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G손보 매각 또 무산…청산-재매각 기로
업계 "매각 지체될수록 청산이 타산에 맞다고 판단할 것"
2025-03-13 17:01:44 2025-03-14 08:23:43
[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메리츠화재가 끝내 MG손해보험 인수를 포기하면서 총 다섯 차례 추진된 매각이 모두 실패로 돌아갔습니다. 재매각에 나설 가능성도 있지만, 시간이 지체될수록 정상화 투입 효율성이 떨어지는 만큼 청산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입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메리츠화재는 이날 "각 기관의 입장 차이 등으로 지위를 반납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메리츠화재가 지난해 12월 예금보험공사로부터 MG손보의 보험계약을 포함한 자산부채이전(P&A) 거래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을 때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MG손보지부(MG손보 노조)는 고용 불안 등을 이유로 실사를 반대했습니다. 전체 직원의 10% 고용승계와 비고용자 위로금 250억원을 주겠다는 협상안도 통하지 않았습니다.
  
MG손보가 청·파산하게 될 경우 124만명의 보험 가입자 중 일부는 피해를 볼 수 있습니다. 보험 계약자들은 예금자보호법에 의해 5000만원 내에선만 해약환급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미 가입을 중단한 세대의 실손보험도 기존 조건으로 재가입하기 어려워집니다. 또한 MG손보 임직원 600여명은 모두 일자리를 잃게 됩니다.
 
MG손보 노조 측은 "(고용승계율을 높이기 위해) 영업 포트폴리오가 많이 겹치지 않는 선에서 손해보험사도 괜찮지만 최선은 손해보험업 라이선스가 없는 지주사가 최적이라고 판단한다"며 "청·파산이 되지 않도록 각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런 가운데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예금보험공사는 "시장에서도 MG손보의 독자생존에 대해 우려가 커지고 있어, 정부는 이를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며 "법과 원칙에 따라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는 공통 입장을 밝혔습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고용 승계율이나 구조조정 정도를 파악하려면 실사가 선행돼야 하는데 그것마저 못하니 메리츠 입장에선 선뜻 끌어안기 힘들었을 것"이라며 "매각이 늦어질수록 정상화에 투입해야 하는 돈이 더 불어나게 되면서 차라리 청산이 타산에 맞다고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지난해 8월20일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MG손해보험지부가 금융위원회 앞에서 메리츠화재의 MG손해보험 인수전 참여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고 있는 모습.(사진=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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