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중고'에 다시 돌아선 외국인…채권마저 이탈
전쟁 리스크·금리 인상 우려에 투심 악화
AI 속도 조절론까지…"공격적 비중 확대 어려워"
1500→1300원대 환율 급락…원화 채권, 3년반만 순매도
2026-09-14 18:06:24 2026-09-14 18:13:20
[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고유가와 고금리, 상존하는 중동 전쟁 리스크 등 악재가 중첩되면서 코스피의 박스권 탈출이 요원해지고 있습니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증시 이탈이 다시금 가속화되고 있는 모양새인데요. 최근에는 급격한 환율 하락으로 채권 시장에서도 3년 반 만에 투매가 나타났습니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지난 11일까지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는 5조270억원을 순매도했습니다. 지난  9일까지 첫 일주일을 1조3000억원대의 순매수로 시작해 외국인 귀환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으나 유가 급등과 글로벌 국채 금리 상승 등 대외 악재에 기세가 꺾였습니다.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 등의 집계에 따르면 외국인은 올 초부터 8개월 연속 월간 순매도를 기록 중입니다. 증시 변동성이 극에 달했던 지난 6월 49조3360억원을 내다파는 등 8개월간 총 164조9400억원가량을 순매도했습니다. 
 
 
외국인 투심 위축은 매크로 환경 악화에 기인합니다. 호르무즈 통항 회담 연기와 사우디 송유관 피격 등 중동 전쟁 리스크가 다시금 고조되면서 국제유가가 100달러를 재차 돌파한 데다, 미국의 장기국채 상승으로 연준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높아진 탓입니다. 여기에 그간 증시 상승을 야기했던 인공지능(AI) 투자에 대한 우려가 커진 점 역시 증시 흐름에 부정적 영향을 줬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대규모 자사주 매입을 본격화하면서 기타법인의 순매수가 지수 하단을 받쳤음에도 외국인 투매를 막아내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송재경 디멘젼투자자문 대표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인상 사이클이 시작된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며 "과거 선례를 봤을 때 (금리인상 시) 적어도 3~4개월은 주식이 부진한 경향이 있었다"라고 외국인 투자자들의 위험회피 성향이 강해진 배경을 짚었습니다. 이어 그는 "AI 개발 속도 조절론도 대두되고 있어 당분간은 (주식) 비중을 공격적으로 가져가기 어려운 상황이 될 것"이라며 위험자산 비중을 줄이는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외국인 자금 유출은 채권시장에서도 포착됩니다. 채권발행시장(DCM) 업계 등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달 국내 채권을 8397억원 순매도했습니다. 지난 7월 1조8119억원 순매수에서 한 달 만에 매도 우위로 전환한 것입니다. 월간 순매수액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2023년 1월 이후 처음입니다. 
 
외국인의 채권 보유잔고 감소세도 뚜렷합니다. 외국인 채권 보유액은 지난 7월24일 356조5579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이후 이달 2일 343조6321억원까지 줄었습니다. 최근 5년 중 가장 큰 감소 폭입니다. 
 
환헤지를 반영한 원화 채권의 금리 매력이 약해진 것이 채권 투자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 꼽힙니다. 다만 채권시장에서의 자본 이탈은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는 경향이 짙습니다. 
 
송 대표는 "채권 투자자들에게는 환율이 가장 중요한 요인"이라며 "원·달러 환율이 단기간에 1500원대에서 1300원대로 급격히 떨어졌기 때문에 수익을 확정짓고 싶은 수요가 생겼을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그는 또 "현재 미국 국채에 대한 수요가 크지 않은 탓에 G7 국가를 제외한 제3국 통화로 표시된 채권이 주목받고 있다"며 "로컬 커런시 중에서는 한국과 싱가폴을 제일 좋게 보는 측면이 강하다"면서 단기 조정 쪽에 무게를 뒀습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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