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주하 기자] 한국거래소가 애프터마켓을 개장하면서 퇴근 후 주식거래 시장을 둘러싼 한국거래소와 넥스트레이드의 경쟁이 본격화됩니다. 코스피·코스닥 상장주식 대부분을 오후 8시까지 실시간으로 거래할 수 있게 되면서 투자자의 종목 선택 폭도 넓어집니다. 향후에는 거래 종목 수뿐 아니라 수수료와 유동성, 체결 환경이 두 시장의 경쟁력을 가를 것으로 전망됩니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오는 14일부터 오후 4시부터 8시까지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을 대상으로 애프터마켓을 운영합니다. 정규장이 오후 3시30분 끝난 뒤 시간외 종가 매매를 거쳐 오후 4시부터 저녁 거래가 시작됩니다. 이에 따라 기존 오후 4시부터 6시까지 운영되던 시간외 단일가 매매는 폐지됩니다. 일정 시간 주문을 모아 하나의 가격으로 체결하던 방식 대신 매수와 매도 호가가 맞으면 즉시 거래가 성사되는 접속매매 방식이 적용됩니다.
거래 대상도 기존 장외시간 시장보다 대폭 확대됩니다. 현재 넥스트레이드 애프터마켓에서는 약 600개 종목이 거래되고 있지만 한국거래소는 투자경고 종목과 정리매매 종목 등 일부를 제외한 코스피·코스닥 상장주식 대부분을 거래 대상으로 삼습니다. 현재 코스피·코스닥 상장 종목은 2766개입니다.
다만 상장지수펀드(ETF)와 상장지수증권(ETN)은 제외됩니다. 정규장보다 유동성이 낮을 수 있는 저녁 시간대에 가격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을 고려한 조치입니다.
주문 방식에도 제한이 적용됩니다. 지정가와 최우선지정가, 최유리지정가 주문만 가능하고 시장가 주문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거래가 뜸한 상황에서 시장가 주문이 체결될 경우 투자자가 예상한 가격과 실제 거래가격의 차이가 커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거래소의 가세로 오후 4시부터 8시까지는 넥스트레이드와 거래시간이 겹칩니다. 투자자가 시장을 직접 지정하지 않으면 증권사가 가격과 체결 가능성, 총 거래금액 등을 비교해 최선집행기준에 따라 주문을 처리합니다.
두 시장이 내세우는 강점은 다릅니다. 한국거래소는 거래 가능한 종목이 많다는 점이 강점인 반면 넥스트레이드는 프리마켓과 애프터마켓을 먼저 운영하며 정규장 전후 거래 기반을 확보했습니다. 투자자 주문을 확보하기 위한 두 시장의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저녁 시간대 거래 수요가 두 시장에 어떻게 나뉠지는 지켜봐야 할 부분입니다. 정규장보다 거래 참여자가 적은 상황에서 주문이 분산될 경우 시장별 유동성과 호가에 차이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거래 가능한 시장과 종목이 늘어난다는 점에서는 투자자 편의가 높아질 수 있다"며 "결국 저녁 시간대에 충분한 유동성을 확보하고 안정적으로 주문을 체결할 수 있느냐가 시장 경쟁력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한국거래소는 애프터마켓을 시작으로 거래시간을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증시 인프라의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기 위해 글로벌 거래소의 시간 연장 동향을 지속 모니터링할 것"이라며 "향후 단계적인 거래시간 연장을 검토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김주하 기자 juhah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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