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명신 기자]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24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3대 신성장 사업 내 선택과 집중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한다고 밝혔습니다. 올해 설비투자(CAPEX) 규모는 1조원 이상 줄여나갈 계획입니다.
LG화학 신학철 부회장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제24기 정기주주총회'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LG화학).
신 부회장은 이날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3대 신성장 동력의 질적인 성장을 통해 포트폴리오를 고도화하겠다”며 “3대 신성장 동력 내에서도 우선순위를 선정하고, 선택과 집중을 통해 경쟁력을 높이도록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전지 재료 부문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경쟁 우위를 강화하고, 지속 가능성 부문은 성장할 영역을 선별해 육성할 계획입니다. 신약 부문은 후기 단계의 항암 자산 확보를 추진합니다.
이어 “모든 비용을 원점에서 면밀히 분석 후 내부 효율성을 개선하고, 효율적인 투자를 위한 우선 순위 조정과 최적의 자원 투입으로 재무 건전성을 지속 확보하겠다”고 했습니다.
신 부회장은 정기 주주총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올해 설비투자에 대해 “현금 흐름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올해 사업 계획은 2조5000억~2조7000억원이지만 여러 우선순위를 통해 1조 원 이상 줄이겠다"고 밝혔습니다.
석유화학업계의 불황 장기화로 투자를 원점 재검토하고 재무 건전성 확보에 주력하겠다는 뜻일 재차 밝힌 것입니다. LG화학의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9167억원으로 전년 대비 63.8% 줄었습니다. 특히 석유화학 부문은 1360억원의 적자를 냈습니다.
신 부회장은 지난해 설비투자 규모가 15조원 정도로 과도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대부분 LG에너지솔루션 쪽이었다”며 “(그를 제외하고) 지난해 2조7000억원 정도였는데 다 쓰지 못했다. 화학 자체만 보면 투자를 많이 줄였다”고 해명했습니다. LG화학은 LG에너지솔루션의 지분 81.84%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자회사 투자 부담이 연결 실적에 반영되는 구조입니다.
이에 재무구조가 과거에 비해 악화하면서 시장에서는 LG화학이 자금 마련을 위해 추가적인 조치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꾸준히 나오고 있습니다. 자회자 LG에너지솔루션 지분 매각, 여수 나프타분해시설(NCC) 매각설이 대표적입니다.
신 부회장은 LG에너지솔루션 지분 매각에 대해 “여러 옵션 중 하나로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여수 NCC 2공장 매각에 대해서도 “여러 옵션을 같이 검토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신 부회장은 석유화학산업에 대한 정부 지원의 필요성도 재차 강조했습니다. 한국화학산업협회장직도 역임하고 있는 신 부회장은 “연구개발(R&D) 세제 혜택이나 기술 개발 쪽 국책 과제를 통해 협조하는 부분에 대해 (정부와)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또한 "정부와 업계가 합심해 경쟁력 강화를 위해 더 노력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정부에서는 후속 조치를 차근차근 준비하는 것으로 안다"고 답했습니다. 정부는 지난해 말 공개한 석유화학 산업 경쟁력 제고 방안에 대한 후속 대책을 올해 상반기 중 발표할 예정입니다.
한편 이날 주총에선 신 부회장을 포함한 이사 및 감사위원 선임 안건이 모두 원안대로 통과됐습니다. 이사 보수 한도는 지난해와 동일한 70억 원으로 책정됐습니다.
이명신 기자 si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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