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급등락 줄고 눈치 보기로…커버드콜 투자 적기
‘데일리·타겟’ 커버드콜 ETF, 관세 충격 증폭 반영
‘월만기·한국’ 방어력 양호
방향성 예측 어려울 때 투자 대안
2025-04-16 06:00:00 2025-04-16 06:00:00
[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미국과 중국의 관세 전쟁이 소강상태에 접어들며 시장도 안정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변수가 많아 투자에 적극 나서기는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이런 시기에 관심을 가져야 할 상품이 커버드콜 상장지수펀드(ETF)입니다. 횡보장 또는 완만한 상승이 꾸준히 이어지는 시기에 효과적인 커버드콜 전략이 급등락이 진정된 후부터 빛을 발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커버드콜, 급락장에 타격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4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요 교역국들에 대해 고율의 관세를 발표한 이후 국내 증시에 상장된 커버드콜 ETF들이 큰 폭으로 하락했습니다. 특히 각 ETF 종목들이 기초자산으로 둔 주가·채권지수와 종목 등의 낙폭을 넘어서는 하락률을 기록한 종목들이 많아 눈길을 끌었습니다. 이는 커버드콜 전략의 특성상 주가 등락폭이 일정 수준을 넘어설 경우 손실이 더욱 크게 반영된 탓으로 해석됩니다. 
 
커버드콜(coverd call)은 현물을 매수하는 동시에 콜옵션 매도를 병행하는 전략입니다. 미래 시점의 주가 상승 가능성을 매도해 소액을 이익으로 얻는 대신 실제로 해당 시점에 주가가 크게 올랐을 경우 주가 상승분을 온전히 누리지 못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반대로 주가가 하락했다면 미리 취한 소액의 이익만큼은 손실을 보전할 수 있습니다. 
 
전체 투자 비중에서 콜옵션 매도가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아 추가 수익을 얻는 정도의 전략으로 활용되는데요. 커버드콜 전략을 채용한 ETF의 과거 성과를 보면 해당 ETF가 기초자산으로 추종하는 주가지수 등이 장기간 횡보하거나 완만하게 상승할 때 추가 이익을 꾸준히 쌓아 좋은 성적을 냈습니다. 
 
하지만 지난 4일 미국의 관세율 발표 직후부터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급격히 커졌고 이는 커버드콜 ETF에겐 매우 불리한 환경이었습니다. 그 결과 커버드콜 ETF 종목들의 주가 낙폭이 각 기초자산의 하락률보다 큰 경우가 많았던 것입니다.
 
(표=뉴스토마토)
 
고배당 좇다 손실 확대 
 
다만 커버드콜 ETF 사이에서도 주가 등락률엔 뚜렷한 차이가 발생했습니다. 우선 고배당을 목적으로 콜옵션 매도 비중을 높이거나 분배율을 고정한 상품들의 낙폭이 두드러졌습니다.
 
초기에 상장한 커버드콜 ETF들은 추종하는 기초자산 가격 변동에 초과 수익을 더할 목적으로 활용됐는데요. 최근에 등장한 ETF들은 대부분 고배당을 앞세운 상품들입니다. 콜옵션 매도로 챙긴 수익을 ETF 성과에 쌓지 않고 투자자들에게 분배금으로 지급하는 방식입니다. 
 
게다가 분배율을 높여 주목받기 위해 콜옵션 매도 비중을 높여 설계한 ETF도 많습니다. ETF 종목명에 ‘타겟 커버드콜’이란 이름이 붙은 종목은 분배율을 정해놓고 그에 맞춰 콜옵션 매도 비중을 조절합니다. 연 12%로 설정한 타켓커버드콜 ETF라면 매달 주가의 1%를 분배금으로 지급할 수 있을 만큼 콜옵션을 매도하는 것입니다. ‘고정 커버드콜’이 붙은 ETF는 콜옵션 매도 비중을 고정해놓은 상품입니다. 방식은 달라도 주가 대비 많은 분배금을 지급하는 데 목표가 맞춰져 있습니다. 
 
