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업계, 매각·비상경영 속출

카카오VX 매각·구조조정에 직원 불안감스마트스코어, 올해도 비상경영체제…자회사 매각도'위기 속 노림수' 이례적 행보도…골프존, 의류사업 확장

[뉴스토마토 신대성 기자]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골프업계가 불황에 접어들며 주요 기업들이 사업 축소 및 매각에 나서고 있습니다. 카카오(035720)VX는 벤처캐피탈에 매각될 처지에 놓였고, 스마트스코어는 비상경영체제를 유지하면서 구조조정과 자회사 매각을 통해 돌파구를 찾고 있습니다.

 

반면, 위기를 기회로 만들려 도전하는 곳도 있습니다. 골프존(215000)은 업황 부진에도 골프웨어 시장에 새롭게 진출하며 정반대 전략을 펼치고 있어 업계의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카카오VX, 매각 결정… 노조 반발 거세

 

27일 골프플랫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VX는 지난해 골프용품, 헬스케어 플랫폼, NFT 사업 철수를 결정한 데 이어, 올해는 아예 모회사인 카카오게임즈(293490)가 회사를 매각하기로 하면서 변곡점을 맞았습니다. 현재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벤처캐피탈(VC) 뮤렉스파트너스가 주목되고 있는 가운데, 내부 직원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카카오VX 내부 분위기는 어수선합니다. 회사가 VC에 매각되면 기업 투자 차익을 얻어야 하기 때문에 살벌한 구조조정이 필수적이기 때문입니다. 카카오 노동조합은 카카오게임즈 측이 '비핵심 사업 정리'라는 명목으로 직원들을 거리로 내몰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카카오 노동조합 '크루유니언'에 따르면 최근 카카오VX 구조조정 규모는 50~100명 수준으로, 전체 직원의 10%에 달합니다.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크루유니언)가 지난 19일 경기도 성남시 카카오 판교아지트 앞에서 포털 서비스 '다음'을 운영하는 콘텐츠 CIC(사내독립기업)의 분사와 카카오VX 매각을 반대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스마트스코어, 비상경영 지속… 사업 축소 가속화

 

골프장 IT솔루션 사업을 영위하는 스마트스코어도 비슷한 상황에 놓였습니다. 지난해부터 적자 사업을 과감히 정리하며 구조조정을 진행한 데 이어, 최근에는 자회사 맥케이슨을 사모펀드에 매각했습니다. 스마트스코어는 한때 국내 골프 IT 시장에서 독보적인 성장세를 보였지만, 골프장 이용객 감소와 함께 작년부터 희망퇴직·정리해고 등 비상경영체제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특히 골프용품 오프라인 유통 사업에서도 철수했습니다. 지난해 2월 야심 차게 오픈한 대형 오프라인 스토어(스마트스코어 스토어·퍼플핀) 운영을 종료하면서, 오프라인 골프용품 사업에서 손을 뗐습니다. 올해도 지속적인 회사 규모 축소가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사업 확장 전략을 펼쳤던 스마트스코어가 빠르게 유통사업에서 손을 떼는 것은 골프용품 시장의 불황이 장기화될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스마트스코어가 지난해 2월 600평 규모의 스토어 대구점을 오픈했지만, 불과 10개월만인 작년말에 오프라인 사업을 철수했다. (사진=스마트스코어)

 

골프 인구 감소… 유통 시장도 위축

 

실제 국내 골프 인구는 줄어들고 있습니다. 한국골프장경영협회에 따르면 국내 골프장 연간 이용객 수는 2022년 5058만명에서 2023년 4772만명으로 5.7% 감소했습니다. 업계는 작년과 올해 역시 감소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골프웨어 시장도 침체기에 접어들었습니다. 2024년 국내 골프웨어 상위 20개 브랜드의 총매출은 1조2435억원으로 전년 대비 6.3% 감소했습니다. 한때 6조 원 규모로 성장했던 국내 골프웨어 시장이 골프 인기 둔화와 함께 축소되는 분위기입니다.

 

골프존은 정반대 행보…"골프웨어 신규브랜드 론칭"

 

이런 흐름 속에서도 골프존은 정반대 전략을 선택했습니다. 기존 골프업체들이 구조조정과 사업 축소에 나서는 것과 달리, 오히려 골프웨어 시장에 신규 브랜드를 론칭하며 공격적인 확장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골프존은 지난 2월 새로운 골프웨어 브랜드 '골프존 어패럴'을 선보이며 업계의 관심을 모았습니다. 온라인과 일부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판매하며, 자체 플랫폼을 활용해 유통 마진을 줄이는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엔데믹 이후 골프업계가 전반적으로 위축된 상황에서 골프존의 의류 사업 진출은 이례적인 행보"라며 "골프존이 필드와 스크린골프 시장에서 쌓아온 브랜드 파워를 기반으로 소비자들에게 어떤 반응을 얻을지 주목된다"고 말했습니다.

 

골프존은 지난달 골프 의류 브랜드 '골프존 어패럴'을 공식 론칭했다. 사진은 골프존 GDR아카데미 성남판교점(사진=골프존)

 

신대성 기자 [e-mail]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