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업황 악화 속에서 공사비 인상과 더불어 높은 입찰보증금이 건설사의 정비사업 기피 요인으로 지적됩니다. 건설사가 유동성 확보가 중요해진 상황에서 선별 수주 기조를 취하면서 입찰보증금 규모 변화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잠실우성아파트 재건축 조합은 지난 14일 시공자 선정을 위한 재입찰 공고를 냈습니다. 입찰보증금은 600억원으로, 현금 300억원과 입찰보증보험증권 300억원으로 납부가 가능합니다. 경쟁자로 꼽혔던 삼성물산이 입찰에 불참하면서
GS건설(006360)이 단독 입찰해 유찰됐기 때문입니다.
서울 강남구 개포주공 6·7단지 재건축 조합 역시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을 재공고했는데요. 입찰 보증금은 500억원(현금300억원, 보증서 200억원)으로 책정했습니다. 지난 13일 입찰에는
현대건설(000720) 한 곳만 참여해 유효경쟁이 성립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조합은 유찰된 지 이틀 만에 동일한 조건을 내세워 선정 절차에 나섰습니다.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뉴시스)
용산 정비창전면 제1구역 재개발 조합은 입찰보증금으로 500억원을 책정했습니다. 입찰 참여자는 현금 500억원과 이행보증 보험증권 500억원을 납부해야 합니다. 방배 15구역 재건축 조합도 입찰보증금으로 400억원을 책정했는데요. 현금 200억원과 이행보증보험증권 200억원으로 납부해야 하죠.
건설사들의 수익성이 악화하는 가운데 높은 입찰보증금까지 더해지며 경쟁 입찰을 제한 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건설경기 회복 시점이 불투명 상황에서 최대한 자금을 확보해야 하는데 입찰보증금 문제가 시빗거리가 되는 경우도 있어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것인데요.
GS건설은 입찰보증금 반환 문제로 상계주공5단지 재건축 조합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서울 용산구 남영2구역 재개발조합은
HDC현대산업개발(294870)이 홍보 지침을 위반했다며 입찰 자격을 박탈하고 입찰 보증금 100억원을 몰수했는데요. 현산은 이와 관련해 보증금 반환과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습니다.
부동산 시장 침체가 이어지면서 건설사들이 보수적으로 수주에 나서 도시정비사업에서는 수의 계약이 잇따르고 있는 한편 일부 사업지에서는 시공사 선정에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수익성이 떨어진 상황에서 영업 비용 지출은 부담스러운 데다 수주전에서 승리하지 못하면 마케팅, 설계, 영업비용 등은 고스란히 매몰 비용이 되기 때문인데요.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사업성이 좋은 사업지의 경우 여전히 수백억의 입찰 보증금을 요구하지만, 사업성이 떨어지는 곳은 수억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면서 "주택경기가 안좋다보니 당분간 출혈 경쟁을 피하려는 분위기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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