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F도 중국산 저가 공세…위기의 K-정유
정유업계, SAF 생산 중이지만 소규모
중국, SAF 시장 진입 시 주도 가능성
미·일·EU, 정부 차원서 생산기반 확보
세액공제 확대했지만 추가 지원 미비
2025-04-30 15:41:47 2025-04-30 16:53:49
[뉴스토마토 박창욱 기자] 국내 정유업계가 지속가능항공유(SAF)를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삼고 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지만, SAF 시장 경쟁이 심화하면서 위기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중국이 본격적으로 SAF 생산에 나서며 저가 공세를 예고한 가운데, 타 국가들은 정부 주도로 산업 기반을 빠르게 구축 중입니다. 반면 국내 정유사들은 전용 생산설비와 원료 수급 면에서 뚜렷한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상황이며, 정부 지원도 미비한 실정입니다.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 주유건이 늘어져 있다. (사진=뉴시스)
 
현재 국내 정유사들은 SAF 시장을 미래 먹거리로 선점하기 위해 서두르고 있습니다. SAF란 바이오 원료나 폐식용유 등을 사용하여 생산되는 친환경 항공유를 의미합니다. 기존 항공유에 비해 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어, 항공업계의 탈탄소화 노력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SK에너지는 기존 정유 설비에 석유 기반 원료와 동식물성 바이오 원료를 함께 투입하는 ‘코프로세싱(Co-Processing)’ 방식으로 SAF를 생산 중이며, 2026년 SK울산 콤플렉스(CLX) 내에 관련 설비를 구축한다는 계획입니다. 국내 최초로 SAF 국제인증(ISCC CORSIA)도 획득한 에쓰오일은, 코프로세싱 방식으로 SAF를 생산 중에 있습니다. 국내 최초로 SAF를 수출한 HD현대오일뱅크는 2027년 이후 수소화 식물성 오일을 활용한 SAF 생산공장 건설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GS칼텍스는 2023년 9월부터 대한항공과 함께 SAF 시범 운항에 들어간 바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이 본격적으로 진입하면, 국내 업계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중국은 5월부터 연간 500만톤 규모의 SAF 생산을 목표로 대규모 설비를 가동할 예정이며, 생산 원료로 폐식용유와 같은 저가 바이오매스를 적극 활용할 방침입니다. 세계 최대 폐식용유 보유국인 중국은 향후 글로벌 SAF 시장에서 주도권을 쥘 가능성이 높습니다. 미국과 일본, 유럽 등도 정부 차원에서 SAF 산업을 육성 중입니다. 미국은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통해 리터당 최대 630원가량 세금 공제 혜택을 부여하고 있습니다. 일본 역시 리터당 300원가량 보조금을 주고 있습니다. 유럽연합(EU)도 지속가능항공유 혼합 규정(ReFuelEU Aviation) 정책을 통해 올해부터 항공유 SAF 혼합 의무화 시행과 동시에 정부 주도로 생산기반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반면 국내 정유업계는 SAF 생산에 필요한 바이오 원료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SAF 전용 설비를 갖춘 곳도 없습니다. 코프로세싱 방식으로는 소규모 생산만 가능합니다. 또 SAF 관련 지원 등도 미미한 상황입니다. 올해 초 SAF 생산설비에 대한 세액공제율을 기존 3%에서 15%로 확대하는 정책 이외에는 추가적인 지원이 없다시피 합니다. 여기에 국제유가가 하락세를 보이면서 실적도 떨어지는 등 투자 여력 자체가 줄고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SAF 시장 경쟁이 심화하면서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한데 그럴 여력이 없다”며 “정부 차원의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박창욱 기자 pbtkd@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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