이라는 표현을 쓰며 관련 규제를 합리화한다고 명시해 놨다"면서도 "오피스텔 등 준주택에 대해서는 별도 언급이 있지만 주상복합 사업장을 어떤 기준으로 판단할지는 제시되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주요 은행들은 올해 하반기 경영전략회의를 거치면서 이미 생산적금융 확대 목표를 반영한 자본 배분 계획을 세웠습니다. 기업대출과 첨단전략산업, 인프라 및 투자금융 등에 자본을 더 배정했는데요. 이런 상황에서 주거 PF 자금 공급 확대가 새로운 정책 과제로 더해지면서 기존 위험가중자산(RWA) 운용과 보통주자본(CET1) 관리 계획을 재조정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은행이 대출이나 투자를 늘리면 해당 자산의 위험 수준에 따라 RWA가 증가하고, CET1 비율도 영향을 받습니다. 생산적금융 확대를 위해 기업금융 등에 이미 자본을 배정한 상황에서 주거 PF까지 늘릴 경우 어느 부문에서 추가적인 RWA 여력을 확보할지도 관건입니다.
 
은행권 관계자는 "연초와 하반기 경영전략회의 등을 통해 당시 제시된 제도를 기준으로 CET1 비율과 RWA 증가 속도를 감안해 사업 계획을 짠다"면서 "정책 방향이 달라지면 포트폴리오별 자본 배분도 다시 검토할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습니다. 
 
금융위는 금융사가 자체적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사례를 당국에 질의하면 유권해석을 내리고, 이를 금융권 전체에 공유해 심사 기준을 보완하겠다는 방침입니다. 금융위 관계자는 "사각지대가 있는 부분은 관련 사례를 바탕으로 유권해석을 내려 금융권과 공유하는 방식으로 보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정부가 주택공급 확대를 위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금융지원과 규제 완화에 나선 가운데 은행권의 자본배분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은행 대출 창구 모습. (사진=뉴시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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