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머지 4개 쟁점도…중대한 '위헌·위법'
언론·수사서 대부분 밝혀진 중대 위법사유들
2025-04-02 17:41:26 2025-04-02 18:58:42
 
 
[뉴스토마토 이진하·김성은 기자] 국회 봉쇄뿐 아니라 정치인 체포를 비롯해 헌법 기관인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장악 의혹 등 4가지 쟁점에서도 중대한 위헌·위법 소지가 큰 만큼, 내란 우두머리(수괴) 윤석열씨에 대한 탄핵소추안 인용이 초읽기에 들어갈 전망입니다. 소추 사유 5개 중 단 1개만 중대한 위헌·위법으로 인용될 경우 윤씨는 즉시 파면됩니다. 8년 전 박근혜씨도 4개 소추 사유 중 중대한 위헌·위법은 단 1개에 불과했습니다. 탄핵심판 인용 정족수는 재판관 6인 이상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탄핵심판 10차 변론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커지는 '정치인 체포' 의혹
 
2일 정치권과 법조계 의견을 종합하면, 나머지 4개 쟁점 중 핵심은 '정치인 체포' 시도 의혹입니다. 앞서 <뉴스토마토>는 지난 1일 '12·3 비상계엄' 당일 국회 방범용 폐쇄회로 텔레비전(CCTV)을 단독 입수, 민간인 신분인 본지 기자가 계엄군에 의해 포박 시도를 당한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이로써 윤석열씨의 '정치인 체포 지시' 의혹이 사실일 가능성도 커졌습니다. 앞서 국회 청문회에서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이 윤씨의 주요 인사 체포 지시를 폭로했는데요. 이어 김대우 국군방첩사령부 수사단장은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으로부터 주요 인사 체포·구금 지시를 받았다고 진술한 바 있습니다.
 
주요 인사 체포 명단도 나왔습니다.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가 지난해 12월 청구한 여 전 사령관 구속영장에는 총 14명이 명시됐습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 △우원식 국회의장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조해주 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상임위원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 원장 △이학영 국회부의장 △김민석 민주당 의원 △김민웅 촛불승리전환행동 상임대표 △김명수 전 대법원장 △김어준(방송인)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 △권순일 전 대법관 등입니다.  
 
하지만 윤씨는 지난 2월 25일 헌재에서 진행한 최종 변론에서 "의원을 체포하거나 끌어내라고 했다는 주장은 국회에 280명의 질서 유지 병력만 데려간 상태에서 전혀 앞뒤가 맞지 않는 얘기"라고 부인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포고령 '위헌·위법성'
 
비상계엄을 선포한 당일 밤 11시부로 계엄사령부가 발령한 포고령의 위헌·위법성도 중요한 쟁점입니다. 포고령 첫머리에는 '국회와 지방의회, 정당의 활동과 정치적 결사, 집회, 시위 등 일체의 정치활동을 금한다'는 내용이 있는데요. 특히 정치활동 금지 대상에 국회가 포함됐다는 점에서 국회 측은 위헌·위법성을 강하게 내세웠습니다. 계엄 선포 시 국회 활동을 제한할 수 있다는 조항이 없는 데다 국회는 계엄을 해제 요구를 의결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국회 탄핵소추위원장이자 법제사법위원장인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최종변론에서 "피청구인 윤석열은 비상계엄을 해제할 유일한 권한이 있는 국회를 침탈했다"며 "헌법 제77조5항에는 '국회가 재적의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계엄의 해제를 요구한 때는 대통령이 이를 해제해야 한다'고 돼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반면 윤씨 측은 포고령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작성했고 이는 경고성에 불과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윤씨는 지난 1월 23일 증인신문에서 김 장관에게 "실현 가능성은 없는데 상징성이 있으니까 놔두자고 했는데 기억나냐"고 묻기도 했습니다.
 
③'선관위 장악' 시도 의혹
 
윤씨의 탄핵심판 중 또 하나의 핵심은 '선거관리위원회 군 투입'입니다. 선관위는 제1공화국 시기 부정선거에 대한 반성으로 1963년 헌법상 독립기구로 창설했습니다. 때문에 선관위 장악은 헌법기관에 대한 장악으로 위법입니다. 국회 측과 윤씨는 선관위 군 투입의 적법성을 두고 치열하게 다퉜습니다. 그러다 지난 2월 4일 5차 변론기일에 윤씨는 직접 선관위에 군 투입을 한 것은 자신이란 자백에 가까운 진술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선관위에 (군을) 보내라고 한 것은 제가 김용현(전 국방부) 장관에게 얘기한 것"이라며 "범죄 수사 개념이 아니라 선관위에 들어가서 국정원이 다 보지 못했던 선관위 전산 시스템이 어떤 게 있고 어떻게 가동되는지 스크린(점검)을 하라, 그렇게 해서 계엄군이 들어간 것으로 저는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부정선거 의혹이 있어 지시한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실제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비상계엄이 선포된 지난해 12월 3일 오후 10시 30분쯤 선관위 과천청사에 처음 군이 투입됐는데요. 청사 인근에서 대기하던 국군정보사령부 대원 10명이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의 지시에 따라 진입했습니다. 윤씨가 계엄 선포 대국민 담화를 끝낸 지 3분 만이었습니다. 이들은 선관위 직원들의 휴대전화를 압수하고 전산실을 폐쇄했고, 다음 날 출근하는 직원들을 체포할 준비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청래 국회 탄핵소추단장이 지난 1월 21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3차 변론기일 출석에 앞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비상계엄 선포 절차 '적법성'
 
기본적으로 비상계엄을 선포했던 12월 3일 국가 상황을 어떤 상황으로 규정하는가도 핵심 쟁점입니다. 현행 헌법과 계엄법은 계엄 선포를 대통령 권한으로 인정하나, 선포 요건은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는데요. 헌법 제77조 1항은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에 병력으로써 군사상 필요에 응하거나 공공의 안녕질서를 유지할 필요가 있을 때'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그러나 계엄법 2조 2항에는 '적과 교전 상태에 있거나 사회질서가 극도로 교란돼 행정 및 사법 기능의 수행이 현저히 곤란한 경우'란 조건이 붙는데요. 윤씨 측은 거대 야당인 민주당의 '발목 잡기'로 사실상 국정이 마비된 상태라 계엄 선포 요건이 충족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국무위원·검사·감사원장·방송통신위원장 등에 대한 연속 탄핵, 예산안 삭감과 단독 처리 등으로 행정·사법 기능을 수행하기 어려울 지경이란 점도 이유로 들었습니다. 
 
국회 측은 "국가비상사태가 아니었다"라는 입장입니다. 정청래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은 지난 2월 16일 2차 변론에서 "12월 3일 아침은 평범했다. 휴전선은 조용했고 누구도 군사 위협을 느끼지 않는 평온한 하루였다"고 했습니다. 연속된 탄핵에 대해선 직무대행 체제가 마련돼 있어 국정이 마비될 수 없다고 했고 소수의 검사에 대한 탄핵으로 사법 기능이 마비되는 것은 '수사적 과장'이라고 반박했습니다. 
 
이진하 기자 jh311@etomato.com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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