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IB&피플)백영찬 상상인증권 리서치센터장
반도체, 하반기 증시 좌우…AI 주도주 내년까지 지속
배터리 반등은 ESS가 견인…미국 공급망 재편 기회
석유화학 장기 부진 불가피…설비 통폐합·R&D 지원 시급
2026-08-31 06:00:00 2026-08-31 06:00:00
이 기사는 2026년 08월 26일 19:39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송혜림 기자] 증시 변동성이 한층 커지고 있다. 인공지능(AI) 투자 확대를 등에 업은 반도체주가 지수 상승을 주도하고 있지만 시가총액 상위 종목으로 매수세가 쏠리면서 시장의 등락 폭도 함께 확대되는 모습이다. 여기에 단일 종목 레버리지 상품 거래가 늘고 투자심리까지 흔들리면서 사이드카와 서킷브레이커가 잇따라 발동하는 급등락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하반기 증시의 방향을 가를 핵심 변수는 반도체 수요다. 미국 데이터센터 투자가 지속되고 메모리 가격도 상승세를 이어간다면 AI·반도체주는 내년까지 시장을 이끄는 주도주 지위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데이터센터 건설이 지연되거나 하이퍼스케일러들이 자본적지출(CAPEX)을 줄일 경우 D램 수요가 둔화하면서 반도체 기업의 실적 눈높이도 낮아질 수 있다.
 
반도체를 제외한 업종에서는 산업별 온도 차가 더욱 뚜렷해질 전망이다. AI 인프라 투자가 확대되면서 전력기기와 전선, 발전설비, 배터리·에너지저장장치(ESS) 등으로 수혜가 확산되고 있다. 반면 배터리와 석유화학 업종은 중국 기업의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에 밀려 실적 부담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백영찬 상상인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하반기 증시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는 반도체 수요의 지속 여부"라면서 "AI와 반도체의 영향력은 상반기보다 다소 줄겠지만 올해 하반기는 물론 내년까지도 주도적인 역할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IB토마토>는 백영찬 상상인증권 리서치센터장을 만나 하반기 증시를 좌우할 핵심 변수와 AI·반도체 산업의 향방, 중국발 공급과잉에 직면한 배터리·석유화학 업종의 생존 전략을 짚어봤다.
  
백영찬 상상인증권 리서치센터장(사진=상상인증권)
 
다음은 백영찬 상상인증권 리서치센터장과의 일문일답이다. 
 
-최근 사이드카와 서킷브레이커가 반복될 정도로 변동성이 커졌는데, 가장 큰 원인은 무엇이라고 보시는지.
△크게 세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국내 증시 시가총액 1·2위 기업의 변동성이 커졌다. 과거 대세 상승기나 하락기에는 코스닥이나 바이오 등 상대적으로 시가총액이 작은 종목들이 주로 움직였기 때문에 지수 전체의 변동성을 크게 높이지 않았다. 그러나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처럼 시가총액이 큰 종목이 10%가량 움직이면 지수도 크게 흔들릴 수 있다. 둘째, 단일 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영향 때문이다. 해외에서는 일반적으로 단일 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거래량이 기초주식보다 작지만, 국내에서는 오히려 기초주식보다 거래량이 많은 경우도 있다. 셋째, 투자심리가 불안정해졌다. 주가가 조정을 받으면 추가 폭락을 우려해 매도가 몰리고, 반대로 많이 떨어졌다고 판단하면 반등을 놓칠까 봐 갑자기 매수하는 모습이 나타난다. 투자자들이 이미 상당한 주식을 보유하고 있어 불안심리가 더 커진 측면도 있다.
 
