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UNIST서 임시 개교"…울산 영재학교 유치 '승부수'
'더부살이' 감수하며 개교 일정 단축 묘안
과학고 내놓은 경남 등 타시도 맹공에 맞불
지리적 이점·산업 대전환 내세워 정성평가 공략
2026-09-30 14:14:35 ㅣ 2026-09-30 16:45:09
[울산=뉴스토마토 하주화 기자] 울산시교육청이 울산과학기술원(UNIST)에서 ‘과기원 부설 영재학교’를 임시 개교하는 방안을 추진합니다. 당초 안보다 개교 일정을 1년 앞당겨, 열세에 놓인 공모 경쟁에서 국면전환을 이끌어내겠다는 복안입니다.
 
29일 <뉴스토마토> 취재를 종합하면 울산교육청은 영재학교 유치를 위해 신입생 첫 학기를 UNIST 캠퍼스에서 시작하는 이른바 '선(先) 개교' 전략을 폅니다.
 
울산은 그동안 경쟁 지자체들이 기존 과학고를 영재학교로 전환하는 ‘즉시 개교’를 무기로 내세운 것과 달리, 폐교 예정인 울산미용예술고 리모델링을 고수해 왔습니다.
 
이 경우 재학생들이 완전히 졸업하는 2031년 2월 이후에나 본격적인 전면 공사가 가능해, 정상적인 출발 시점이 2032년 3월로 밀리는 치명적인 약점을 안게 됩니다. 타 시·도 대비 일정이 뒤처질 경우 정부 공모 심사에서 감점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컸습니다. 특히 같은 동남권에서 UNIST 부설 영재학교를 노리고 있는 경남과의 경쟁에서 열세가 예상돼 왔습니다.
 
수세에 몰린 울산교육청이 공사 기간을 최대한 압축하고, 완공 전 6개월의 공백기는 UNIST 건물을 빌려 메우는 방식의 묘안을 짜냈습니다. 미용고 재학생들의 사용 빈도가 낮은 과학실·미술실 등을 학기 중 부분 공사한 뒤, 2030년 12월 조기 방학 직후 실습실 철거 및 본공사에 돌입해 다음 해 8월 완공한다는 구상입니다. 개교 시점을 2031년으로 앞당기기 위한 조치입니다.
 
울산과기원(UNIST) 모습. (사진=UNIST)
 
계획대로라면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2031년 3월, 영재학교 신입생 60명(3학급)은 선발과 동시에 UNIST 캠퍼스로 입학합니다. UNIST 내 유휴 강의동과 기숙사동에서 6개월간 1학기를 보내고, 미용예술고 리모델링이 마무리되면 2031년 9월 본교사로 이동해 학사를 이어가게 됩니다.
 
이렇게 ‘더부살이 개교’라는 고육책을 써서라도 속도전에 뛰어든 데에는 교육청의 절박함이 엿보입니다. 이는 영재학교가 단순한 학교가 아니라, 지방의 생존이 걸린 미래 산업을 육성할 베이스캠프라는 점을 무겁게 인식하고, 유치전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로 풀이됩니다.
 
물론 시기를 1년 당긴다 해도,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당초 목표로 밝힌 '2029년 3월 개교'에 맞춰 기존 과학고를 내놓은 타 시·도에 비하면 여전히 2년가량 늦습니다. 울산교육청은 절대적인 시간의 불리함을 '지역 특화 강점'으로 상쇄하겠다는 전략입니다.
 
UNIST와의 뛰어난 지리적 접근성은 물론, 울산이 주도하는 '제조업 기반 산업 대전환(AX)'의 비전을 교육 과정과 연계해 과기정통부를 설득한다는 방침입니다. 단순한 속도전을 넘어, 졸업생들이 지역 산업 생태계에 미칠 파급력을 강조해 심사위원들의 긍정적인 평가를 이끌어 내겠다는 겁니다.
 
울산교육청 관계자는 “UNIST와 마지막 조율을 거친 뒤 공모 계획서에 해당 내용을 담아 과기정통부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과기정통부가 영재학교가 없는 전국 7개 시·도를 대상으로 하는 '과기원 부설 영재학교 지정·전환' 공모에는 현재 울산을 포함해 총 5개 지자체가 뛰어든 상태입니다.
 
울산=하주화 기자 j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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