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보라 기자] 애플이 2007년 첫 아이폰을 선보인 지 19년 만에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에 뛰어들었습니다. 2019년
삼성전자(005930)가 처음으로 폴더블폰을 출시한 이후 화웨이 등 중국 업체들이 잇따라 시장에 뛰어든 가운데, 글로벌 스마트폰 1위 애플도 처음으로 폴더블 제품을 내놓은 것입니다. 애플은 그동안 폴더블폰의 약점으로 지적돼 온 화면 주름과 힌지, 내구성 등을 다듬은 뒤 제품을 선보이는 전형적인 후발 진입 전략을 택했습니다. 애플의 진입으로 삼성전자 중심의 폴더블 시장 판도가 재편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애플은 9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 쿠퍼티노에서 열린 신제품 공개 행사에서 첫 폴더블폰 ‘아이폰 듀오’를 공개했습니다. 존 터너스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아이폰 듀오를 두고 “오리지널 아이폰 이후 아이폰의 가장 큰 변화”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함께 설계했을 때 무엇이 가능한지를 보여주는 제품”이라고 말했습니다. 존 터너스 애플 CEO는 지난 1일 팀 쿡의 뒤를 이어 취임한 뒤 이번 행사에서 처음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아이폰 듀오는 접었을 때 5.4인치 외부 화면을 사용하고, 펼치면 7.6인치 내부 화면으로 확장됩니다. 화면 면적은 아이폰18 프로맥스보다 약 50% 큽니다. 프레임에는 티타늄을 적용했고, 내부 화면에는 빛 반사를 줄이는 나노 텍스처 마감을 적용했습니다. 화면 가운데 접히는 주름도 줄였습니다. 애플은 내부 디스플레이와 힌지 구조를 개선해 주름의 가시성을 최소화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힌지는 100개가 넘는 부품으로 구성됐으며, 원하는 각도에서 화면을 고정할 수 있는 프리스톱 구조를 적용했습니다.
접은 상태에서 사용하던 앱을 펼치면 콘텐츠가 내부 대화면에 맞춰 자연스럽게 확장됩니다. 두 개 앱을 동시에 띄우는 멀티태스킹과 애플펜슬도 지원합니다. 펼쳤을 때는 얇은 베젤의 작은 아이패드 미니와 비슷한 형태입니다.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에는 아이폰18 프로와 같은 2나노 공정 기반 ‘A20 프로’를 탑재했습니다. 후면에는 4800만화소 메인 카메라와 4800만화소 초광각 카메라를 탑재했습니다.
존 터너스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9일(현지시각) 미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애플 캠퍼스에서 열린 신제품 발표 행사에서 참석자들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갤럭시 Z폴드8과 직관적으로 비교되는 부분은 휴대성입니다. 아이폰 듀오는 펼쳤을 때 두께 5.2㎜, 접었을 때 11.3㎜, 무게 254g입니다. 갤럭시 Z폴드8은 각각 4.5㎜, 9.7㎜, 201g으로 삼성 제품이 53g 가볍고 접었을 때 1.6㎜ 얇습니다. 애플이 짧고 넓은 형태와 대화면 활용성을 강조했다면 삼성은 8세대에 걸쳐 두께와 무게를 줄이며 휴대성을 개선해왔습니다.
아이폰 듀오의 핵심 부품인 폴더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는 삼성디스플레이가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배터리는 일반 사용 기준 최대 24시간을 지원합니다. 가격은 256GB 기준 1999달러로, 국내 출고가는 329만원부터입니다. 한국은 1차 출시국에 포함돼 10월16일부터 사전예약을 받고, 23일부터 정식 판매를 시작합니다.
제품을 직접 체험한 해외 IT 매체에서는 대체로 화면과 힌지 완성도에 긍정적인 평가가 나왔습니다. 미국 IT 전문 매체 더버지(The Verge)는 화면 주름이 거의 눈에 띄지 않고, 외부 화면에서 사용하던 앱이 펼친 화면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점과 애플펜슬·멀티태스킹 등 대화면 활용성을 강점으로 꼽았습니다. 다만 경쟁 제품보다 무게와 두께가 부담스럽고, 장기 내구성과 실제 배터리 성능은 더 지켜봐야 한다고 짚었습니다.
해외 유튜버와 인플루언서들 사이에서는 화면을 손가락으로 쓸었을 때 굴곡이 크게 느껴지지 않고, 나노 텍스처 마감으로 표면이 다소 매트하게 느껴진다는 반응이 나왔습니다. 기기를 펼쳤을 때 스피커가 대각선 방향에 위치해 가로나 세로 어느 방향에서도 스테레오 음향을 듣기 편하다는 의견도 이어졌습니다.
9일(현지시각) 미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애플 캠퍼스에서 열린 신제품 발표 행사에서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가 공개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애플이 경쟁사보다 늦게 폴더블 시장에 진입한 대신 기존 제품의 약점으로 지적돼 온 화면 주름과 내구성, 사용성을 다듬은 뒤 제품을 내놓는 전형적인 애플식 전략을 택했다고 봤습니다. FT는 “애플의 첫 폴더블은 완성도 못지않게 소비자가 2000달러에 가까운 가격을 받아들일지가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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