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챗GPT 생성이미지)
[뉴스토마토 박재연 기자] 가상자산 비트코인이 지난 1월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지만 알트코인(비트코인 등 대장주를 제외한 가상자산)의 약세는 장기간 지속되고 있습니다. 때문에 비트코인 상승 이후 알트코인 상승장을 기대한 투자자들에게 실망감을 안겼는데요. 이번 토마토Pick에서는 올해 '알트시즌' 전망에 대해 짚어봤습니다.
'개미 투자자'
국내 거래소 이탈 가속
코인게코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기준 국내 5대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의 거래대금은 올해 들어 약 41.12% 감소했습니다. 해외 1위 거래소 바이낸스의 거래대금이 같은 기간 17.79% 줄어드는 데 그친 것과 비교하면 국내 거래소의 거래대금 하락폭은 2배가 넘는 셈입니다. 국내 시장의 거래대금이 급락한 원인으로는 알트코인이 최근 약세를 보이는 것이 꼽힙니다.
대장주만 굳건
알트코인은 하락
글로벌 트레이딩 플랫폼 트레이딩뷰 데이터에 따르면 비트코인 도미넌스는 64.30%(지난달 29일 기준)로 연초 대비 약 10.72% 상승했습니다. 이는 전체 가상자산 시가총액에서 비트코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64%를 넘어섰다는 뜻인데요. 동시에 높은 비트코인 도미넌스는 비트코인에 비해 알트코인의 시세가 눌려 있다는 것을 시사합니다. 아울러 코인마켓캡 알트코인 시즌 지수는 최근 15~18 수준을 유지했는데요. 시즌 지수는 시가총액 상위 100개 코인과 비트코인 간 가격 등락률을 비교해 책정되는데, 통상 알트코인 시즌 지수가 25를 밑돌면 비트코인이 대부분의 알트코인보다 높은 수익률을 낸다고 봅니다.
기대감 사라진 알트시즌
관세전쟁·ETF 상장 쐐기
지난해까지는 비트코인이 상승분을 일부 반납하며 주춤할 때 자금이 알트코인으로 대거 이동하며 시세가 급등하는 이른바 '알트시즌'이 열렸습니다. 다만 트럼프발(發) 관세 전쟁 등으로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며 비트코인이 3월 이후 하락세를 보인 가운데서도 알트코인의 상승세는 둔화하며 비트코인의 점유율이 오히려 상승했는데요. 결국 비트코인 상승·하락과는 무관하게 알트코인은 꾸준히 약세를 보였다는 뜻이죠. 이같은 대장주 위주 강세 배경에는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큰 손 투자자들이 고위험 알트코인을 회피하고 있는 점,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상장으로 차익을 실현한 자금이 가상자산 시장이 아닌 미국 증권시장에 머문 점 등이 꼽힙니다.
알트시즌, 가능성은 있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알트코인의 상승 여력이 아직은 남아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최윤영 코빗 리서치센터장은 "국내 가상자산 시장은 명확한 제도 정비가 있어야 법인과 기관 참여가 본격화될 수 있는 상황인 만큼 이런 이슈가 촉매제가 될 수 있다"며 "도지코인 등 알트코인 기반 현물 ETF 출시 여부, 미국 기준금리 인하 여부 등도 기대 요소"라고 설명했죠. 가상자산 미디어 플랫폼 코인뷰로의 닉 퍼크린 CEO 역시 비트코인 도미넌스가 54% 이하로 하락할 때, 투자 자금이 알트코인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본격화된다고 설명하며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를 인하하게 되면 유동성이 증가하면서 알트코인 시장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스위스 소재 가상자산 은행 시그넘은 최근 보고서에서 "비트코인 도미넌스가 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곧 규제 환경이 개선되며 신규 투자자의 시장 유입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밈·상폐코인만 널뛰기
다만 전반적으로 시장이 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서도 일부 알트코인들은 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문제는 내재적인 가치가 0에 수렴하는 밈(meme) 코인이거나 최근 유의지정 종목으로 지정돼 리스크가 있는 자산들이 대부분이라는 점인데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자신이 발행한 밈 코인 오피셜 트럼프의 상위 보유자 220명을 만찬에 초대한다고 밝히자 해당 자산은 2배가 넘는 상승률을 보이며 한때 비트코인의 거래대금(1259억원)을 추월하기도 했는데요. 이밖에도 이달 초 거래지원종료를 앞두고 있는 룸네트워크(LOOM), 하이파이(HIFI)는 연휴기간 각각 80%, 30%가 넘는 상승률을 보였습니다. 거래유의종목으로 지정된 신세틱스(SNX), 어셈블 에이아이(ASM) 등도 최근 급격한 시세변동을 기록한 바 있죠. 물론 이들 대부분은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고 하락했으며 그 피해는 모두 투자자들의 몫으로 돌아갔습니다.
칼빼든 금융당국 '규제' 움직임
이에 당국은 이같은 묻지마 급등을 유발하는 가상자산에 대한 대책을 내놨습니다. 1일 금융위원회 산하 가상자산위원회는 가상자산거래소 '거래지원 모범사례' 개선방안을 발표했죠. 이번 안에는 커뮤니티 기반 인기만으로 상장되던 해외 밈코인 등의 신규 상장을 억제하는 내용이 담겼는데요. 또한 거래량과 시가총액이 미미하여 세력들의 타깃이 될 수 있는 '좀비코인'에 대해서도 정리 기준이 도입될 방침입니다. 여기에 나름 대장주로 분류되는 가상자산 리플(XRP)의 현물 ETF 상장 가능성까지 점쳐지는 점, 김치코인의 대표주자인 위믹스(WEMIX)가 해킹 사태 여파로 상장폐지를 앞두고 있는 점 등은 알트코인의 입지를 줄이기 충분한 재료들인데요. 다만 최근 알트코인 시즌 지수가 20대 초반으로 다소 회복세를 보이는 점, 비트코인의 상승세가 다소 주춤한 점 등은 희망요소입니다. 그동안 가상자산 시장을 주도한 건 비트코인을 비롯한 대장주들이었지만, 개미투자자들을 시장에 뛰어들게 만든 건 테마주 성격이 짙은 알트코인들이었습니다. 개미들을 유혹하기 위한 반등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재연될지 시간을 갖고 지켜봐야겠습니다.
박재연 기자 damgom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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