연 10%가 넘는 분배금을 받을 수 있단 말에 투자자들이 몰렸고 다른 운용사들도 비슷한 ETF 종목을 선보인 결과 현재 시장에 상장된 커버드콜 ETF 중엔 ‘타겟’ 또는 ‘고정’ ETF들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시장이 급등락하는 와중에도 많은 분배금에 맞춰 콜옵션을 매도한 결과 이들 ETF들은 기초자산 하락폭을 넘어서는 주가 하락률을 기록하고 말았습니다. 목표 분배율이 높을수록 콜옵션을 더 많이 팔아서 현금흐름을 늘리게 되는데, 그 대가로 미래의 수익률은 희생했기 때문입니다. 주가가 크게 하락하는 시기엔 콜옵션 매도가 큰 종목 즉 분배율을 높게 잡은 종목들의 낙폭이 커지게 됩니다. 
 
반면 분배금에 치중하지 않은 종목들은 기초자산보다 낮은 하락률로 적절히 방어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들에겐 ‘타겟’, ‘고정’ 커버드콜이 아니란 점 외에도 공통점이 하나 더 있습니다. 이들이 활용하는 콜옵션은 데일리나 위클리가 아닌 기존의 월 단위 상품이란 사실입니다. 
 
2022년부터 미국 주가지수 옵션 만기일이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생기면서 매일 콜옵션 매도가 가능해졌습니다. 데일리 커버드콜은 매일 콜옵션 프리미엄을 챙길 수 있다는 장점이 뚜렷합니다. 하지만 매일 새로운 콜옵션을 거래해 주가가 급락하는 경우 더 낮은 행사가격으로 매도할 수밖에 없습니다. 주가 하락으로 옵션 프리미엄도 크지 않아 손실 보충이 어렵습니다. 매일 거래해 비용도 많이 듭니다. 그 결과 월만기 콜옵션 커버드콜 ETF보다 성과가 더 저조하게 나타난 것입니다. 위클리의 경우 데일리와 월만기 ETF의 중간 성적을 냈습니다. 
 
커버드콜 ETF들의 성과가 부진했던 또 하나의 이유는 한국보다 낙폭이 컸던 미국 증시에 기초한 종목들이 많아서입니다. 지난해 미국 증시가 국내보다 월등한 성과를 내 미국으로 눈을 돌린 투자자들이 많습니다. 이는 커버드콜 ETF 시장에도 영향을 줘 국내 증시엔 미국 주가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종목이 다수 등장했습니다. 순자산 규모도 미국 종목이 더 큽니다. 그런데 더 많이 하락했으니 투자 손실도 그만큼 컸던 것입니다. 
 
(사진=뉴시스)
 
눈치보기 횡보장엔 제격
 
높은 분배금에 홀려 커버드콜 ETF를 선택했다가 후회한 투자자들이 많겠지만, 이제는 오히려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지난주 치열했던 미국과 중국의 공방은 이번 주 빠르게 안정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또 어떤 발언으로 시장을 뒤흔들지 알 수 없으나 서로에게 부담이 크다는 사실이 확인된 이상 확전은 자제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렇다고 시장이 급반등할 계기도 없어 눈치 보기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바로 이런 뜨뜻미지근한 장세가 커버드콜 ETF 투자에는 제격입니다. 다만 미국의 경우 변동성에 대한 민감도가 더 크게 나타나고 있어 미국보다는 주가 부담이 크지 않은 한국 증시에 기초한 커버드콜 ETF가 적절합니다. 데일리보다는 위클리, 위클리보다는 초기 월 만기 상품이 적당합니다. 많은 분배금을 욕심 내는 것도 자제할 필요가 있습니다. 
 
박현정 대신증권 연구원은 리포트를 통해 “변동성지수(VIX)의 상승폭이 크지 않았던 일반적인 하락장에서는 커버드콜 ETF가 기초지수보다 우수한 성과를 보였으나 VIX가 급등하는 급락장에서는 변동성 대비 옵션가격 민감도가 커져 커버드콜 ETF 성과가 더 저조하다”고 설명하고 “최근 관세 압박 수위가 진정되면서 증시 변동성도 낮아지고 있는데, 증시의 방향성을 가늠하기 어려운 지금 같은 국면에서는 커버드콜 ETF가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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