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년치 일감 쌓였다…K-방산, 1분기 실적 ‘청신호’
방산 4사 통합 수주잔고 80조원
수주계약 실적 반영 올해 본격화
유럽 재무장 등 시장 훈풍 지속돼
2025-04-14 15:22:15 2025-04-14 17:31:06
[뉴스토마토 이명신 기자] 글로벌 관세전쟁으로 국내 산업계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국내 방산업체들은 탄탄한 수주잔고를 바탕으로 올해 1분기에도 호실적을 이어갈 전망입니다. 유럽이 재무장에 속도를 내고 있는데다 수출 비중도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서 본격 성장 궤도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중동 사막을 달리고 있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K9 자주포. (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14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방산업체들은 올해도 수주 릴레이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인도에 3710억 규모의 K9 자주포 추가 수출 계약을 맺었습니다. 폴란드와는 4000억원대 현지 자주포 구성품 공급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현대로템은 폴란드와 K2 전차 2차 계약의 막바지 협상을 진행 중이며 한국항공우주산업(KAI)도 일부 중동 국가와 KF-21 전투기 수출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방산업계는 연이은 수주 낭보를 토대로 4~5년치의 일감을 마련했습니다. 지난해 말 기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수주잔고는 약 32조원으로 집계됐습니다. KAI와 LIG넥스원도 같은 기간 수주잔고를 약 20조원 규모로 쌓았습니다. 현대로템은 3조8727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방산 4사의 통합 수주잔고가 80조원을 넘긴 겁니다. 방산업계 성장이 올해도 이어질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입니다.
 
최근 확보한 수주 물량이 실적에 본격적으로 반영되면서 방산업계의 영업이익 실적 전망도 긍정적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전년 동기 대비 1544% 늘어난 6150억원으로 예상했습니다. 특히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1분기 K9자주포와 로켓 천무의 인도가 이뤄지지 않아 어닝쇼크를 기록한 바 있습니다. 이에 전년 동기 대비 실적이 뚜렷하게 개선될 것으로 보입니다.
 
다른 업체들의 기대감도 큽니다. 현대로템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347% 오른 2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KAI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6% 증가한 7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입니다. LIG넥스원의 경우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 늘어난 700억원으로 예상됩니다. 영업이익 성장률이 가장 적지만, 수주잔고가 최고 수준인 만큼 올해 성장세는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K-방산의 해외 수출 비중은 유럽 재무장 움직임 등에 힘입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이태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상황이 급한 동유럽 국가들에게 있어 여전히 한국산 무기는 유력한 선택지 중 하나가 될 것”이라며 “특히 재래식 무기 수주 논의에서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내수 중심의 시장이 중동·유럽·아시아 등으로 확대되고 있는 추세”라며 “이미 입증된 성능으로 일감이 많이 쌓여 있어 성장 동력을 앞으로 더 키워 나가야 할 것”이라 했습니다.
 
이명신 기자 si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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