-하반기 코스피 시장의 가장 낙관적인 시나리오와 가장 우려되는 시나리오는 각각 무엇인지.
△가장 낙관적인 시나리오는 AI 투자 확대를 바탕으로 반도체 수요에 관한 긍정적인 신호가 이어지는 것이다. 여기에 미국의 데이터센터 건설이 원활히 진행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10~12월 중 전고점을 돌파할 가능성도 있다. 여기에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종료돼 유가·물가·공급망이 안정되는 것도 중요하다. 상반기에는 반도체만 오르고 다른 업종은 소외되는 현상이 나타났는데, 전쟁 종료 후 미국 경제 지표가 나아지고 재건 수요가 발생한다면 건설·화학·에너지 업종에도 수요가 생길 수 있다.
반대로 가장 우려되는 시나리오는 미국 내 주민 반대로 데이터센터 건설이 지연되거나 취소되고, D램 가격이 하락하는 경우다. 하이퍼스케일러가 CAPEX를 줄이면 메모리 수요와 내년 실적에 대한 우려가 커질 수 있다. 이 경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하락하며 코스피가 4000~5000포인트 사이까지도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 동시에 미국·이란 전쟁이 장기화해 물가와 유가가 오르고 경기까지 악화하면 비소비재·정유·화학·건설주도 상승하기 어렵다.
 
-하반기에도 AI·반도체가 증시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이어갈 것으로 보시는지.
△상반기보다는 영향력이 줄겠지만 올해 하반기는 물론 내년까지도 주도적인 역할을 이어갈 것으로 본다. 현재의 AI 혁명과 반도체 수요를 과거 PC·스마트폰 중심의 메모리 사이클과 같은 관점으로 봐서는 안 된다. 생성형 AI는 에이전트 AI와 피지컬 AI로 계속 확장되고 있다. AI·반도체의 영향력은 하반기에 상반기보단 약해질 수 있지만 주도적 지위 자체는 유지될 것으로 예상한다.
 
-AI 인프라 투자가 반도체를 넘어 어떤 산업에 수혜로 이어질 것으로 보시는지.
△첫째는 전력 산업이다. AI와 데이터센터는 막대한 전력을 필요로 하지만 미국을 비롯한 여러 국가는 전력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다. 그렇기 때문에 효성중공업(298040)LS(006260)일렉트릭과 같은 전력기기 기업뿐 아니라 대한전선(001440) 등 전선업체, 발전설비와 태양광 등 전기를 생산·전달하는 기업들이 폭넓게 수혜를 볼 수 있다. 둘째는 배터리와 에너지저장장치(ESS) 산업이다. 피지컬 AI와 로봇에는 배터리가 필수적이며 전기차와 스마트폰도 AI 기능이 고도화될수록 전력 소비가 늘어난다. 이에 따라 전고체 전지 등 다양한 배터리 기술의 중요성이 커지고 ESS 수요도 확대될 것이다. 셋째는 양자컴퓨팅과 우주항공이다. AI는 단편적인 지식 제공이나 보고서 작성에 그치지 않고, 인간보다 더 빠르게 방대한 데이터를 학습·추론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이러한 기술이 양자컴퓨팅과 우주공학에 접목되면서 관련 산업에도 장기적으로 영향을 줄 것으로 생각한다.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까지 배터리 업황 개선을 이끌 핵심 동력은 전기차 수요 회복인지, 아니면 AI·ESS 수요인지.
△올해 하반기의 핵심 동력은 전기차가 아니라 ESS 수요가 될 것으로 본다. 중국과 유럽의 전기차 수요는 연간 10~20%가량 늘고 있지만 과거처럼 폭발적인 증가세는 아니다. 미국은 지난해 10월 전기차 보조금을 축소한 뒤 수요가 역성장하고 있어 올해 하반기에 빠르게 좋아질 이유가 크지 않다. 반면 미국은 데이터센터가 늘고 독립 주택 비중이 높아 옥상형 태양광과 연계한 ESS 수요가 증가할 수밖에 없다. 국내 기업들도 ESS 수주를 확대하고 있어 올해 하반기 배터리 업황 개선은 ESS가 이끌 가능성이 크다. 길게 보면 내년 상반기부터 전기차 시장이 회복될 수 있을 것이다. 보조금 축소 이후 배터리와 완성차 업체들이 가격 인하와 비용 절감, 제품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약 1년 반의 조정기를 거치면 내연기관차와 가격 격차가 줄고 더 다양한 저가형 전기차가 출시될 수 있다. 올해 하반기는 체질을 개선하는 기간이고 본격적인 회복 시점은 내년 상반기로 예상한다.
 
