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롯데, AI·청정에너지·바이오 사업화 속도…미래 성장동력 확보
AI 데이터센터 겨냥 등 고부가 소재 중심 체질 전환
암모니아를 수소·발전으로…청정에너지 밸류체인 확대
2026-09-30 18:37:38 ㅣ 2026-09-30 18:3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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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최용민 기자] 롯데그룹이 기존 사업의 고도화와 미래 산업 진출을 동시에 추진하며 기술 경쟁력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산에 맞춰 고부가 회로박 생산을 확대하는 한편, 암모니아를 활용한 수소·발전 사업으로 청정에너지 영역을 넓히고 있다. KAIST와 공동 연구개발 거점을 구축해 반도체 소재와 배터리, 탄소중립, 바이오 등 차세대 기술 확보에도 나섰다.
 
아울러 바이오 사업에서는 송도 생산시설 구축을 마무리하고 미국 시러큐스 생산거점과 연계한 글로벌 CDMO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단순한 연구개발에 머물지 않고 원천기술 확보부터 생산과 고객 확보까지 연결하는 기술사업화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롯데의 미래 성장 전략으로 풀이된다.
 
울산 하이드로젠파워 1호 전경. (사진=롯데)
 
먼저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전기차 시장에 집중됐던 전지박 사업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AI와 데이터센터용 회로박 사업을 키우고 있다. AI 가속기와 서버, 네트워크 장비에서는 대용량 데이터를 빠르게 전달하기 위해 신호 손실을 낮춘 고사양 동박이 필요하다. 특히 HVLP(초극저조도) 동박은 PCB의 고속 신호 전송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소재로 꼽힌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이에 대응해 익산공장의 생산구조를 고부가 회로박 중심으로 전환하고 있다. 기존 연간 3700톤 수준이었던 회로박 생산능력을 올해 약 6700톤으로 확대하고, 2027년 상반기에는 1만6000톤까지 늘릴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익산공장에 약 500억원을 투자한다.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에 따라 실제 생산량도 증가하고 있다. 회사는 2026년 2분기 가동률이 77%까지 상승했다고 밝혔으며, 회로박과 ESS용 전지박 등 고부가 제품의 판매 확대를 통해 수익성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롯데정밀화학은 기존 암모니아 유통사업을 기반으로 수소와 발전 분야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 암모니아 기반 수소 생산·발전 솔루션 기업 아모지(Amogy)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롯데정밀화학이 보유한 암모니아 조달·저장·유통 인프라와 아모지의 암모니아 크래킹 및 발전 기술을 결합하는 방식이다. 양사는 그린암모니아를 활용한 수소충전소, 분산형 발전, 선박용 벙커링 등 세 분야에서 협력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수소 발전 사업도 확대되고 있다. 롯데케미칼과 SK가스, 에어리퀴드코리아가 참여한 롯데SK에너루트는 20MW 규모 울산하이드로젠파워1호의 상업운전을 시작했다. 앞서 가동한 2호 발전소와 함께 연내 총 80MW 규모의 수소연료전지 발전사업을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롯데는 미래 기술을 자체적으로 개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외부 연구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기술 확보 속도를 높이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대전 KAIST 본원에 문을 연 ‘롯데 x KAIST R&D센터’다. 롯데가 건축기부금 100억원을 지원하고 KAIST가 자체 기금을 더해 조성한 연구거점으로, 지하 1층·지상 6층, 연면적 4298㎡ 규모다.
 
연구 분야는 바이오 지속가능성, 탄소중립 에너지·소재·공정, 첨단식품·헬스케어 등이다. 시스템대사공학과 바이오연료·플라스틱, 그린수소, 신재생에너지, 배터리 등 롯데의 미래 사업과 연결될 수 있는 기술이 연구 대상에 포함된다. 특히 이번 센터는 연구실에서 개발한 기술을 실제 사업으로 연결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원천기술 연구부터 실험과 시제품 제작, 기술사업화까지 한 공간에서 진행할 수 있도록 연구 인프라를 구축했다. 연구 과정에는 AI도 활용해 개발 효율을 높일 예정이다.
 
계열사별 전략기술 연구도 병행한다. 롯데케미칼은 AI 반도체용 저유전 소재와 방열소재, 롯데정밀화학은 의약용 셀룰로오스 소재,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AI 데이터센터용 초고속 전송 회로 소재 등을 연구 대상으로 삼는다. 확보한 기술을 그룹의 실제 사업으로 연결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
 
롯데의 바이오 사업은 생산시설 확보를 넘어 글로벌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을 본격적으로 가동하는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지난 6월 인천 송도 바이오캠퍼스 제1공장의 주요 건설을 마치고 사용승인을 받았다. 2024년 착공 이후 약 2년 만에 생산시설 구축을 완료한 것이다. 제1공장은 총 12만리터 규모로 1만5000리터급 스테인리스 스틸 배양기 8기를 갖췄다.
 
생산시설에는 자동화 제조관리시스템과 디지털 기반 운영체계가 적용됐다. 이를 통해 원료와 생산 과정, 품질관리 등을 데이터 기반으로 관리하고 고객사의 생산 요구에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가 주목하는 또 하나의 경쟁력은 미국 시러큐스 바이오 캠퍼스와 송도를 연결하는 ‘듀얼 사이트’ 전략이다. 시러큐스에서는 초기 임상 및 개발 단계의 생산을 담당하고 송도에서는 대규모 상업생산을 맡는 방식이다. 고객 입장에서는 임상 단계에서 상업생산으로 넘어갈 때 생산거점을 바꾸면서 발생하는 기술 이전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에 롯데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바이오 전시회와 파트너링 행사에도 적극적으로 나선다. 10월 CPHI Milan과 Bio Japan, World ADC San Diego 등에 참가해 송도의 대규모 생산능력과 한·미 듀얼 사이트 체계, 디지털 제조기술 및 ADC 플랫폼 등을 알리고 잠재 고객과의 협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롯데의 최근 움직임을 종합하면 미래 사업 전략의 공통점은 기술 자체보다 기술을 실제 사업과 매출로 연결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점이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AI 데이터센터라는 새로운 수요처를 겨냥해 기존 동박 생산설비를 고부가 회로박 중심으로 재편하고 있다. 롯데정밀화학은 암모니아 유통망을 수소·발전·선박연료 분야로 확장하며 기존 인프라의 활용도를 높이고 있다.
 
롯데케미칼 등 화학 계열사는 KAIST와 공동 연구를 통해 AI 반도체와 배터리, 탄소중립 소재 등 차세대 기술을 확보하고, 롯데바이오로직스는 대규모 생산시설을 기반으로 글로벌 CDMO 시장에서 고객 확보에 나서고 있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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