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돌아온 벤처머니)②AI·로봇에 몰린 뭉칫돈…게임 투자 76% 급감
ICT·전기·기계 투자 87% 급증…첨단산업이 성장 견인
초기기업 대형투자 75% 집중…AI·로보틱스 쏠림 뚜렷
2026-09-11 06:20:00 2026-09-11 06:20:00
이 기사는 2026년 09월 8일 15:53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상반기 국내 벤처투자가 2022년 호황기 기록을 넘어섰다. 신규 벤처투자액은 8조 8676억원으로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고, 벤처펀드 결성액도 8조 4366억원으로 역대 두 번째로 많았다. 다만 외형 회복만으로 시장이 정상 궤도에 올랐다고 보기는 이르다. <IB토마토>는 ▲자금 공급 주체 ▲투자 쏠림 ▲초기기업 낙수 효과 ▲지역 투자 불균형 등 네 가지 축을 통해 벤처투자 회복의 구조와 지속 가능성을 짚어본다.(편집자주)
 
[IB토마토 윤상록 기자] 올해 상반기 벤처투자가 역대 최대를 기록한 가운데 자금 상당수가 정보통신기술(ICT) 업종으로 집중되며 투자 증가세를 이끈 것으로 나타났다. ICT·전기·기계·장비 통합 투자가 전년 동기 대비 87% 급증한 반면 게임은 76% 줄었다. 초기기업 대형투자 유치 상당수는 AI·로보틱스에 집중됐다. 
 

(사진=중소벤처기업부)
 

ICT·전기기계 투자 급증…게임만 급감

 

8일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업종별 벤처투자는 ICT서비스가 1조 8600억원(비중 21.0%)으로 가장 많았다. 전기·기계·장비가 1조 5359억원(17.3%), 바이오·의료가 1조 5041억원(17.0%)으로 뒤를 이었다. 최근 AI 솔루션 등 분야로 투자 축이 옮겨간 결과로 풀이된다.

 

증가율로 보면 투자금 이동이 더욱 뚜렷하다. 상반기 ICT제조 투자가 1조 145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3.3% 증가했다. 전기·기계·장비는 90.4%, ICT서비스는 62.2% 늘었다. 벤처투자가 전반적으로 회복됐지만 신규 유입 자금의 상당 부분은 ICT와 첨단 제조 분야가 흡수한 셈이다.

 

중기부는 AI 반도체와 메모리칩, 휴머노이드 등 반도체·로보틱스 분야에서 1000억원 이상 대형 투자가 이뤄지면서 관련 업종의 투자 증가세를 견인한 것으로 분석했다. 과거 플랫폼 기반 서비스 중심이었던 ICT 투자가 최근 AI 솔루션을 비롯한 AI 활용 기술로 옮겨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바이오·의료 투자 역시 전년 동기 대비 53.6% 증가했다.

 

반면 상반기 게임 투자는 42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6.3% 급감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전년 동기 3.1%에서 0.5%로 감소했다. 지난해 상반기 1788억원의 25% 수준이다. 화학·소재(14.3%)와 영상·공연·음반(32.1%)은 늘긴 했으나 증가 폭이 ICT·전기·기계 업종 대비 완만했다. 

 

게임 업종 투자 위축이 일시적 조정인지 구조적 소외인지를 두고 투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된다. 성장 동력이 AI로 옮겨가며 상대적으로 자금이 비켜갔다는 해석과, 향후 AI를 접목한 신작 개발 등으로 자금이 다시 붙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병존한다. 게임 투자 위축이 산업 사이클에 따른 일시적 조정인지, 투자시장 내 구조적인 투자 우선순위 변화인지는 향후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사진=중소벤처기업부)

 

초기 대형투자액 75% AI·로보틱스…쏠림 지속 여부 주목

 

중기부에 따르면 벤처투자회사·조합 기준으로 대형 투자를 유치한 초기창업기업은 16개사(4218억원)로 파악됐다. 이 가운데 9개사(3153억원)가 AI·로보틱스 분야에 속했다. 기술력을 앞세운 딥테크 스타트업에 창업 초기부터 대형 자금이 붙었다는 분석이다. AI·반도체·로보틱스 분야 기업들이 초기 단계부터 성장성과 기술력이 인정받으면서 100억원 이상의 대형 투자를 유치할 수 있었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글로벌 벤처시장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글로벌 자산운용 정보기관 프레킨(Preqin)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글로벌 벤처투자는 5150억달러(한화 약 690조 9240억원·원달러환율 1341.6원 기준)로 전년 동기 대비 191% 늘었다. 이 중 약 70%가 AI·반도체 등 정보기술(IT) 업종에 투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선 기술력 있는 초기기업에 대형 자금이 몰리는 구조 자체는 산업 재편의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보고 있다. 일부 업종의 자금 가뭄이 심화하면 산업 저변이 좁아질 수 있다는 분석도 공존한다. 올해 하반기 벤처투자 동향을 보고 비(非) ICT 업종 투자 회복세가 나타나는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벤처투자 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운용사마다 투자 기조는 다를 수 있는데, 최근 게임 투자는 코로나19 당시 대비 대체적으로 감소한 측면이 있다"라며 "다만 게임에 활용되는 ICT 기업으로의 자금 유입은 공고한 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상록 기자 ys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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