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칼럼)'혁신의 봄'을 기다리며
2025-04-16 06:00:00 2025-04-16 06:00:00
윤석열씨 파면으로 조기 대선 정국이 본격화되면서 그간 정책 우선순위에서 밀려났던 벤처·스타트업 업계가 다시 기대를 품고 있다. 국정 공백기에 묻혀 추진되지 못했던 정책에 새 동력을 불어넣고자 하는 의지가 어느 때보다 간절하다.
 
업계 주요 협·단체들은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6·3 조기 대선 일정에 맞춰 정책 아젠다를 정리하고 후보자 캠프에 정책 제안서를 전달할 준비에 한창이다. 최근 벤처기업협회를 포함한 8개 협·단체는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등 국회 관계자들과 만나 혁신 산업의 금융 유동성 강화, 근로시간 유연화, 산업 규제 철폐 등 주요 애로사항을 전달했다. 코리아스타트업포럼도 민주당 의원들과 만나 공정 경쟁 환경 조성과 규제 혁신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처럼 업계가 서두르는 이유는 지난 정부에 대한 아쉬움이 크기 때문이다. 윤석열 정부는 집권 초기에 완결형 벤처 생태계 조성, 디지털 인재 10만명 양성, 기업형 벤처캐피털(CVC) 제도 정착 등을 약속하며 업계를 살뜰히 챙기는 듯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정책은 일부만 시행되거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모태펀드 확대 등의 성과도 있었지만, 경기 침체와 고금리 장기화로 투자 활성화 효과는 미흡했다. 여기에 온라인 플랫폼 기업 규제와 근로시간 유연화 지연도 스타트업 현장에 혼선을 가중시켰다. 
 
현장의 목소리는 한결같다. 혁신 생태계를 복원하고 활성화하려면 스타트업의 성장을 가로막는 규제를 과감히 걷어내야 한다는 것. 또한 벤처 투자 생태계에 활력을 불어넣을 실행력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요구한다. 인공지능(AI)·로봇·자율주행·기후테크 등 미래 산업을 선점하기 위한 기회를 더는 놓쳐선 안 된다는 위기감이 크다.
 
정치권 역시 업계 의견을 수렴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된다.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는 "민간만으로는 경제가 제대로 발전하기 어렵다"면서 "정부 단위에서 대대적인 기술·연구개발(R&D) 투자와 벤처·스타트업에 대한 대규모 지원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AI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미국·중국과 함께 AI 3대 강국인 'AI G3'로의 발돋움을 약속했다. 
 
다른 후보들도 청년 창업과 신산업 육성을 주요 공약으로 내걸 전망이다. 저성장과 내수 침체,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혁신 기업을 통한 일자리와 부가가치 창출만큼 확실한 경제 활성화 해법을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벤처·스타트업 업계는 이번 조기 대선을 정책 재도약의 기회로 바라보고 있다. 국회와 정부의 기능이 마비된 사이 대한민국은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할 혁신 역량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다. 이제는 전환의 시점이다. 대선 이후 출범할 새 정부가 업계의 요구에 얼마나 신속하고 구체적으로 응답하는지가 한국 혁신 생태계의 성패를 가를 것이다.
 
오승주 정책금융팀장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