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 갈등에 K-배터리 미국서 '반사이익'
미, 1~2월 중국산 배터리 수입 24%↓
트럼프발 고율 관세 조치 연이어 발표
K-배터리, 미 현지 생산으로 더 유리해
2025-04-22 14:31:49 2025-04-22 15:30:10
[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갈등이 심화하면서 국내 배터리 업계가 배터리 핵심 공급처인 미국 시장에서 기회가 생길 것으로 관측됩니다.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을 배제한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고율 관세정책으로 중국 배터리 기업의 미국 진입이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K-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가 그 수요를 흡수할 것이라는 전망 때문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2019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이 열리고 있는 일본 오사카에서 정상회담을 위해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22일 미 국제무역위원회(USITC)가 집계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2월 중국산 전기차 배터리 수입액은 2억8900만달러로 작년(3억8300만달러)보다 약 24% 감소했습니다. 반면 1~2월 미국 전체 배터리 수입은 23.1% 늘었습니다. 중국산 배터리 수입이 감소했는데도, 배터리 수입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이유는 중국을 제외한 일본과 한국, 폴란드 등 다른 나라로부터 수입이 약 128% 증가했기 때문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고율 관세 조치가 연이어 발표되면서 중국 제품 점유율 하락세가 뚜렷합니다. 미국의 전기차용 배터리 수요 자체는 오히려 늘었지만, 중국산 공급은 크게 줄어든 것입니다. 조만간 나오는 3월 지표에서는 미국의 중국산 배터리 수입이 더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팽배합니다. 중국산 배터리는 당초 28.4%(기존 3.4%+추가 25%)의 관세율을 적용받고 있었는데, 지난 3월 보편관세 10%가 부과돼 38.4%로 늘어났습니다. 여기에 자동차 부품 관세 적용 시기가 유예될 가능성도 나오지만, 예정대로 다음달 3일부터 발효된다면 관세율은 63.4%로 늘어납니다. 또한 반덤핑·가산 관세 14.4%까지 더하면 최대 77.8%까지 치솟습니다.
 
그간 중국 배터리는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세계 시장점유율을 높여왔는데, 미국 시장에선 관세 부과로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게 어렵게 된 것입니다. 오익환 SNE러시치(이차전지 산업 리서치 회사) 부사장은 지난 10일 열린 ‘8회 차세대 배터리 컨퍼런스’에서 “중국산 배터리셀 고율 관세로 중국산을 대체하려는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 전력망용 ESS 배터리 컨테이너 제품. (사진=LG에너지솔루션)
 
중국산 배터리가 미 시장에서 주춤하면서,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 모두 반사이익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이미 미 현지에서 배터리 생산 체계를 구축해온 만큼 중국보다는 관세에서 자유롭기 때문입니다. 
 
현재 LG에너지솔루션은 미시간주 홀랜드 단독 공장 등 3곳을 가동하고 있고, SK온은 자체 공장인 SK배터리아메리카(SKBA)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삼성SDI도 최근 미국 완성차 브랜드인 스텔란티스와 함께 설립한 인디애나주 코코모 공장 가동에 돌입했습니다.
 
특히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에서 국내 업계가 점유율을 높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작년 북미 ESS 배터리 수요 78기가와트시(GWh) 중 약 87%(68GWh)를 CATL, 비야디(BYD) 등 중국 업체들이 차지하고 있어서입니다. ESS는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의 돌파구로 부상하는 분야로 올해 97GWh에서 2030년에는 179GWh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수요가 생각보다 더디다 보니, ESS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며 “기업들도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나서고 있다”고 했습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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