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행 직전까지 보호관찰관과 식사"…구월동 흉기난동 전말
보호관찰관과 식사 뒤 상가로…1시간 뒤 흉기 난동
피해자 10명으로 늘어…인근 시민 5명이 피의자 제압
무좀 치료 불만에 1인 시위…흉기 소지 수사도 받아
보호관찰·전자감독에도 범행…예방체계 실효성 우려
2026-10-14 17:04:58 ㅣ 2026-10-14 17:26:59
[뉴스토마토 송정은 기자] 지난 13일 발생한 인천 구월동 흉기 난동 사건을 계기로 강력범죄 전력자에 대한 관리·감독 부실과 범죄 예방 체계의 실효성이 다시 지적되고 있습니다. 살인미수 전력으로 전자발찌를 착용한 흉기난동 피의자는 범행 당일 보호관찰관과 면담하고 점심식사까지 했지만, 불과 1시간여 뒤 시민 10명을 공격했습니다. 앞서 흉기 소지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았고 이 사실이 법무부에도 통보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사전에 파악된 위험 징후가 실제 범죄 예방으로 이어지지 못한 배경에 관심이 쏠립니다.
 
보호관찰관과 식사 후 범행…피해자만 10명
 
14일 인천남동경찰서에 따르면 살인미수 혐의로 체포된 A씨(59·남)는 전날 오후 1시48분쯤 인천 남동구 구월동의 씨앤씨(see&see) 상가 건물 2층 식당가에서 흉기를 휘두르기 시작해 시민 10명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피해자는 2층에서 7명, 3층 주차장에서 3명으로, 남성 4명과 여성 6명입니다. 이 가운데 20대 여성은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된 뒤 기계호흡에 의존하며 치료받고 있습니다.
 
인천 구월동 씨앤씨 상가 폐쇄회로(CC)TV에 포착된 피의자 A씨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범행 당일 오전 8시42분쯤 자택을 나와 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에서 상담을 받은 뒤 오전 11시20분쯤 보호관찰관과 면담했습니다. 이어 오전 11시55분쯤 보호관찰관과 점심식사를 했고, 낮 12시29분쯤 경인교대역에서 지하철에 탑승해 1시6분쯤 인천시청역에 내렸습니다. 이후 도보로 이동해 한국방송통신대학교에 잠시 머무른 뒤 오후 1시44분쯤 범행 장소에 도착했습니다.
 
이후 A씨는 복합상가 2층에서 흉기 두 자루를 양손에 테이프로 고정하고 오후 1시48분부터 4~5분간 상가 내 피해자들을 향해 흉기를 휘둘렀고, 오후 1시53분쯤 사건 현장 인근에 있던 시민 5명에게 제압됐습니다. 이후 신고를 받고 출동한 관할 지구대 경찰관들이 시민들로부터 A씨의 신병을 인계받았습니다.
 
"큰 범행 저지르면 관심 가질 것"…경찰 수사에 불만
 
A씨는 지난 7월 인천 계양구의 한 병원에서 피부질환(무좀) 치료를 받았으나 증상이 호전되지 않자 병원에 항의했고, 이후 병원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흉기를 소지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게 된 A씨는 병원 측 신고로 수사까지 받게 된 데 대한 불만을 알리기 위해 범행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A씨는 큰 범행을 저지르면 자신의 불만에 관심을 가질 것으로 생각했고, 범행 대상으로는 자신보다 힘이 약해 보이는 사람을 골랐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경찰은 전했습니다. 다만 경찰은 A씨가 범행 동기와 장소 선정 이유 등에 대해 일관되지 않게 진술하거나 답변을 거부하고 있어 프로파일러를 투입해 정확한 경위를 조사 중입니다. 
 
흉기 소지 수사 사실 통보됐는데…전자감독 실효성 논란
 
A씨는 과거 전처를 살해하려 한 혐의로 징역 4년을 선고받고 복역했으며, 2019년 출소한 뒤 전자발찌를 착용해 왔습니다. A씨에 대한 전자감독 기간은 2029년까지이며, 이번 범행 당시에도 전자발찌를 착용하고 있었습니다.
 
인천계양경찰서는 지난달 A씨가 병원 앞에서 식칼을 소지했다는 신고를 접수해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당시 폐쇄회로(CC)TV에는 A씨가 시위용 팻말에 구멍을 뚫기 위해 식칼을 사용하는 모습이 담겼지만, 경찰은 행인을 직접 위협한 정황이 확인되지 않아 공공장소 흉기 소지 혐의 성립 여부를 검토해 왔다고 설명했습니다.
 
계양경찰서는 지난 4일 A씨를 입건하고 6일 조사하면서 법무부 보호관찰 담당자에게 수사 사실을 전화로 통보했습니다. A씨는 10일 경찰에 식칼을 임의 제출했지만, 사흘 뒤 다른 흉기를 이용해 범행을 저질렀습니다. 경찰과 법무부가 A씨의 흉기 소지 수사 사실을 인지한 상태였다는 점에서, 해당 정보가 이후 위험성 평가와 관리·감독에 어떻게 반영됐는지가 쟁점입니다.

전자발찌로도 못 막은 범행…"예방순찰 실효성 의문"
 
법무부는 사건 당일 A씨가 상담과 보호관찰관 면담을 진행했고 전자발찌 훼손이나 준수 사항 위반도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전자감독은 대상자의 위치와 이동 경로, 준수 사항 위반 여부를 파악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어 흉기 소지나 돌발적인 폭력 행위까지 실시간으로 확인하기는 어렵습니다.
 
한 현직 경찰관은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일반적인 전자발찌 착용자 정보가 일선 지구대에 개별적으로 전달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전자감독 대상자의 관리는 법무부가 맡고 있어 지역 경찰이 대상자의 동향을 상시 파악하며 순찰하는 구조는 아니라는 겁니다.
 
30년 이상 경찰에서 근무한 한 전직 경찰관은 "전자발찌가 훼손되거나 대상자에게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법무부에서 경찰에 통보한다"고 했습니다. 다만 전자감독 업무를 모두 경찰이 맡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기관 간 역할 분담 자체에는 필요성이 있다고 봤습니다.
 
지난 13일 인천 남동구 구월동의 한 마트 식당가에서 발생한 흉기 난동 현장에 경찰과학수사대가 현장조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다중이용시설에서의 예방순찰 역시 실효성을 점검할 부분입니다. 경찰은 2023년 신림역 흉기 난동 사건 이후 기동순찰대를 운영하며 가시적인 순찰을 강화했지만, 현장에서는 순찰 확대만으로 돌발 범죄를 막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또 다른 현직 경찰관은 "기동순찰대의 가시적인 순찰 활동이 실제 범죄 예방에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는 의문"이라며 실효성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했습니다.
 
한편 경찰은 A씨의 신상 정보 공개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심의위원회를 이번 주 안에 개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범행의 중대성과 피해 정도, 국민의 알권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얼굴과 이름 등 신상 정보 공개 여부를 결정할 방침입니다.
 
송정은 기자 johnnyso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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