-ESS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중국산 제품이 가격과 공급 경쟁력에서 앞서고 있다. 국내 기업이 확보할 수 있는 경쟁력은 무엇인지.
△냉정하게 말하면 현재 국내 기업이 중국보다 확실히 앞서는 경쟁력은 크지 않다. 과거에는 한국이 배터리 기술에서 앞섰지만 지난 20년 동안 격차가 줄어 현재는 기술 차이가 거의 없거나 일부 분야에서는 중국이 앞설 수 있다. 중국에는 CATL·BYD 등 글로벌 수준의 배터리 기업이 다수 존재하며, 이제 해외 기업의 기술에 의존하지 않아도 될 만큼 기술적 독립을 이뤘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 원재료 측면에서도 리튬·코발트·망간 등을 확보한 중국이 유리하다. 내수시장도 중국이 훨씬 커 중국 기업들은 자국 시장만으로 규모의 경제를 만들 수 있지만 한국은 그렇지 못한 편이다.
다만 기회 요인은 있다. 미국이 중국산 배터리와 태양광 제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고 공급망에서 중국을 배제하려는 보호무역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 역시 핵심 에너지·산업 공급망을 중국 한 국가에 의존할 수 없기 때문에 한국은 대체 공급처이자 파트너가 될 수 있다. 국내 기업은 미국 현지 생산과 우호적인 무역관계를 활용해 시장을 확보해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연구개발(R&D)을 강화해 중국과 차별화된 배터리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 한국은 원재료와 시장 규모에서 불리하기 때문에 당장은 미국 시장을 활용해 생존 기반을 확보하고, 향후 10~20년간 기술 개발을 지속하는 것이 현실적인 전략이다.
 
-석유화학 업종도 중국발 공급과잉의 영향을 받고 있는데, 향후 업황을 어떻게 전망하시는지.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은 이미 합병과 생산능력 감축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도 여수와 울산 등 주요 산업단지의 설비 통폐합 방안을 연말까지 제출하도록 요구하고, 이행하지 않으면 정책금융이나 자금 지원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또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며 단순 불황을 넘어 자본잠식으로 이어질 수 있는 심각한 상태다. 중국발 공급과잉은 쉽게 끝나지 않을 것이며 하반기 업황 회복 가능성도 낮다. 국내 에틸렌 생산능력을 줄이고 내년에 미국·이란 전쟁이 종료돼 재건 수요가 발생한다면 업황이 소폭 개선될 가능성은 있다. 다만 과거 호황기처럼 영업이익률 15~20%를 내기는 어렵고, 앞으로는 2~4% 수준의 저수익 산업이 될 가능성이 크다.
중국 기업들은 장래 수요 증가분까지 고려해 미리 대규모 증설을 하고 정부 지원을 바탕으로 출혈경쟁을 벌이고 있다. 경쟁 기업들이 퇴출되면 살아남은 기업이 시장을 독점하는 방식이다. 국내 기업이 이를 직접 막기는 어려우므로 설비를 통폐합하고 재무구조를 개선해 장기간 버텨야 한다. 당분간 과거 호황기 수준의 회복은 어렵고, 내년에는 적자에서 벗어나 2~3%의 이익률을 내는 정도를 기대할 수 있다.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이 체질 개선을 위해 배터리 사업을 신사업으로 육성하고 있다. 배터리 신사업만으로 근본적인 체질 개선이 가능하다고 보시는지.
△롯데케미칼 등 석유화학 기업들이 배터리 소재 사업을 하는 방향 자체는 맞다. 배터리 산업에는 양극재·음극재·전해질·분리막뿐 아니라 여기에 들어가는 다양한 소재가 필요하다. 당장은 공급과잉이지만 배터리 수요는 장기적으로 증가할 것이므로 관련 기술과 노하우를 축적해야 한다. 앞으로 화학 기업은 과거처럼 범용 플라스틱을 대량 생산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배터리 소재, 반도체 소재, IT 소재 등 다품종·소량생산 구조로 전환해야 한다. 다만 근본적인 체질 개선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새로운 소재 사업이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려면 약 10년은 걸릴 수 있다.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이유로 신사업을 하지 않을 수는 없지만, 단기간에 성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해서도 안 된다.
 
