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조 전자전기’ 수주 두고 KAI·한화 vs LIG·대한항공 격돌
사업자 선정, 올해 하반기에 이뤄질 듯
KAI·한화-LIG·대한항공, 컨소시엄 구성
2025-08-20 12:14:39 2025-08-20 14:07:41
[뉴스토마토 박창욱 기자] LIG넥스원과 대한항공이 ‘전자전기’ 사업에 뛰어들겠다고 공식화하면서, 한국항공우주산업(KAI)·한화와 LIG·대한항공이 1조8000억원 규모의 한국형 전자전기 연구개발 사업을 두고 격돌하게 됐습니다. 한화시스템과 LIG넥스원은 전자기전 장비 개발 분야에서, KAI와 대한항공이 장비 탑재를 위한 항공기 개조 분야에서 각각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형 전자전기 개념도. (사진=LIG넥스원)
 
20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방위사업청은 지난달부터 한국형 전자전기 연구개발 사업 입찰 절차에 착수했습니다. 이번 사업은 2034년까지 전자전기 4대를 확보하는 것으로, 정부가 확보한 예산은 약 1조9000억원(공고상 1조7775억원)입니다. 체계 개발부터 양산까지 포함된 규모로, 각 컨소시엄은 현재 입찰 제안서 막바지 검토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업자 선정은 올해 하반기 이뤄질 전망입니다. 
 
LIG넥스원과 대한항공은 지난 19일 입찰 참가를 공식화했고, KAI와 한화시스템 역시 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전자전기는 전시에 전자공격(재밍)을 통해 적의 레이더와 통신을 교란, 아군 전력을 보호할 수 있는 전자전에 특화한 전용 항공기를 의미합니다. 주변 국가의 위협 신호를 수집·분석하는 역할도 수행할 수 있어, 현대전에서는 필수적인 무기체계로 꼽힙니다. 
 
방위사업청이 관리하는 이번 사업은 국방과학연구소가 아닌 방산업체가 주관해, 설계부터 체계 통합까지 직접 맡아 진행합니다. 특히 민항기를 전자전기로 개조하는 방식으로 추진되며, 기체는 캐나다 항공기 제조업체 봄바르디어의 G6500이 선정됐습니다. 해당 기종은 미국에서 이미 전자전기로 개조된 사례가 있어 최종 결정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사업은 기체와 전자장비 부문으로 나뉘며, 기체 부문에서는 KAI와 대한항공이 경쟁을 벌입니다. 이 분야의 핵심은 기체 설계를 변경하는 개조 작업과 전자장비 통합 작업으로, 원활한 비행이 가능하다는 점을 방위사업청으로부터 인증받는 감항 인증 절차도 포함됩니다. 
 
KAI는 국내 유일의 항공기 설계·개조 플랫폼을 보유한 점과 공군 전투기 체계 통합 경험을 내세우며, 이번 사업이 향후 KF-21 기반 전자전 항공기 개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경쟁력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반면 대한항공은 40년 이상 축적한 군용기 개조·정비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 사업이 민항기를 전자전기로 개조하는 성격을 지닌 만큼 경쟁 우위를 자신하고 있습니다. 
 
전자 장비 분야에선 한화시스템과 LIG넥스원이 경쟁합니다. 사업을 수주한 업체는 적국의 레이더 등 전자 정보를 수집·분석하고 재밍(교란 무력화)하는 장비 등을 개발할 예정입니다. 광대역 전자 공격(EA)을 가능케 하는 각종 장비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LIG넥스원은 국방과학연구소와 함께 47년간 축적한 전자기전 기술을 기반으로, 전투기용 ALQ-200, 함정용 SLQ-200K, 차량형 지상 전술전자전 장비 등 지상·해상·공중 전 영역의 전자전 체계를 개발한 점을 부각하고 있습니다. 한화시스템은 디지털 기반의 고출력 재밍(전파 교란) 송신 장치와 더불어 전자적으로 빔을 조종해 다수의 목표를 동시에 탐지·추적할 수 있는 레이더 기술인 능동 전자주사식 위상배열(AESA)을 주요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최기일 상지대 군사학과 교수는 “현대전에 접어들면서 전자전기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며 “그동안 미국에 의존해온 전자전기를 독자적으로 개발하겠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습니다. 
 
박창욱 기자 pbtkd@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