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리플, 제도권으로 성큼
2025-04-17 12:07:55 2025-04-17 12:07:55
엑스알피(리플) 모형 (사진 = 연합뉴스)
 
[뉴스토마토 박재연 기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가상자산 엑스알피(리플·XRP)의 발행사 리플랩스가 '증권성' 성립 여부를 놓고 벌여온 법적 분쟁이 막바지에 이르렀습니다. 일각에서는 사법리스크 해소를 계기로 리플이 현물 상징지수펀드(ETF) 상장에 성공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는데요. 이번 토마토Pick에서는 리플을 둘러싼 소송이 시장에 미칠 영향을 짚어보겠습니다.
 
수년 법적 분쟁, 종결 국면
리플랩스와 SEC는 4월 10일(현지시각) ‘항소 절차 중단 및 합의 준비’를 위한 공동 신청서를 법원에 제출했습니다. 이를 통해 2020년부터 이어온 양측의 소송이 조만간 마무리될 수 있다는 분석에 힘이 실렸는데요. 당시 SEC는 리플랩스를 증권법 위반 혐의로 제소했습니다. 미국 내 증권판매는 불법이기 때문이죠. 다만 미국 뉴욕 남부지방법원은 리플을 증권으로 보기 힘들다고 본 가운데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가상자산 판매 행위는 증권법 위반에 해당한다며 SEC 측의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습니다. 이후 양측은 최근까지도 항소를 이어온 가운데, 소송 사건 해결 확정을 위해 미국 법원에 제출한 항소 일시 중단 신청서가 지난 16일 승인됐습니다. 이를 통해 SEC와 리플 사이에 오랜 기간 이어온 사건 향방이 정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리플, 현물ETF 다음 타자?
리플의 사법리스크가 해소되는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지난해 비트코인, 이더리움 현물 ETF 상장에 이은 다음 타자로 리플이 언급되고 있습니다. 가상자산 리서치 기업 카이코는 "리플이 다른 가상자산보다 다음 현물 ETF로 승인 가능성이 높은 편"이라고 전하면서 압도적인 시장 유동성 및 현물 ETF 신청 건수를 주요 근거로 제시했는데요. 카이코 측 데이터에 따르면, 현재까지 리플의 현물 ETF 신청 건수는 총 10건에 달합니다. 이는 솔라나(SOL·5건), 라이트코인(LTC·3건), 도지코인(DOGE·3건)과 비교하면 상당한 차이죠. 시가총액도 2위 이더리움(ETH), 3위 스테이블 코인 테더(USDT)에 이은 4위를 기록 중입니다. 리플의 현물 ETF 승인 기대감에 앞서 우선 리플 일일 수익률의 두 배를 추종하는 선물 ETF는 최근 시장에 상황된 바 있습니다.
 
'친가상자산' 인사
폴 앳킨스 취임에 기대감↑
이밖에도 대표적인 가상자산 회의론자로 꼽힌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이 도날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을 계기로 자진 사임한 가운데 신임 위원장으로 폴 앳킨스가 최근 공식 취임한 점도 추가 현물 ETF 승인 호재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앳킨스가 최근 디지털 자산 시장에 명확한 규제 체계 구축을 예고하면서 친가상자산 인사로 평가받기 때문인데요. 앞서 그는 지난달 27일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서 "디지털 자산의 모호하고 불명확한 규제가 혁신을 저해하고 있다”며 “합리적이고 일관된 규제 체계를 만드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가격 상승 전망?
앞서 가상자산 시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전쟁 예고 여파로 하락세를 보여 왔는데요. 올해 대장주 비트코인은 고점 대비 20%에 이르는 하락률을 보인 가운데 리플 역시 시장이 흔들리면서 연초와 비교해 30% 이상 떨어졌습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번 사건의 종결이 신임 위원장의 친가상자산 기조와 맞물려 리플이 반등을 보일 것이라는 기대가 이어졌습니다. 잭 레터 재무분석가는 "선물 시장과 탈중앙화 거래소 활동이 복잡성을 더할 수 있다"며 "이더리움 현물 ETF는 유입량이 저조한 반면, 리플은 모멘텀과 글로벌 지원이 강화돼 다를 수 있다"며 중장기적 상승론에 힘을 실었습니다. 또한 그는 리플 현물 ETF가 승인될 경우 현 2.5달러 수준에서 15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내놨습니다.
 
이미 '선반영' 우려도
일각에서는 리플의 사법리스크 해소와 현물 ETF 승인 기대감이 이미 시장에 반영된 상태라며 추가 상승 여력은 없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가상자산 전문매체 더클립토베이직은 '소송 종결로 인한 기대감은 이미 가격에 반영됐다'는 일부 전문가들 주장에 힘을 실었는데요. 앞서 리플은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일인 지난 1월 20일을 전후로 0.5달러에서 3달러까지 500% 이상 급등했습니다. 당시 리플랩스와 대척점에 있던 겐슬러 전 SEC 위원장의 사퇴설이 제기된 상황에서 리플 기반의 스테이블코인(RLUSD) 출시 및 현물 ETF 승인에 대한 기대감이 시장에 반영된 것인데요. 다만 이후에는 상승폭 일부를 반납하고 최근에는 2달러 선으로 밀려난 모습을 보였죠. 이는 리플을 둘러싼 호재들이 시장에 선반영됐음을 보여주는 사례로도 꼽힙니다.
 
리플의 향후 거취
'자산 제도권 편입' 달렸다
지난 3월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에 “미국을 전 세계 가상자산의 수도로 만들겠다”며 리플, 솔라나(SOL), 카르다노(ADA)가 ‘가상자산 전략 비축’의 일부가 될 것이라고 알렸습니다. 그가 지난해 대선 때부터 '비트코인 전략 비축'을 공약으로 내세웠으나 구체적인 가상자산명을 언급한 건 처음인데요. 여기서 전략 비축이란 정부 차원에서 가상자산을 사들여 유사 시 전략 자산으로 운영한다는 개념입니다. 미국의 대표적인 전략 자산으로는 금, 외환, 석유 등이 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의 전략 비축 발언은 가상자산도 그 범위 안에 들 수 있다는 의미를 내포합니다. 구상이 현실화 된다면 가상자산의 공적인 가치를 인정받게 되는 계기가 될 수 있죠. 이러한 배경에서 리플의 현물 ETF 상장까지 이뤄진다면 이후 주요 가상자산의 제도권 편입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박재연 기자 damgomi@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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