-중국 정부는 전기차와 배터리 산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세제 혜택과 석유화학 업종 제외 문제 등이 논란인데, 정부가 가장 시급하게 보완해야 할 지원정책은 무엇인지.
△가장 시급한 것은 R&D 세액공제 확대와 연구인력 신규고용 지원이다. 배터리는 배터리 전공자만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산업이 아니다. 물리·화학·생물 등 기초과학 연구인력이 대규모로 필요하다. 기업들이 이들을 채용해 단기간의 성과와 무관하게 장기 연구를 수행할 수 있도록 정부가 보조금이나 법인세 감면을 제공해야 한다. 이러한 지원은 1~2년짜리 정책이 아니라 정권이 바뀌어도 계속 유지되는 대통령 직속 기구 등을 통해 장기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 WTO 규정에 저촉되지 않도록 제도를 설계하되 고용 인원에 비례해 법인세를 감면하거나 실제 R&D를 수행하는 기업에 세액공제를 확대하는 방식이 가능하다. 한국이 원재료나 시장 규모에서 중국을 앞서기 어렵다면 남은 경쟁력은 기술과 외교다. 반도체·배터리 기업에 대한 R&D 세액공제와 장려정책을 지금보다 두 배 이상 확대할 필요가 있다.
 
-배터리와 석유화학 업종의 회복에 긴 시간이 필요하다면 개인투자자는 앞으로 두 업종에 어떻게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단기적으로 업황이 빠르게 좋아지기는 어렵지만 주가는 실적보다 먼저 움직인다. 미국 전기차 시장이 내년 상반기부터 개선되고 소재 가격도 저점에서 반등한다면 2차전지와 배터리 기업의 주가는 올해 하반기부터 조금씩 움직일 수 있다. 따라서 2차전지는 지금부터 분할매수를 고려할 수 있는 구간으로 본다. 단기간에 주가가 오르지 않더라도 내년 상반기부터 의미 있게 움직이고 하반기엔 성과가 본격화할 가능성이 있기에 시간을 두고 접근할 필요가 있다. 화학 업종은 회복까지 시간이 더 필요해 지금 당장 매수하는 것이 정답인지는 확신하기 어렵다. 올해 연말이나 내년 상반기에 미국·이란 전쟁 종결과 재건 수요 등을 확인한 뒤 조금씩 접근하는 것이 적절해 보인다.
 
-상상인증권 리서치센터장으로 취임한 지 올해로 5년 차다. 그동안 가장 중점을 두고 추진한 변화나 방향성은 무엇인지.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신구의 조화다. 1958년생의 베테랑 애널리스트부터 20대 후반의 젊은 애널리스트까지 함께 일하고 있다. 연륜 있는 애널리스트와 젊은 애널리스트가 조화를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연령의 조화뿐 아니라 섹터와 사람 간의 연합도 강조하고 있다. 젊은 애널리스트끼리, 경험 많은 애널리스트끼리, 또는 경제분석과 산업분석 담당자가 함께 글을 쓰는 콜라보 리포트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상상인증권 리서치센터는 대형 증권사보다 늦게 출범했고 인원도 적은 만큼 젊음과 역동성을 차별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밝고 건강하며 역동적인 '청년 리서치'의 이미지를 구축하는 것이 지향점이다.
 
-상상인증권 리서치센터가 특히 경쟁력을 갖췄다고 평가하는 산업이나 리서치 분야는 무엇인지.
△첫째는 경제와 계량분석 분야다. 경제학 박사인 이코노미스트가 있고, 산업공학 박사도 곧 영입할 예정이다. 거시경제 분석과 수학·퀀트 기반의 계량분석을 결합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둘째는 제약·바이오와 스몰캡 분야다. 하태기 상무가 중소형 제약·바이오 기업을, 생명공학 전공자인 이달미 연구위원이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대형사를 담당하고 있다. 풍부한 연륜과 경험을 가진 인력들이 양 분야를 함께 커버하고 있다는 점이 경쟁력이다.
 
송혜림 기자 divi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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