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예멘 후티 반군의 사우디아라비아 본토 공습과 홍해 항로 마비가 겹치면서, 현대차의 중동 공장 가동 이후 부품 조달과 완성차 공급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사우디 국부펀드(PIF)와 합작해 짓는 중동 첫 생산 거점은 현재까지 직접적인 피해는 없지만, 올 4분기 가동을 앞두고 현대차의 위기관리 역량이 주목됩니다.
현대차 사우디아라비아 생산법인(HMMME) 공장 착공식. (사진=현대차)
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가 사우디 국부펀드와 손잡고 중동 첫 생산 거점으로 건설 중인 ‘킹 살만 자동차 산업단지’는 후티가 공습 대상으로 지목한 라빅에서 남쪽으로 불과 40km 거리에 있습니다. 예멘의 친이란 무장단체인 후티 반군은 최근 사우디 수도 리야드의 킹 칼리드 국제공항과 라빅 지역의 국영석유회사 아람코 정유시설 등을 겨냥해 탄도미사일과 드론 공습을 벌였다고 밝혔습니다.
사우디 서부 킹 압둘라 경제도시(KAEC)에 조성된 이 산업단지에는 현대차 사우디 생산법인(HMMME)의 공장이 들어서고 있습니다. 현대차 공장 건설 현장이나 한국인 직원들의 직접적인 인명·물질적 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다만 현지 숙소에 머물던 직원들이 공습 상황을 목격했고, 숙소에서 6~7km 떨어진 정유시설에서 연기와 불길이 보였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더 큰 문제는 장기화하고 있는 홍해 물류 마비 사태입니다. 후티 반군이 홍해 남부 해로와 핵심 관문인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장악해 봉쇄하면서, 글로벌 해운사들은 홍해 통항을 포기하고 아프리카 희망봉을 도는 우회 노선을 택하고 있습니다. 항로가 길어지며 해상운임이 급등했고, 이는 가동 이후 부품 조달과 완성차 물류 전반의 비용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현대차 사우디 공장은 가동 이후 부품 조달과 완성차 공급이 모두 물류망에 달려 있어 공급망 이슈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현대차는 2023년 PIF와 반제품조립(CKD) 공장 설립을 위한 합작투자 계약을 맺었는데, CKD는 부품을 해외에서 들여와 현지에서 조립하는 방식입니다. 사우디는 중동 전체 자동차 시장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핵심 시장으로, 현대차는 이곳을 중동을 넘어 아프리카와 유럽까지 아우르는 공급망의 전초기지로 삼겠다는 구상입니다.
HMMME는 현대차가 30%, 사우디 국부펀드가 70%의 지분을 보유한 합작 생산법인입니다. 지난해 5월 착공식을 열고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갔으며, 전기차와 내연기관차를 한 라인에서 함께 만드는 혼류 생산 방식으로 연간 5만대 규모의 공장을 짓고 있습니다. 현지 인기 모델과 친환경 전략 모델을 중심으로 생산한다는 계획입니다.
현대차는 이런 상황에서도 계획대로 올해 4분기 첫 차량 생산에 나선다는 방침입니다. 274억원 규모의 현지 인재 육성 프로그램을 가동하는 등 사업도 예정대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현대차는 “공격 소식 직후 현지 직원과 건설 현장의 안전 상태를 점검했으며, 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이 커지고 있는 만큼 현지 상황을 계속 예의 주시한다”는 입장입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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