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유미 기자] 삼성증권의 발행어음 시장 진입이 초읽기에 들어갔습니다. 금융위원회가 이달 정례회의에서 단기금융업 인가안을 최종 의결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발행어음 시장은 8개사 체제로 확대될 전망입니다. 대규모 자산관리(WM) 고객을 보유한 삼성증권의 가세로 시장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기준금리 인상으로 은행 예·적금과의 금리 경쟁까지 격화하면서 후발주자인 삼성증권이 고객 확보와 수익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 초 열리는 금융위원회 정례회의에서 단기금융업 인가안이 의결될 가능성이 큽니다. 금융위 정례회의에서 최종 의결되면 삼성증권은 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KB증권·미래에셋증권·키움증권·하나증권·신한투자증권에 이어 8번째 발행어음 사업자가 됩니다.
앞서 삼성증권의 단기금융업 인가안은 지난 3일 금융위 안건소위원회를 통과했습니다. 금융위는 안건소위에서 심의한 안건을 정례회의에 올려 최종 의결합니다. 삼성증권은 금융감독원의 검사와 제재 절차로 인가 심사가 한 차례 중단됐지만 관련 제재가 마무리되면서 절차가 재개됐습니다. 현재 금융위 정례회의 최종 의결을 앞두고 있습니다.
발행어음은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초대형 투자은행(IB)이 자체 신용으로 발행하는 만기 1년 이내의 단기금융상품입니다. 증권사는 발행어음으로 고객 자금을 조달한 뒤 기업금융과 채권, 대출 등에 운용해 수익을 냅니다. 자기자본의 최대 200%까지 발행할 수 있어 대규모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삼성증권이 합류하면 발행어음 시장은 8개사 체제로 확대됩니다. 이미 시장 규모는 빠르게 커지고 있습니다. 올해 1분기 7개 종합금융투자사업자의 발행어음 조달액은 54조4000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6.1% 증가했습니다.
삼성증권은 후발주자지만 WM 부문에서 강점이 있습니다. 올해 2분기 말 삼성증권의 리테일 고객자산은 652조4000억원, 1억원 이상 고액자산가 고객은 57만2000명으로 집계됐습니다. 기존 고객을 발행어음 수요로 얼마나 전환할 수 있느냐가 초기 시장 점유율을 좌우할 전망입니다.
다만 금리 인상기라는 점은 발행어음 시장의 변수입니다. 한국은행은 지난 8월 기준금리를 연 2.75%에서 3.00%로 0.25%포인트 올렸습니다. 금리 인상으로 은행 예·적금 금리까지 오르면서 발행어음의 상대적인 금리 경쟁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실제 증권사들은 발행어음 금리를 잇달아 올리고 있습니다.
현재 주요 증권사의 1년 만기 발행어음 금리는 3% 후반대에 형성돼 있습니다. 한국투자증권은 개인과 법인 모두 연 4.0%, NH투자증권은 3.95%를 적용하고 있습니다. 미래에셋증권·키움증권 개인·신한투자증권·하나증권 개인은 각각 3.85%입니다. KB증권은 3.8%, 키움증권 법인은 4.0%, 하나증권 법인은 3.8%를 적용합니다.
후발주자인 삼성증권이 빠르게 발행어음 잔액을 늘리기 위해 경쟁력 있는 금리를 제시하면 기존 사업자들도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해 금리를 유지하거나 높여야 합니다. 반대로 삼성증권이 금리를 낮게 책정하면 대규모 고객 기반을 활용하더라도 단기간에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는 데 한계가 있을 수 있습니다.
발행어음은 1년 이내 단기자금인 반면 모험자본 투자는 상대적으로 회수 기간이 깁니다. 의무적으로 공급해야 하는 모험자본 규모가 커질수록 증권사의 운용 부담도 커질 수 있습니다. 조달비용을 웃도는 수익을 내면서 동시에 투자 위험까지 관리할 수 있는 운용처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해지는 셈입니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발행어음은 기존 사업자보다는 은행의 예금 상품과 경쟁 구도가 있다”면서도 “삼성증권이 높은 금리를 제시한다면 수익성이 줄겠지만, 듀레이션 미스매칭을 관리 범위 내에서 적당한 금리를 제시한다면 마진 측면에서는 좋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신유미 기자 yumix@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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