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조선 나흘 간 3조원 수주…실적 잔치 ‘본격화’
조선업계, 컨테이너선 점유율 격차↓
대중 견제·미 선박 의무화 등 유리
“최소 2028년까지는 호실적 유지”
2025-04-29 15:40:57 2025-04-29 15:40:57
[뉴스토마토 박창욱 기자] 국내 조선사가 나흘 간 무려 3조원이 넘는 수주 계약을 체결하면서, 중국에 집중됐던 컨테이너선 시장이 한국으로 돌아오는 모양새입니다. 이번 수주 확대는 미국이 중국산 선박에 대해 입항수수료를 부과하기로 결정한 데 따른 글로벌 선사들의 발빠른 대응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됩니다. 여기에 미 정부가 미국산 LNG 운반선 사용 의무화를 발표하면서 국내 조선업계의 실적도 꾸준히 상승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HD현대미포가 2022년 인도한 1600TEU급 컨테이너선. (사진=HD한국조선해양 제공)
 
지난 28일 HD한국조선해양은 2조5354억원의 규모의 컨테이너선 22척을, 삼성중공업은 컨테이너운반선 2척을 5619억원에 계약했다고 각각 밝혔습니다 계약 규모만 3조원이 넘습니다.
 
이번 수주에서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중국 조선사들이 강세를 보였던 컨테이너선 분야에서 국내 조선사들이 대거 계약을 따냈다는 점입니다.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컨테이너선 점유율은 87.8%에 달합니다. 하지만 최근 미국이 중국 관련 선박에 입항수수료를 매기기로 하자, 글로벌 선사들의 컨테이너선 발주가 한국으로 향하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영국 조선해운시황 전문업체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이날 기준 한국의 올해 컨테이너선 수주 점유율은 38.2%로 지난해 11.4%보다 27%p가량 급증했습니다. 중국의 점유율은 86.6%에서 51.2%로 낮아졌습니다.
 
뿐만 아니라 미 무역대표부(USTR)가 지난 27일(현지시각) LNG 운반선의 미국 건조를 장려하기 위해, 3년 뒤부터 미국에서 수출되는 LNG 중 일부는 미국산 LNG 운반선을 사용하도록 의무화하고, 그 비중을 22년간에 걸쳐 점차 늘려나가도록 했습니다. 문제는 이 규칙이 준수되려면 2029년쯤부터는 미국에서 건조된 LNG 운반선이 나와야 하는데, 현재 미국 상황상 불가능하다는게 업계 판단입니다. 결국 미국은 LNG 운반선에서도 국내 조선사들에 러브콜을 보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이에 따라 국내 조선업계의 ‘실적 파티’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의 대중국 견제가 더 강화될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2022년부터 시작된 ‘슈퍼 사이클(호황기)’ 기간 수주한 물량이 본격적으로 실적에 반영되기 때문입니다. 업계에 따르면 최소 2028년까지는 실적 상승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측됩니다. 실제로 HD한조해는 8분기 연속 흑자를 이어가며, 올해 1분기 영업이익 8592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36.3% 증가한 수치입니다. 한화오션은 3분기 연속 흑자를 달성하며 2586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습니다. 전년 대비 388.8% 늘어났습니다. 삼성중공업도 전년 대비 58% 증가한 1231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수주 실적은 보통 3~4년 이후 잡히기 때문에 최소 2028년까지는 견조한 실적이 예상된다”며 “글로벌 정세는 지켜봐야겠지만, 현재 시장 환경은 국내 조선사들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할 여지가 많다”고 했습니다.
 
박창욱 기자 pbtkd@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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