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현경 기자] 한국거래소(KRX)가 정규장 종료 후에도 주식을 거래할 수 있는 애프터마켓을 처음으로 개장한 가운데 첫날부터 1조8000억원이 넘는 거래대금이 몰렸습니다. 거래시간 확대에 대한 투자자들의 수요는 확인됐지만 일부 종목에서는 얇은 호가와 낮은 유동성으로 주가가 급등락하는 등 변동성이 크게 나타났습니다. 다만 거래소는 이 같은 움직임이 애프터마켓에만 나타나는 현상은 아니며, 원래 유동성이 낮은 종목에서는 정규장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KRX 애프터마켓의 거래량은 7224만주, 거래대금은 1조8177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정규장과 애프터마켓을 합친 KRX 전체 거래대금은 27조6000억원 수준으로, 애프터마켓이 전체의 약 6.6%를 차지했습니다. 투자자별로는 개인투자자 비중이 93%에 달했습니다. 개인은 537억원을 순매수했고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63억원, 480억원을 순매도했습니다.
비슷한 시간대 운영되는 NXT 애프터마켓의 거래대금도 1조7000억원대로 집계되면서 KRX와 NXT 양 시장을 합친 애프터마켓 거래 규모는 3조5000억원을 웃돌았습니다. 기존 NXT가 애프터마켓 거래 종목을 600여개로 제한했던 것과 달리 KRX에서는 관리·정리매매 종목과 일부 투자유의종목 등을 제외한 코스피·코스닥 상장주식 대부분을 거래할 수 있습니다.
일부 종목에서는 가격이 크게 출렁였습니다. 특히 정규장에 비해 매수·매도 주문이 상대적으로 적은 종목에서는 적은 거래에도 주가가 급격하게 움직이는 모습이 나타났습니다.
실제로 KRX 애프터마켓에서 정적·동적 변동성완화장치(VI)는 총 1637회 발동됐습니다. 정규장에서 발동된 400회의 4배가 넘는 수준입니다.
VI는 주가가 단기간에 급격하게 움직일 경우 약 2분간 단일가 매매로 전환해 가격 급변을 완화하는 시장 안정 장치입니다. 다만 거래소는 애프터마켓에서 VI가 특별히 다른 기준으로 적용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 거래소 관계자는 “VI 발동 기준은 정규장이나 애프터마켓이나 동일하다”며 “애프터마켓이라서 특별히 VI가 많이 발동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했습니다.
거래소는 정규장보다 시장 참여자가 적은 데다 애프터마켓 개장 첫날이라는 특성이 겹치면서 일부 종목에서 일시적으로 유동성이 부족해졌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호가창에 쌓인 매수·매도 잔량이 많지 않은 종목은 상대적으로 적은 주문만으로도 가격이 크게 움직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거래소 관계자는 “원래 유동성이 적은 종목들이 있고, 관리종목이나 매매정지 종목이 아니더라도 초저유동성 종목 일부는 정규장에서도 똑같은 현상이 나타난다”며 “정규장에서 거래가 많이 이뤄지는 종목은 원래 거래가 활발한 종목이고, 애프터마켓에서는 평소 거래가 많지 않은 종목까지 대부분 거래할 수 있기 때문에 일부 종목의 움직임이 눈에 띄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 같은 유동성 차이는 일부 종목에서 두드러졌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한화갤러리아(452260)입니다. 한화갤러리아는 애프터마켓 개장 직후 매수세가 몰리면서 오후 4시20분께 3070원까지 상승했습니다. 전일 종가 대비 상승률은 14.6%였습니다. 이후 상승분을 빠르게 반납하면서 오후 7시50분에는 2635원까지 내려왔습니다. 장중 고점과 저점의 차이는 19.2%에 달했습니다.
코스닥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이 나타났습니다.
포니링크(064800)는 애프터마켓 개장 직후 3150원까지 올라 시가 대비 29.9% 급등했지만 오후 7시50분에는 2435원으로 떨어졌습니다.
밸로프(331520) 역시 한때 시가 대비 30% 오른 2990원까지 올랐다가 2370원으로 내려오며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했습니다.
거래 방식에 대한 혼선도 있었습니다. KRX는 정규장 종료와 함께 미체결 주문을 취소하고 애프터마켓에서는 지정가 주문만 허용하는 반면, NXT는 별도로 취소하지 않은 지정가 주문을 애프터마켓까지 유지합니다. 같은 종목에 같은 가격으로 주문하더라도 어느 시장으로 전송됐느냐에 따라 주문 유지 여부가 달라지는 셈입니다. 일부 증권사에서는 SOR(최선주문집행) 시스템과 관련해 NXT 프리마켓 주문의 체결 조회가 지연되거나 취소·정정 주문이 정상적으로 처리되지 않는 전산장애도 발생했습니다.
한국거래소 서울 사옥. (사진=한국거래소)
김현경 기자 khk@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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