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적반하장 담화'에도…NSC '9일째' 미소집
2015년, 나흘만 NSC 소집 후 '대북 확성기'
청와대 "정확한 보고쳬계 이어져…진상조사 먼저"
2026-09-30 17:46:42 ㅣ 2026-09-30 18:04:19
[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군사분계선(MDL) 이남 지역에서 북한이 매설한 지뢰가 발견됐음에도 북한은 '서울의 자작광대극'이라는 적반하장식 담화를 내놨습니다. 담화를 발표한 김여정 북한 노동당 총무부장은 되레 '반격수단 증강' 조처까지 예고했습니다. 하지만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 지뢰 폭발 사고 이후 9일째가 넘었음에도 이재명정부의 국가안전보장회의(NSC)는 열리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집니다. 
  
군이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에서 발생한 폭발 사고 원인이 북한군 지뢰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발표한 가운데 29일 경기도 파주시 접경지역에서 우리 군 초소와 북한군 초소가 마주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여정 "서울의 자작광대극"…2015 '되풀이'
 
김 부장은 <조선중앙통신>에 '도발의 장본인들은 자작광대극의 대가를 각오해야 할 것'이라는 제목의 담화를 내고 "이번 사건은 도발 시기와 수법에 있어서 10여년 전 세상을 소란하게 했던 '목함지뢰 사건'을 그대로 방불케 하는 명백한 자작극"이라고 주장했습니다. 
 
2015년 박근혜정부 시절에 발생한 목함지뢰 사건은 북한군이 MDL을 넘어 매설한 지뢰의 폭발 사고입니다. 당시에도 북한은 북한 지뢰라는 우리 측 발표에 대해 '자작극'이자 '날조'라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김 부장은 이번에도 "간과할 수 없는 것은 이번에도 한국무장깡패들이 근거 없는 결과를 조작하고 '합당하고 상응한 조치 시행'을 공공연히 운운하며 우리에 대한 정치·군사적 도발을 '정당화할 명분'을 만들어내고 있는 사실"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는 야권 등에서 '대북 확성기 가동'을 상응 조치로 요구하고 있는 것에 대한 반발입니다. 
 
특히 우리 군의 경고 사격 혹은 실지 사격이 있을 경우를 가정해 "우리 국경부대들은 즉시적이고 가차 없는 보복을 가할 것"이라며 "그에 대한 대응행동 지침은 국경선 방어구분대들에 하달된 상태"라고 위협했습니다. 이미 한·미 합동 현장조사를 통해 MDL 이남 지역에서 북한군 대인지뢰 1발이 발견됐음에도 오히려 적반하장식 주장을 되풀이한 겁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이제라도 NSC서 상응 조치 점검해야"
 
지난 2015년 우리 정부의 대응은 사고 발생 이후 현장조사에서 김관진 당시 국가안보실장의 NSC 회의 주재로 이어졌습니다. 사고가 발생한 지 나흘 만에 열린 NSC였습니다. 해당 회의는 1차 현장조사 결과 북한이 MDL 이남 지역에 매설했다는 점이 분명해진 뒤에 열렸습니다. 그 결과 정부는 11년 만에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며 '상응 조치'에 나섰습니다. 
 
당시 야당이었던 민주당은 박근혜정부를 향해 정부 대응이 늦었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또 박근혜 전 대통령이 아닌 김 전 실장 주재로 열린 NSC라는 점에 대해서도 '직무 유기'라는 주장을 내놨습니다.
 
이와 관련해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현재 진성준 국방위원장의 주장"이라며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렸는가"라고 되물었습니다. 
 
하지만 청와대와 군 당국에 따르면 이재명정부에서는 아직까지 NSC가 열리지 않았습니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이와 관련해 "관련된 사안은 정확한 보고 체계에 의해서 보고되고 지시되고 있다"며 "가장 중요한 건 진상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조사 이후의 대응이라고 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대신 국방부를 중심으로 사고 발생 다음 날 전군 주요 지휘관 회의를 열었고, 합동참모본부 현장조사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한·미 합동 현장조사에 들어갔습니다. 다만 이 과정에도 약 일주일이 소요되며 '늑장 대처'라는 지적이 쏟아졌습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사고 피해 장병을 찾아 위로했지만 정부 주도 NSC는 열지 않았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안보 전문가는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초기에 북한의 의도성을 파악하기 어려워 NSC를 통한 대응보다는 군 자체의 조사가 중요했던 시기는 맞다"면서도 "이미 일정 부분 밝혀진 상황에서는 상응 조치를 위해서라도 NSC를 열어 결단을 해야 할 때"라고 짚었습니다. 
 
윤석열정부 통일부 장관을 지낸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은 "통상적으로 탄도미사일만 쏘더라도 NSC가 소집이 되고 그랬지 않나"라며 "(대통령 순방 일정에 따라) 한국에 남아 있는 NSC의 최상위이자 상급자 주도하에서라도 NSC가 반드시 열렸어야 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날 DMZ 지뢰 폭발 사고 등을 논의하기 위한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현안 질의에도 정부·여당이 불참하면서 '반쪽 회의'에 그치기도 했는데요. 이 대통령은 최신예 이지스 구축함 '대호김종서함' 진수식에 축사에서 "남의 힘에 기댄 안보는 그 나라 사정이나 상황이 바뀌면 함께 흔들린다"며 "자주국방은 곧 주권"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 스스로 지킬 수 있어야 우리 앞날을 우리 스스로 정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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