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보라 기자]
LG전자(066570)와
삼성전자(005930)가 아파트 등 공동주택용 히트펌프 실증에 잇달아 나서고 있습니다. 그동안 단독주택 중심이던 국내 히트펌프 보급이 공동주택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양사도 관련 시장 공략을 서두르는 모습입니다. LG전자는 세대별 냉·난방에 공용부 중앙 급탕을 결합한 방식을, 삼성전자는 세대별 냉·난방·급탕 통합형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LG전자가 국내 최초로 주민들이 실제 거주 중인 아파트 단지에 히트펌프를 설치해, 한국형 냉·난방 및 급탕 전기화 실증에 나선다. 사진은 이번 실증사업에서 중앙 급탕 시스템에 적용되는 LG전자 공기열원 히트펌프 '써마브이(Therma V)' 실외기. (사진=LG전자)
LG전자는 15일 제주특별자치도, 제주개발공사, 한국생산기술연구원과 ‘공동주택 냉·난방 전기화 및 P2H(Power to Heat) 실증사업’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습니다. 서귀포시 효돈동 신효아파트 12세대에 히트펌프 냉·난방 시스템과 중앙 급탕 시스템을 구축하는 사업입니다. 실제 주민이 거주 중인 공동주택에 히트펌프를 적용하는 것은 국내 최초라는 설명입니다. LG전자는 오는 10월까지 설계를 마치고 공사에 들어가 12월 준공한 뒤 실증을 시작할 예정입니다.
LG전자가 제시한 공동주택 모델은 세대별 히트펌프 냉·난방 시스템과 중앙 급탕 P2H 시스템을 결합한 방식입니다. 이는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잉여전력을 열로 바꿔 저장한 뒤 급탕에 활용하는 시스템입니다. 각 세대에는 실외기 한 대로 냉방과 바닥 난방을 제공하는 히트펌프를 설치하고, 온수는 1층 필로티 등 공용부에 설치한 공기열원 히트펌프와 대용량 급탕 탱크를 통해 공급합니다. 세대마다 급탕 탱크를 설치할 필요가 없어 공간 부담을 줄여주고, 기존 보일러와 가스 배관도 히트펌프로 대체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삼성전자도 공동주택용 히트펌프 시장 공략에 나섰습니다. 지난 7월 경기 용인 삼성물산 주거성능연구소에서 실제 아파트와 동일하게 조성된 환경에 ‘EHS 올인원’을 설치하고 실증에 착수했습니다. 앞서 지난 6월에는 제주도의 실제 단독주택에 EHS 히트펌프 보일러를 설치해 실증을 시작했습니다. EHS 올인원은 실외기 한 대로 냉방과 바닥 난방, 급탕을 함께 처리하는 시스템입니다. 세대별로 냉·난방과 온수를 통합하는 방식으로, LG전자가 세대별 히트펌프로 냉·난방을 맡기고 온수는 공용부 중앙 급탕 시스템을 통해 공급하는 것과 차이가 있습니다.
아울러 광주사업장에 EHS 히트펌프 보일러 생산라인을 구축해 이달 말부터 본격 양산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수원에는 히트펌프 전담 교육장을 마련해 설치·서비스 인력 교육도 시작했습니다. 유럽 시장에 먼저 선보인 EHS 올인원은 국내 실증을 거쳐 연내 출시한다는 계획입니다.
정부는 올해 태양광 설비를 갖춘 단독·연립주택 등을 대상으로 히트펌프 설치비의 70%, 가구당 최대 980만원을 지원하는 보급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오는 2030년까지 69만대, 2035년까지 350만대의 히트펌프를 보급한다는 목표 아래, 제주와 경남 지역 공동주택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히트펌프는 연소 과정 없이 외부 열을 활용해 냉난방하는 방식으로 에너지 효율이 높고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다만, 초기 설치비와 전력요금 체계, 저온 환경에서의 효율 확보 등은 보급 확대 과정에서 함께 검토해야 할 과제로 꼽힙니다.
삼성전자이 주거성능연구소에 설치된 고효율 히트펌프 'EHS 올인원'. (사진=삼성전자)
오세기 LG전자 ES연구소장 부사장은 “실제 입주민이 거주하는 아파트를 대상으로 한 이번 실증은 공동주택 특성에 최적화된 히트펌프 냉·난방·급탕 전기화 모델을 검증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국내 주거 환경의 탈탄소 전기화 전환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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