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전격 압색…한진칼 경영권 분쟁 ‘변수’로
경찰, 한진칼 등 ‘압수수색’ 진행
조 회장, 호반 지분 격차 0.42%P
자사주 출연 무효 시 의결권 축소
2026-09-08 13:55:28 2026-09-08 14:23:00
[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대한항공(003490)아시아나항공(020560)의 통합 출범이 꼭 10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측과 호반그룹 간 한진칼(180640) 지분 격차가 0.42%포인트까지 좁혀졌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한진칼이 자사주를 사내근로복지기금으로 출연한 데 대한 경찰 수사까지 시작되면서 향후 경영권 구도에도 변수가 생겼습니다. 향후 경찰 조사 결과와 법적 절차에 따라 자사주 출연이 무효화될 경우 조 회장 측 의결권이 줄어들고, 호반그룹이 한진칼 최대주주로 올라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8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금융범죄수사대 수사3계는 최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배임 등 혐의로 한진칼 등을 압수수색했습니다. 수사는 한진칼이 보유한 자사주를 사내근로복지기금에 출연한 것이 조 회장의 경영권 방어 목적의 결정이었는지를 확인하는 데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의 압수수색은 시민단체의 고발에 따른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지난해 5월 “경영권 방어를 위해 자사주 44만44주를 사내근로복지기금에 출연했다”며 조 회장과 류경표 한진칼 대표이사를 고발했습니다. 당시 한진칼 2대 주주였던 호반그룹은 한진칼 지분을 기존 17.44%에서 18.46%로 확대했습니다. 이후 한진칼은 자사주 44만44주, 지분 0.66%를 사내근로복지기금에 출연한다고 공시했습니다.
 
자사주는 원칙적으로 의결권이 없지만 사내근로복지기금에 출연된 주식에는 의결권이 부여됩니다. 이에 따라 한진칼이 호반그룹의 지분 확대에 대응해 경영권 방어에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이 당시에 제기됐습니다.
 
호반그룹의 지분 확대는 이후에도 이어졌습니다. 한진칼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조 회장과 특수관계인 지분은 20.57%, 호반건설 등 호반그룹은 19.83%였습니다. 호반그룹은 이후 7월 지분을 추가 매입해 20.15%까지 높이면서 조 회장 측과 격차를 0.42%포인트로 좁혔습니다.
 
한진칼 쪽은 호반과의 지분 격차가 상당히 좁혀진 것에 대해 개의치 않는다는 입장을 보여왔습니다. 하지만 최근 분위기가 달라졌습니다. 대한항공과 전략적 협력 관계를 맺고 있는 일본항공(JAL)이 한진칼 지분을 취득하면서 시장에서는 대한항공 측이 경영권 방어를 위한 우호 지분 확보에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일본항공은 구체적인 취득액과 지분율은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일본항공 측은 “한진칼의 장기적인 시장 가치 등을 고려해 자체적으로 내린 투자 결정”이라고 했습니다. 양사는 공동 운항과 마일리지 협력을 확대하고 화물, 지상조업, 훈련시설 공동 활용, 지속가능항공유(SAF) 조달 등으로 협력 범위를 넓힐 계획입니다.
 
시장에서는 이번 경찰 수사의 향방과 함께 한진칼의 자사주 출연이 법적으로 유효한지를 주목하고 있습니다. 경찰 수사와 이후 법적 절차를 통해 자사주 출연 자체가 위법·무효라는 판단이 확정될 경우 해당 주식은 한진칼로 반환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사내근로복지기금이 보유한 0.66% 지분의 의결권이 다시 사라지면서 조 회장 측의 의결권 기준 지분은 19.91%로 낮아집니다.
 
반면 현재 20.15%의 지분을 보유한 호반그룹이 조 회장 측을 제치고 한진칼 최대주주에 올라설 가능성이 생깁니다. 다만 호반그룹이 최대주주에 올라선다고 해서 곧바로 경영권이 넘어가는 것은 아닙니다. 조 회장 측 우호 세력으로 분류되는 델타항공(14.9%)과 산업은행(10.58%)의 지분까지 고려하면 조 회장 측이 경영권을 유지하는 데는 큰 문제가 없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한진칼 쪽은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할 것”이며 “조사 결과가 나오면 (사내근로복지기금 처분) 등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했습니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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